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대표, 대깨문에게 쓴소리 …"대선승리 위해 원팀 돼야"

  •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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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7-05   |  발행일 2021-07-06 제3면   |  수정 2021-07-06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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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여권 강성 지지층에게 쓴소리를 날렸다. 특히 여권 인사들은 좀처럼 쓰지 않는 '대깨문'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비판의 강도를 높여 향후 파장이 주목된다.

송 대표는 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각종 현안에 대한 질문을 받고 답변하는 시간을 가졌다. 논란이 된 발언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관한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송 대표는 '세간에 당내에서 지지율 1위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강력 견제하는 게 아니냐는 소문이 있는데 실제로 그러느냐'는 질문에 "일부 세력이 당연히 그렇게 하고 있다"며 쓴소리를 시작했다.

그는 "당 내에서 '누가 되면 절대 안 된다, 차라리 야당을 찍겠다' 이런 마음을 가진 일부 극단 지지자들이 있겠지만 소수라고 본다"며 "누가 되더라도 결과에 승복하고 원팀을 만드는 게 당 대표로서 역할"이라고 말했다.

송 대표는 멈추지 않고 작심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노무현 정권 말기 때 정동영 대통령 후보로 선출했으나 당시 일부 친노(친노무현) 세력은 정동영보다 이명박이 되는 게 낫다는 분위기가 있었고, 정동영 후보를 안 찍었다"며 "그 결과 500만표라는 압도적 표차로 이명박 후보가 승리하고 정동영 후보는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 결과 어떻게 됐나, 철저한 검찰 보복으로 결국 노무현 전 대통령이 돌아가시게 되는 비극적 상황이 발생했다"며 "문재인 대통령을 지키겠다고 '대깨문'이라고 떠드는 사람이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 '누가 되면 차라리 야당 하겠다'라고 안일한 생각을 하는 순간 문 대통령을 지킬 수 없고 제대로 성공시킬 수 없다는 걸 분명히 깨달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깨문'이란 단어는 현재 주로 보수 반문 진영에서 강성 친문 지지층을 조롱하는 의미로 사용되는 까닭에 여권에선 잘 사용하지 않는 단어다.

이런 송 대표의 작심 발언은 이른바 당 강성 지지층에게 보내는 경고의 메시지가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 당내 예비경선을 준비하며 대선 경선 연기 논란부터 최근 국민면접관 섭외 문제에 이르기까지 강성 지지자들로부터 비난이 쏟아지자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원팀'이 돼야 한다며 강성지지자들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강성지지자들의 반발을 염두에 둔 듯 송 대표는 자신은 반문이 아니라며 '원팀'을 강조했다.

그는 "'이 지사를 배척하지 말아라. 우리 후보 중 하나다. 이 지사를 돕는다, 안 돕는다'가 아니라 이재명이 후보가 되면 그 사람을 중심으로 단결하고 이낙연이 되면 그 사람 중심으로 단결하는 것이 민주당의 원팀 정신이지, 누구는 절대 안 된다는 배제 논리로 가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송 대표의 바람과 다르게 일부 당내 대권 주자들은 즉각 날 선 반응을 보였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5일 강성 지지층을 비판한 송 대표를 향해 "도대체 당을 어디로 끌고 가려고 합니까"라고 직격했다. 정 전 총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송 대표가 공적인 자리에서 당 지지자들을 비하하는 의미로 악용되고 있는 '대깨문'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며 "친노가 안 찍어서 과거 대선에서 패배했다는 황당한 논리를 펼치고, 나아가 막 경선이 시작된 판에 아예 특정 후보가 다 확정된 것처럼 사실상 지원하는 편파적 발언을 했다니 눈과 귀가 의심스러울 지경"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어 "당의 통합을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당의 통합을 해쳐서야 되겠냐"며 "이유 불문하고 즉각 사과부터 하십시오"라고 송 대표의 입장을 촉구했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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