[신간] 이순신이 지킨 바다...25년간 이순신 장군 승전지 곳곳을 누비다

  • 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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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4-30   |  발행일 2021-04-30 제14면   |  수정 2021-04-30 08:35
이순신 전술 연구해온 전문가
지형·조류·날씨까지 꿰뚫은
해전 승리 신화 시간대별 분석
천문·지리 관점서 새 사실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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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수 지음/ 시루/ 336쪽/ 1만6천원

이순신 장군은 왜군과 비교하면 수적으로 불리한 상황이었던 조선 수군으로 우리 바다를 지켜냈다. 이는 이순신 장군이 남해안 지형뿐만 아니라 조류의 흐름과 날씨까지 모두 파악하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순신 장군 탄신일(4월28일)을 즈음해 이순신 장군의 전략을 분석한 책 '이순신이 지킨 바다'가 나왔다. 저자는 지난 25년 동안 이순신 장군이 지킨 우리나라 구석구석을 다니며 전적지의 지리와 이순신의 전술을 연구해온 현장 전문가다.

책에선 천문·지리학적인 시각에서 새롭게 밝혀낸 사실을 보여주고, 임진왜란 전반과 이순신의 해전을 자세하게 분석했다. 시대가 영웅을 만들어낸 것인지, 영웅이 한 편의 굵직한 역사를 쓴 것인지 분간하기 어렵지만, 이순신은 우리 민족이 가장 존경하는 역사적 인물임은 틀림없다. 한 번도 패배한 적이 없는 이순신 신화는 세계 해전사에서 보기 드문 일이다. 저자는 이순신 장군과 관련해 주로 다뤄진 인간적인 면모와 리더십이 아닌, 이러한 일이 가능하도록 한 근원적인 힘이 궁금해졌다. 그는 의문을 풀기 위해 이순신 장군이 승리를 거두었던 전쟁의 현장을 따라가 보기로 했다.

이순신
이순신 장군의 초상화. <영남일보 DB>

저자는 답사를 통해 이순신의 천문과 지리에 대한 통찰과 혜안을 현장 답사를 기반으로 밝혀낸다. 천문·지리적 관점으로 확인한 새로운 사실을 밝히면서 임진왜란 전반과 이순신의 해전을 시간대별로 상세하게 분석했다.

그러나 왜란이 끝난 지 420년이 지난 현재의 바다는 지명이 달라지기도 했고, 간척과 개발로 이순신 장군이 싸웠던 당시와는 많이 달라졌다. 이에 저자는 '난중일기' 등에 등장하는 지명을 김정호가 그린 동여도를 비롯한 고지도로 찾아내고, 이를 현대지도에서 확인하면서 복원해냈다.

책에선 바다의 날씨, 조류, 해류, 지형 등을 분석해 흥미로운 결과도 내놓는다. 저자는 정유재란 당시 부산포의 절영도 앞바다로 출전하라는 선조의 명령을 이순신이 거부한 것은 겨울철 해상의 험악한 날씨와 쿠로시오 난류의 흐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명량해전과 관련해 시간대별 조류를 분석해 새롭게 밝혀낸 내용이다.

그는 이순신 전적지를 답사하고 나서 수많은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순신 장군의 흔적이 남아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는 이순신의 입장으로 전적지를 둘러보면 그날 상황이 마치 그림처럼 눈 앞에 펼쳐진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그는 답사 과정에서 지역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어르신이나 향토사학자를 인터뷰하면서 채록한 이야기도 함께 실었다. 그렇게 해서 찾아낸 곳에는 이순신 장군이 명량해전 직전 해남 이진에서 어란포로 가면서 중간에 들렀던 도괘(刀掛), 속칭 '칼쾡이'로 불린 곳인 해남군 북평면 남성리가 있다.

저자는 이 과정에서 그동안 사라졌던 우리 지명을 새롭게 찾아내기도 했다. 임진왜란 당시 거제도 유자도라 불리던 섬은 현재 귤도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통영반도와 거제도 사등면 사이의 좁은 해협으로, 한산도 대첩의 주요 무대인 견내량(見乃梁)은 명량처럼 조류가 엄청난 속도로 흐르는 곳이어서 바다에 흐르는 냇물이라는 뜻으로, 지역민들 사이에서 '갯내'라고 불렸는데, 이 발음을 한자로 바꾼 게 '견내량'이라고 설명한다.

책의 부록으로는 저자가 직접 발굴한 이순신 전적지 답사 코스가 첨부됐다. 제1코스(고성-통영-거제), 제2코스(명량 권역), 제3코스(노량-여수-고흥 권역), 제4코스(부산-창원 권역) 등 총 4개의 탑사 코스로 구성됐다. 이 코스는 서울·부산·여수 이순신학교 수강생들이 수료에 앞서 다녀오는 실제 답사 코스로도 활용하고 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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