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혼밥과 겸상

  • 조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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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3-23   |  발행일 2022-03-23 제27면   |  수정 2022-03-23 07:08

2018년 12월 당시 문희상 국회의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시중에 대통령이 혼자 밥을 먹는다는 얘기가 떠돈다. 혼밥하시우?"라고 질문했다. 문 대통령은 "허허허"라고 웃었다. 문 대통령의 '혼밥 논란'은 중국에서도 불거졌다. 중국 베이징의 한 식당에선 '문재인 대통령 세트'를 판다고 한다. 2017년 12월 문 대통령이 중국 국빈 방문 당시 이틀 연속 중국 당국 관계자들의 동행 없이 아침 식사를 하면서 '혼밥 외교' 논란이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식사 정치'가 화제다. 윤 당선인은 14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을 찾아 상인회 회장단과 꼬리곰탕을 먹었다. 15일에는 경북 울진 산불 피해 당시 소방관에게 무료로 식사를 제공한 짬뽕전문점을 찾았다. 16일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 등과 김치찌개, 17일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등과 피자·파스타를 먹었고, 18일에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김기현 원내대표·정진석 국회 부의장과 점심 식사를 함께했다. 21일에는 경제6단체장들과 도시락 오찬 회동을 가졌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 "대통령이 된다면 '혼밥'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윤 당선인으로선 '겸상'을 통해 소통 의지를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겸상은 상대를 신뢰하고 대우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수평적 관계에서 비롯된 소통이 겸상의 미덕이다. 직장 상사가 자신의 권위나 권력을 과시하려는 목적이 강한 회식 문화와는 전혀 다르다. 윤 당선인이 초심을 잃지 않고 '겸상 정치'를 계속하기를 바란다.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뿐아니라 지지하지 않는 사람과도 식사 자리를 마련했으면 좋겠다. 조진범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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