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대구서 활동 이정연 작곡가 "어린이들에 마음 울림 있는 음악 들려주고 싶어"

  • 김봉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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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2-07 08:16  |  수정 2022-02-07 08:22  |  발행일 2022-02-07 제20면
어린이 음악 작곡하며 작품활동 방향성 찾아
아이들에 새로운 영감 줄 수 있다고 생각
올해 다양한 음악제서 작품 발표 계획
창작음악극 '할아버지의 시계'도 초연
진정성 있는 작곡가로 사명 다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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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어린이를 위한 곡을 창작하고 있는 대구의 작곡가 이정연(46)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오히려 평소 때보다 더욱 왕성하게 창작활동에 매진했다. 이정연은 지난해 20여 회의 국내외 음악회에 자신의 창작곡을 발표하는 등 자신의 음악으로 많은 이들에게 위로를 전하기 위해 다양한 작품을 발표하며 종횡무진 활약했다. 올해 행보도 궁금했다.

▶2022년 올해도 새로운 작품 발표 계획이 많은가 .

"9월에 2022년 대한민국 실내악작곡제전, 10월에 제주국제음악제 등에서 작품을 발표할 계획이다. 그 외에도 여러 지역에서 다양한 작품발표를 계획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창작음악극 '할아버지의 시계'를 초연할 계획이다. 2009년 말 한국에 귀국한 이후 지금까지 개인 작곡발표회라는 이름으로 음악회를 개최한 적이 없는데, 이 무대가 나의 첫 개인 작곡발표회라 그 의미가 매우 깊다."

▶그동안 개인 작곡발표회를 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한국에 귀국함과 동시에 대학에서 강의와 작곡 활동 등으로 바쁜 생활을 하느라 개인발표회를 가질 기회가 없었다. 하지만 오히려 음악적으로 많은 경험과 준비를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면서 개인발표회를 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시간이 되었다. 나만의 음악적 가치관과 의미가 서 있을 때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음악이 청중에게 그대로 전달이 될 것으로 생각했기에 그동안 나만의 음악적 가치관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어떤 작품들을 선보이는가.

"어린이를 위한 음악이다. 바쁜 일상생활과 넘쳐나는 과제들로 인해 정신과 몸이 점점 지쳐가면서 작곡에 대한 회의감이 밀려왔었다. 그 무렵 탁계석 선생님으로부터 '피아노 소풍'이라는 어린이 음악 작곡 제의를 받았다. 이 작품을 계기로 한국예술위원회 주최 오케스트라 및 작곡가가 함께하는 창작음악 활성화 교류 프로그램 '오작교 프로젝트' 참여작곡가로 선정되어 영남필하모니오케스트라와 함께 2018년부터 어린이를 위한 오케스트라 음악인 '황소와 도깨비' '내 동생 무명이' '세 학동의 떡 먹기 내기' 등 다양한 작품을 초연했다. 이러한 어린이 음악 작곡은 나에게 어울리는 옷을 입은 듯 내 작품 활동의 방향성과 음악적 가치관을 제시해 주었다. 그리고 2021년 대구문화재단 지역 문화예술지원사업 내 창작 연구년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어린이 창작 음악극에 관한 연구에 매진하던 중 두 편의 동화를 만나게 되었다. 일제강점기에 미국 캘리포니아와 하와이에 정착한 이민 1세대들의 삶과 항일운동 지원 상황을 묘사하고 있는데, 이 동화의 내용을 바탕으로 지난해 7월 '할아버지의 시계' 제작 발표회를 가졌다. 이 동화를 만나면서 어린이 음악극을 단순히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음악회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옛것을 바탕으로 그들이 나아갈 새로운 길을 찾는데 내 음악이 길라잡이 역할을 해야겠다는 사명감을 갖게 되었다. 나의 창작음악이 아이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린이를 위한 창작음악단체 소리결 대표로서도 활동하고 있는데, 2022년 계획은 어떤가.

"소리결은 이제 3년째 접어드는 신생 단체이지만 그동안 4개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기획해 대구, 경북, 서울, 통영 등 많은 지역에서 9회의 음악회를 열었다. 이런 활발한 활동은 소리결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음악적 방향성을 뚜렷이 제시해 주었다. 이를 기반으로 올해는 더욱 다양하고 획기적인 어린이 음악회를 계획하고 있다. 첫 번째 공연은 2월26일 대구 범어도서관 김만용·박수년홀에서 열린다."

▶어린이를 위한 마음이 각별한 것 같다.

"아이들은 쉽게 다루면 깨지고 소중히 다루면 그 아름다움을 유지할 뿐만 아니라 그 빛을 더 발하는 유리알과 같다고 생각한다. 코로나의 장기화와 함께 갈수록 각박해지는 이 시대를 사는 아이들에게 마음의 울림이 있는 음악, 그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음악을 창작하여 들려주고 싶다. 한 방울의 물이 물웅덩이에 떨어지면 파동을 일으켜 점점 퍼져가듯 진정성과 사랑을 담은 그 한 방울의 물이 되도록 작곡가의 사명을 다하고 싶다."

작곡가 이정연은 영남대 음악대학원(작곡과)을 졸업하고 미국 미시간주립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02년 대구 신인음악가상(작곡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소리결 대표, 영남필하모니오케스트라 전속 작곡가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봉규기자 bg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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