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의 낮은 분양가 피하자" 대구 분양시장 後분양 단지 크게 늘어

  • 박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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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7-14 21:00  |  수정 2021-07-15 07:06
"공급 감소, 분양가 상승 등 분양시장 혼란 초래 원인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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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통제에 따라 사업 수지가 맞지 않아 최근 후분양으로 방향을 튼 대구 달서구 상인동 '상인 푸르지오 센터파크' 사업지.

대구 분양시장에서도 '후(後)분양 바람'이 불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책정한 분양가로는 사업 수지가 맞지 않다고 판단하고 선(先)분양에서 후분양으로 방향을 선회하는 아파트 단지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고(高)분양가 관리지역인 대구에서 선분양을 하게 되면 HUG의 분양가 통제를 받게 된다. 하지만 후분양은 HUG의 분양가 심사를 받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올해 선분양 예정이었던 '상인 푸르지오 센터파크'의 경우 최근 후분양으로 전환하기로 결정 했다. 달서구 상인동에 분양 예정인 990세대 규모의 이 단지는 모델하우스까지 다 지어 놓았지만 결국 후분양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HUG가 제시한 분양가는 3.3㎡(1평)당 1천535만원으로, 사업 주체에서 희망하는 분양가와 괴리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역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구의 '두류파크 자이'(가칭)와 남구의 한 단지가 후분양을 결정했다. '내당동 푸르지오'도 후분양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구의 '대구역 자이 더스타' 등 일부 사업장은 HUG의 분양가 통제로 인한 수익성 저하로 정부의 정책 변화를 기대하며 기약 없이 분양 일정을 늦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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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분양으로 전환하고 착공에 들어간 대구 수성구 욱수동 '시지 삼정그린코아 포레스트' 사업지.

이미 후분양을 결정하고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사업장도 적지 않다. 수성구 만촌동 607세대 규모의 '만촌 자이 르네'가 지난해 후분양 착공에 들어갔다. 수성구 욱수동에 분양 예정인 667세대 규모의 '시지 삼정그린코아 포레스트'와 사월동의 '사월 삼정그린코아 카운티'도 인근의 아파트 시세와 차이 나는 HUG의 분양가 책정 때문에 후분양으로 전환하고 공사 중에 있다.
후분양은 HUG의 분양가 규제를 피해 수익성을 좀 더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된다. 하지만 공급자 입장에서도 후분양이 쉽게 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아니다. 공사비 등 자금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에 자금 여력이 충분해야 하고 미분양 리스크도 적어야 한다. 2~3년 후의 부동산 경기가 어떻게 될 지 예측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후분양 선택의 리스크를 고스란히 감당해야 한다. 결국 입지가 좋아 청약 대기 수요가 많은 '완판' 자신감이 있는 단지들만 후분양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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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구 핵심 입지의 청약 대기자들도 애가 탄다. 청약 일정이 2~3년 정도 미뤄지는 데다 분양 시점까지 발생하는 금융비용 등이 반영돼 선분양에 비해 분양가가 상승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단기간에 분양금액에 해당하는 목돈을 마련해야 하는 부담도 커진다. 후분양은 일반적으로 공정률 60~80% 정도됐을 때 분양하기 때문에 입주까지 기간이 짧은 까닭이다.

 

지역의 한 부동산 전문가는 "사업자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현저히 낮을 경우 사업을 할 수 없는 것이고, 수요자 입장에서는 후분양하게 되면 분양가가 대폭 높아지기 때문에 부담이 커져 불만일 수밖에 없다"면서 "후분양은 결국 공급 감소, 분양가 상승 등으로 주택 가격 상승과 분양시장의 혼란을 초래하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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