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CES 2023에서 삼성전자는 차량 내 스마트 경험을 극대화해 더욱 안전한 운전을 가능하게 하는 '하만 레디 케어' 솔루션을 선보였다. |
![]() |
세계적인 자율주행 자동차 업체인 웨이모는 소형차부터 화물차까지 다양한 차종의 '레벨 4' 수준 자율주행차를 공개했다. |
![]() |
삼성전자는 집 안에서도 편리하게 진료받을 수 있는 원격 헬스케어를 시연했다. 삼성 헬스의 바이탈(Vital) 정보를 원격 진료 중인 의료진과 실시간 공유하고, 진단과 처방전 발행까지 가능하다. |
지난 5~8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 'CES 2023'은 173개국 3천200개 기업이 참가하는 등 전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다. 무엇보다도 지역 경제계의 이목이 집중된 이유는 이번에 대거 선보인 미래 세대를 위한 신기술 트렌드가 새로운 산업구조로 변신을 꾀하고 있는 대구의 나아가야 할 방향과 맥을 같이하고 있어서다. 특히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가 선정한 5대 기술 트렌드인 △모빌리티·운송 △디지털헬스 △웹3.0·메타버스 △지속 가능성 △인간 안보 등은 '인간에게 어떻게 하면 더 이로울까'라는 주제와 맞닿아 있다. 대구시는 민선 8기 출범 이후 반도체·모빌리티·헬스케어·ABB·로봇산업 등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의 구조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CES 2023은 대구가 첨단산업과 신기술 활용을 통해 어떻게 기존 산업구조를 바꿔 가야 하는지에 대한 숙제도 함께 남겼다.
◆대구 미래 바꿀 헬스케어 신기술
CES 2023에서 국내 대기업은 대구시가 미래 먹거리로 선정한 5대 신산업 관련 기술을 대거 선보였다. 특히 모빌리티와 AI 등이 융합된 헬스케어 분야 신기술이 시선을 강탈했다. 먼저 '맞춤형 경험으로 여는 초연결 시대'를 제안한 삼성전자는 3천368㎡ 규모의 전시관에서 △지속 가능(Sustainability) △스마트싱스(SmartThings) △파트너십(Partnership)을 키워드로 기기 간 연결을 넘어 사람-사람, 사람-환경의 연결을 체험하도록 했다.
또 삼성전자의 '하만 레디 케어' 솔루션은 차량 내 스마트 경험(ICX·In-Cabin eXperience)을 극대화해 더 안전한 운전이 가능토록 했다. 갤럭시 워치를 통해 측정된 생체신호, 수면, 일상 활동기록과 차량의 카메라·센서를 연동함으로써 운전자의 인지 수준을 측정하고 상태 변화를 파악해 경고 메시지나 조명 등 차량 환경을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삼성 '원격 헬스케어' 선보여
메디시티에 접목 눈여겨봐야
SK, 도심항공교통체계 구현
통합신공항 등과 시너지 기대
헬스&웰니스존에선 미국 헬스탭(HealthTap), 국내 굿닥(Goodoc)과 협업해 병원에 갈 필요 없이 집에서도 편리하게 진료받을 수 있는 '원격 헬스케어'를 시연했다. 진료 예약은 물론 삼성 헬스의 바이탈(Vital) 정보를 원격 진료 중인 의료진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진단과 처방전 발행까지 가능하다. 헬스케어를 신산업 집중육성 분야 중 하나로 정한 대구시가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LG전자는 'Life's Good'을 주제로 전시관을 마련하고 실험적 아이디어 기반의 결과물을 소개했다. LG Labs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모터 제어기술을 활용해 △덤벨 없이도 좁은 공간에서 근육운동을 하는 '호버짐(Hover Gym)' △실내에서 실제 자전거를 타는 듯한 몰입감을 주는 '익사이클(Excicle)' △뇌파를 측정해 최적의 수면 케어 솔루션을 제공하는 '브리즈(Brid.zzz)' 등을 공개했다.
롯데헬스케어는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플랫폼 '캐즐(CAZZLE)'을 공개했다. 퍼즐을 맞추듯 산재해 있는 건강정보를 한데 모아 고객의 건강생활을 향상한다는 의미의 '캐즐'은 진단과 개인별 추천을 통해 구매까지 이어지는 헬스케어 전문 플랫폼이다. 현장에서 만난 우웅조 롯데헬스케어 본부장은 "고도화한 추천 알고리즘 및 하드웨어 기반으로 고객에게 최적의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공항시대 힘 보탤 모빌리티
지난해 10월 대구시와 '대구시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선도도시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SK텔레콤은 이번 CES에서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가상체험프로그램으로 이목을 끌었다. 깨끗하고 안전한 도심항공교통체계가 정착된 미래도시를 가상공간에 구현했다. SKT는 SK계열사 공동 전시관 내에 실물 크기의 UAM 가상 체험 시뮬레이터를 만들었다. AI반도체 '사피온(SAPEON)'이 UAM 기체 운항을 도와주고, 신재생 에너지 가상발전소(Virtual Power Plant)가 기체와 이착륙장인 '버티포트'에 전력을 공급하는 시스템이다. 4명의 승객이 탑승하는 전기수직이착륙기 좌석에 앉아 VR헤드셋을 착용하면 비행 동안 업무 일정과 회의자료를 확인하는 동시에 AI 안내에 따라 환승 교통편을 예약하고 여행에 어울리는 음악도 들을 수 있다.
대구 도시 산업구조 전환 전략
2030년까지 4兆 이상 확보해야
洪시장, 글로벌기업 부스 방문
지역 투자땐 신속한 지원 강조
전 세계 IT 및 자동차 완성차 기업은 대구 신산업 중 하나인 모빌리티산업의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였다. 미국의 대표적인 자율주행 자동차 업체인 '웨이모'는 운전자 개입이 거의 없는 '레벨4' 이상의 자율주행차를 전시했다. 카메라·레이더·라이다를 활용해 약 5만㎞에 한 번 정도 운전자가 개입하는 수준이다. 차종도 소형차에서부터 화물차까지 다양하다. 김현덕 경북대 교수는 "차부품 기술 경쟁력이 강한 대구에선 2개사가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차부품 쪽으로는 꽤 많은 회사가 기술을 갖고 있다"며 "UAM과 자율주행은 상당 부분 부품과 소프트웨어를 공유하고 있어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기업에 신산업 투자 요청
대구시는 이번 CES를 통해 전 세계 선진 기술트렌드를 살펴봄과 동시에 어떻게 기존 산업구조를 미래 변화에 맞춰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이 같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구시는 반도체·모빌리티(UAM)·헬스케어·ABB·로봇산업을 5대 신산업으로 설정하고 집중 육성한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미래 50년을 위한 '대구 굴기의 해' 원년인 올해부터 2030년까지 4조원 이상의 사업비를 확보해 뒤처진 도시 산업구조를 전환하는 계기로 삼으려 한다.
5대 산업별 주요 전략은 △UAM 연계 모빌리티 신산업 육성 △센서 등 비메모리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서비스산업 생태계 육성 △디지털 기반 첨단헬스케어산업 육성 △ABB 중심의 디지털혁신 거점 조성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번 CES에서 대기업의 대구 투자를 적극 제안했다. 삼성전자·LG전자·SK텔레콤 등 글로벌 기업 부스를 잇달아 방문하며 대구에 과감한 투자를 제안했고, 대구가 보유한 인적·물적 인프라와 대구시의 행정력을 신속하게 투입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세계 최고 창업보육기관인 플러그앤플레이(PNP)와 손잡고 1조원 이상의 가치를 가진 지역 유니콘 기업 육성을 통해 5대 신산업 생태계를 조성할 방침이다. 대구시는 PNP 대구지사를 동대구벤처밸리에 설립하고, 미국 실리콘밸리 내 유망 한인 스타트업의 대구 유치도 적극 검토할 예정이다. 홍 시장은 "이번 CES에서 국내 대기업이 선보인 기술력은 정말 놀라웠다"며 "기업 대표와 만나 대구시가 미래 50년을 위해 집중 육성하고 있는 산업 등과 관련한 폭넓고 다양한 논의도 이뤄졌다. 내용을 더 구체화해 향후 정책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권혁준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