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우크라이나 어린이

  • 조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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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5-05   |  발행일 2022-05-06 제23면   |  수정 2022-05-05 14:11
UKRAINE-CRISIS/KYIV-MEMORIAL
우크라이나의 한 소녀가 5일 키이브의 한 성당에서 열린 아빠의 추도식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군인이었던 이 소녀의 아빠는 러시아의 침공으로 사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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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이 5일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슬로비얀스크의 도로에서 민간인 대피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성/우크라이나 어린이
"전쟁 첫째날 내 아이들의 팔에 이름, 생년월일, 그리고 내 전화번호를 적어두었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내 팔에도 적었다. 혹시나 사망 후 식별을 위해서." 우크라이나 그림책 작가 올가 그레니크가 쓴 '전쟁일기'의 한 대목이다. 전쟁은 어른과 어린이를 가리지 않지만, 상대적으로 대처 능력이 떨어지는 어린이들의 피해와 고통이 더욱 크다.
볼로디미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최근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 어린이 220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러시아의 공격이 계속되면서 지금은 더 많은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이 희생됐을 것이다. 러시아가 극장과 학교, 기숙사 등 민간시설을 무차별적으로 폭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어린이들'을 뜻하는 단어를 크게 적은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한 극장을 폭격하기도 했다. 지난 2일에는 우크라이나 오데사의 한 기숙사에 러시아의 미사일이 날아와 10대 소년이 숨졌다. 또 많은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이 엄마, 아빠를 잃고 고아가 되거나 난민으로 전락했다. 유니세프는 러시아 침공 이후 480만 명이 넘는 우크라이나 어린이가 집을 떠나 다른 도시나 나라 밖으로 피난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체 아동 750만 명 가운데 3분의 2 수준이다.
5일은 어린이날. 전국적으로 어린이들을 위한 행사가 다양하게 열렸다. 거리두기 제한이 풀리면서 코로나 사태 이전의 어린이날로 되돌아간 듯한 모습이었다. 어린이날에 우크라이나 아이들의 안녕과 무사를 기원한다. 한편, 올가 그레니크와 두 자녀는 불가리아의 한 도시로 도망쳤다. 올가 그레니크의 남편은 우크라이나에 남았다. 조진범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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