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이슈 분석 ⑥] 국내 원전 중 경주 월성 1~4호기만 '중수로'인 이유는?

  • 송종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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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8-14 11:20  |  수정 2021-08-21 10:23  |  발행일 2021-08-14
국내 대부분 원전은 '경수로'
핵무기 개발 않겠다는 의지 표현

북한 영변 핵시설은 '흑연로'로
중수로처럼 플루토뇸 많이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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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소 기호가 U이며 밀도가 높은 은색 고체 금속 우라늄. 천연에서 얻는 원자번호가 가장 큰 원소인 우라늄은 주로 광석에서 추출한다. 원자력 발전소 연료로 주로 사용하는 것은 우라늄 235·238은 원자로에서 플루토늄 239로 전환해 핵 연료로 사용한다. 출처, 한국수력원자력 공식 블로그

원자력발전소의 원자로에서 핵분열이 일어날 때 생기는 열에너지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 중성자는 전하(전기 현상을 일으키는 물질)를 가지지 않아 양성자보다 훨씬 쉽게 핵변환을 일으킨다. 핵분열 때 우라늄 원자핵에 낮은 에너지를 가진 중성자가 부딪히면서 열에너지를 발생한다. 이때 생겨난 2~3개의 중성자가 핵분열 반응을 일으켜 새로운 중성자들을 생성하는 핵 연쇄반응으로 막대한 에너지를 분출한다. 이 원리를 이용하는 것이 원자로와 원자폭탄이다.

원자력발전소에서 안전한 핵분열을 위해서는 중성자의 수를 조절하는 제어봉과 중성자의 속도를 줄이는 감속재, 열을 외부로 빼내는 냉각재가 필수적이다. 냉각재는 또 열에너지를 증기발생기로 전달하는 역할도 한다. 원자력발전소에서 사용하는 감속재의 종류에 따라서 원자로를 중수로와 경수로로 구분한다. 북한의 영변 핵 시설에서 흑연을 감속재로 사용해 흑연로로 부른다. 흑연로의 경우, 핵연료에서 엄청난 폭발력을 가진 핵 물질을 뽑아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현재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사용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와 미국·일본·중국 등 주변 나라가 북한의 영변 핵 시설 운영에 대해 긴장하는 이유다.

우리나라는 중수로·경수로 두 종류의 원전이 건설됐다. 국내에서 건설된 26기(월성 1호·고리 1호기 포함)의 원전 가운데 월성 1~4호기가 유일하게 중수로 원전이다. 중수로인 월성 1~4호기는 캐나다에서 개발되고, 중수를 냉각재로 사용하고 있다. 일명 캔두형 원자로(CANDU Reactor)로 불린다. 나머지 한울·고리·새울·한빛·신월성(1·2호기)의 22호기 원전은 모두 경수로이다.

핵분열 때 감속재로 사용하는 중수는 경수보다 중성자를 열중성자로 좀 더 쉽게 바뀐다. 그러므로 중수로에서는 우라늄을 농축하지 않은 천연 우라늄을 핵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 경수로는 우라늄-235 함량이 높아야 하므로 핵연료를 만들 때는 우라늄 농축 과정이 필요하다.

천연 우라늄을 핵연료로 사용하는 중수로는 연료봉을 중수로 채워진 칼란드리아(밀폐형의 원자로 용기) 탱크 안에 설치해 더 쉽게 연쇄 핵분열이 일어난다. 중수로는 원자로의 연료봉을 매일 일정 분량씩 새로운 연료봉으로 교체해야 하므로 원자로 운전 중에 연료봉을 교체할 수 있는 특수한 연료 장전기가 필요하다. 경수로는 원자로 용기 내에 우라늄 235 농축 연료봉을 장전하며, 약 1년에 한 번씩 원자력발전소를 정지시킨 후에 연료봉의 약 3분의 1씩 새로운 핵연료로 교체한다.

국내 원자력발전소에서 핵분열 때 중성자의 속도를 낮춰 핵분열을 조절하는 감속재로 수소와 산소의 혼합물인 물(H2O)을 사용한다. 수돗물과 같은 경수(輕水)와 그보다 더 무거운 물인 중수(重水·D2O)는 모두 수소와 산소로 이뤄졌다. 경수와 중수는 수소 질량의 차이로 경수에는 핵에 양성자 1개만 있는 수소지만 중수는 핵에 양성자·중성자 각 1개씩 있는 수소다. 경수는 분자량이 18이고, 중수는 분자량이 20이다. 무게도 중수가 경수보다 1.2배 정도 무겁다.

우리나라 원자력발전소는 월성 1~4호기를 제외하고는 모두 경수로 원전이다. 우리의 순수 기술로 개발한 한국 표준형 원전(APR1400)도 경수로를 사용한다. 중수로는 원료로 천연 우라늄을 사용하지만, 경수로는 천연 우라늄을 농축해 사용해야 하므로 농축시설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농축공장이 없어 핵연료를 모두 수입하고 있다.

우리나라 원자력발전소 대부분이 경수로인 것은 핵무기 개발을 원천적으로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천연 우라늄을 핵연료로 사용하는 중수로에선 플루토늄이 경수로보다 많이 나온다. 북한 영변의 흑연로와 마찬가지로 플루토늄이 많이 발생하는 중수로는 사용후핵연료를 이용해 원자폭탄 등의 무기를 만들 수 있다. 핵을 평화적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우리나라는 핵연료를 모두 수입해 발전 단가가 높아지더라도 오해의 여지를 두지 않기 위해 경수로 방식의 원전을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
송종욱기자 sj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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