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이슈 분석 ⑤] 尹 발언 논란에 되짚어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원인과 피해

  • 송종욱
  • |
  • 입력 2021-08-07 13:36   |  수정 2021-08-21 10:23
윤석열 "후쿠시마 방사능 유출 안됐다" 발언 정치권 달궈
대규모 지진·해일로 전기 끊겨 원전 1~4호기 수소폭발
국내원전 '가압경수로', 후쿠시마 '비등경수로' 종류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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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1년 3월 11일 대지진과 해일로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 원자력발전소의 전원이 끊겨 원전 1~6호기에 발전기가 정지됐다. 원자로 노심(爐心)을 식혀 주는 냉각수 유입이 중단돼 핵연료가 용융하고 수소가 발생해 수소폭발이 일어났다. 사진은 사고 5일 후인 3월 16일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모습. <출처, 게티이미지 코리아>


내년 대선을 앞두고 야권의 대권 유력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와 관련해 "방사능 유출은 기본적으로 안 됐다"라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윤 전 총장은 4일 부산일보 인터뷰에서 "부산·울산·경남은 세계적인 원전 최대 밀집 지역이고, 원전 확대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원전은 체르노빌과 다르며 앞으로 나오는 원전은 안정성 문제가 없다고 한다"고 대답한 후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한 것은 아니고, 지진·해일로 피해가 컸지만, 원전 자체가 붕괴한 것은 아니다"면서 "방사능 유출은 기본적으로 안 됐다"고 말했다.

최근 논란이 된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폭발사고는 어떻게 발생했고, 피해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그리고 우리나라 원전에 미친 영향은 무엇일까?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10년 전인 2011년 3월 11일 오후 2시 45분 일본 도쿄에서 북동쪽으로 370㎞ 떨어진 도호쿠 지방의 태평양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9.0의 대지진과 그로 인한 해일이 도호쿠 지방을 강타하면서 발생했다. 지진과 해일로 진앙으로부터 인접한 후쿠시마 제1·2원자력발전소·오나가와 원자력발전소·토카이 원자력발전소 등 4개 원자력발전소 부지가 직접 또는 간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사고 당시 후쿠시마 제1 원전은 총 6기로 1~3호기는 가동 중이었고, 4~6호는 점검 중이었다. 지진이 발생한 후 14~15m 높이의 해일이 발전소를 덮쳐 6기의 원전 건물이 모두 4~5m 높이로 침수됐다. 이로 인해 전원이 끊긴 뒤 비상용 발전기까지 정지돼 원자로 노심(爐心)을 식혀 주는 냉각수 유입이 중단돼 핵연료가 용융하고 수소가 발생해 다음 날인 12일 1호기에서 수소폭발이 일어났다. 이어 14일에는 3호기 수소폭발이, 15일에는 2·4호기 수소폭발과 폐연료봉 냉각보관 수조 화재 등으로 방사성물질을 포함한 기체가 대량으로 외부로 누출됐다.

일본 정부는 이 사고의 수준을 레벨 7로 발표했는데, 이는 국제원자력사고등급(INES) 중 최고 위험단계로 1986년 발생한 소련 체르노빌 원전 사고와 같은 등급이다. 레벨 7은 방사성 131 요오드가 수만TBq(테라 베크렐, 1TBq=1조Bq) 이상 원자로 외부로 누출된 경우에 내리는 판정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제1 원전 주변에는 요오드와 세슘 외에 텔루륨·루테늄·란타넘·바륨·세륨·코발트·지르코늄 등 다양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 이 방사성 물질은 핵연료봉 내 우라늄이 핵분열을 일으킬 때 생기는 핵분열 생성물이다. 원전부지 내 토양에는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까지 검출됐다. 사고 한 달 후인 4월 12일 후쿠시마 토양에서는 골수암을 일으키는 스트론튬이 검출됐다. 방사성 물질은 편서풍을 타고 세계로 퍼져 미국·중국·유럽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검출되면서 그 심각성을 더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한 경제적 피해 추정액은 최소 5조 5천45억 엔(57조 2천억 원)에서 최대치는 일본 정부 1년 예산의 절반에 육박하는 48조 엔(498조 8천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했다.

후쿠시마 제1발전소 원전 1~4호기의 폭발 이후 냉각장치가 작동하지 않아 냉각수 대신 뿌린 바닷물이 방사성 물질을 머금은 저농도 오염수를 바다로 방출했다. 지난 4월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온 방사성 물질을 포함한 오염수를 해양 방류하겠다는 방침을 결정해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변국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우리나라는 지난 10년간 안전성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국내 원전과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은 원자로 종류가 다르고, 구조적으로 격납용기 내부 체적이 우리나라 원전이 일본 원전보다 5배 정도 커 외부로 방사성 물질의 누출 가능성이 훨씬 적다고 강조한다. 특히 국내 원전은 '가압경수로'로 원자로에서 달궈진 물이 증기발생기를 거쳐 터빈을 돌리는 방식(세계 원전 60%)인 반면 일본 원전은 '비등경수로'로 원자로 내 냉각수를 직접 끓여 발생한 수증기로 터빈을 돌리는 방식(세계 원전 22%)이다.

특히 국내 원전은 지진해일로 인해 전기가 끊기더라도 증기발생기를 이용한 원자로 노심의 냉각이 가능하고, 만약 원자로 노심이 녹아 수소가 발생하더라도 전기 없이 동작하는 수소 재결합기가 있어 수소폭발이 일어나지 않는다.

한수원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고리원전 해안 방벽을 7.5m에서 10m로 증축 △ 비상 디젤 발전기실 등의 침수 방지용 방수문 설치 △ 호기별 방수형 배수펌프 2대 확보 △부지별 이동형 발전차 확보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비상 냉각수 외부 주입 유로 설치 △사용후연료 저장소 비상 냉각수 외부 주입 유로 설치 △전기 없이 작동 가능한 수소 제거 설비(PAR) 설치 등으로 안전성을 강화했다.
송종욱기자 sj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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