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이슈 분석 ④] 원자력발전소는 왜 바닷가에 지을까?

  • 송종욱
  • |
  • 입력 2021-07-31 12:07   |  수정 2021-08-21 10:23
증기 식힐 '냉각수'로 바닷물 이용…1천㎽급 원전 1기, 초당 60~70t 냉각수 필요
한울 1·2호기 취수구 플랑크톤 등 해양생물 다량 유입으로 발전소 정지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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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10월 22일 경북 경주시 양남면 해변에서 월성원자력발전소 취수구 저수조에서 발견된 점박이물범을 위성 추적 장치를 부착해 바다로 방류하고 있다. 당시 국립수산과학원은 점박이물범의 검진 결과, 건강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확인돼 별다른 조치없이 방류했다. 국립수산과학원 제공

원자력발전소는 원자로에서 우라늄이 핵분열로 발생한 열로 증기를 만들고, 증기 힘으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 터빈을 돌리는데 쓰인 증기는 공기 중에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복수기로 보내져 바닷물인 냉각수에 의해 식혀져 온배수로 방류된다. 1천㎽급 원전 1기에 초당 60~70t의 냉각수가 사용된다. 엄청난 양의 냉각수를 손쉽게 얻기 위해 원자력발전소를 바닷가에 짓는다. 원자력발전소의 열을 식히는 모든 장치는 물이 필요하며 발전 과정에서 물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프랑스 등은 강물을 사용하기 위해 원자력발전소를 강 인근에 짓는다. 이들 발전소는 강 인근에 냉각탑을 세워 더워진 강물을 다시 냉각해 사용한다. 하고 있다. 1980년대 지어진 노장 원자력발전소는 파리의 젖줄이라 불리는 센강 상류에 위치해 강물을 냉각수로 사용한다. 원자력발전소에 솟아오른 것이 굴뚝이 아니라 냉각탑이다. 냉각탑에서는 하얀 기체는 연기가 아닌 수증기이다.

노장 원자력발전소는 냉각탑을 이용해 더워진 냉각수를 식혀 재사용하고, 남은 물은 센강으로 흘려보낸다. 파리 시민들은 이 센강의 물을 식수원으로 사용하고 있다.

냉각탑은 증기를 식히느라 뜨거워진 냉각수를 공기를 이용해 다시 식혀 주는 역할을 한다. 냉각탑에서 하얀 수증기가 모락모락 올라오면 원자력발전소가 가동 중인 것으로, 미국이 북한의 영변 원자로 가동 여부를 확인할 때 인공위성으로 냉각탑의 수증기 발생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국내 26기(영구정지 고리 1호·월성 1호기 포함)의 원자력발전소는 모두 경주시, 울진·기장·울주·영광군의 바닷가에 건립됐고, 냉각수로 바닷물을 사용해 냉각탑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원자력발전소에서 터빈을 돌리고 나온 증기를 식혀 다시 물로 만들 때 냉각수의 온도는 처음보다 7~8℃가 높다. 이 따뜻한 물을 다시 바다로 보낼 때 '온배수'라 부른다. 이에 따라 원자력발전소에서 사용한 냉각수가 방사능에 오염됐을 것으로 생각하고, 온배수를 바다로 돌려보내는 것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냉각수로 사용하는 바닷물은 원자로나 터빈과 같은 발전 계통과 완전히 분리된 배관을 따라 흐르기 때문에 방사성 물질에 오염될 수 없다.

원자력발전소는 배수구에서 200~300m 길이의 통로를 만들어 온배수가 지나는 동안 수온을 낮춰 배수구에서 바닷물과 섞일 때 온도 차이는 2~3℃ 정도로 줄어든다. 월성원자력본부가 이 온배수를 이용한 양식장 '월성 피쉬 팜(Wolsong Fish Farm)'을 1989년 건립했다. 월성본부는 원전 내 5천㎡ 규모의 양식장에서 키운 어린 물고기와 조개류 치어를 경북 동해안과 남해안 연안에 방류해 수산자원 증대와 어민들의 소득증대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원자력발전소는 많은 양의 바닷물을 냉각수로 사용하기 때문에 바닷물 취수구에서 물범이 발견되고, 해양생물 유입으로 발전소가 정지되는 등 사건이 종종 발생한다.
지난 2019년 10월 8일 월성본부 취수구 저수조에서 점박이물범이 발견됐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생후 2년 정도인 점박이물범의 검진 결과 건강 상태가 양호해 위성 추적 장치를 부착해 같은 달 22일 양남면 해안에 방류했다.

지난 3월과 4월 한울원전 1·2호기 취수구에 해양생물이 다량 유입돼 발전이 정지되기도 했다. 해양생물은 대형 플랑크톤의 일종인 '살파'로 해파리처럼 생겼고, 손바닥 크기다. 한울원전은 1988년 상업 운전을 시작한 후 총 9회에 걸쳐 해양생물 다량 유입으로 발전이 정지돼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송종욱기자 sj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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