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보다 AI가 더 익숙한 세대…알고리즘 편향성 경계 필요

  •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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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1-30  |  수정 2023-01-30 07:29  |  발행일 2023-01-30 제18면
알파세대, 유통시장 블루오션

친구보다 AI가 더 익숙한 세대…알고리즘 편향성 경계 필요
출생과 함께 스마트폰과 생활하는 알파세대는 기존 세대와 비교해 메타버스 같은 가상세계에 대한 거부감이 없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알파세대가 새로운 경제 주체로 주목받고 있다.

알파세대는 2011년부터 2025년까지 출생한 세대를 말한다. 통계청의 '2021년 장래인구추계를 반영한 내외국인 인구전망' 자료를 보면 2025년 0~14세 인구는 525만여 명으로 전체의 약 10.2%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최신 트렌드와 색다른 경험을 추구하며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MZ세대 이후의 신(新)소비주체인 알파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금융·유통 등 경제 분야에서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스마트폰을 몸의 일부처럼 생각하고 가상세계 거부감 없어
금융권, 신분증 필요 없는 선불카드 출시…명품시장도 주목
특정 흐름 추종할 가능성 커 비판적인 사고 방식 길러줘야

◆알파,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세대

알파세대는 2011년부터 2025년도까지 탄생한 세대를 일컫는 말이다. 2018년 호주의 사회학자인 마크 매크린들(Mark Mccrindle)이 만든 용어다.

MZ세대가 PC와 스마트폰의 영향을 받고 자란 세대라면 알파세대는 본격적으로 스마트폰과 디지털 세계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세대라고 할 수 있다.

알파세대는 과거처럼 단순히 글을 먼저 배우거나 책을 읽지 않고 화면을 보고 넘기며 클릭하거나 터치하는 걸 먼저 배우는 세대다.이 때문에 디지털 기술을 습득하고 탐구하는 데 특화됐다.

스마트폰을 피부나 세포처럼 느끼는 세대다. 글보다는 영상이나 이미지를 선호하며 재화의 유무형을 구분하지 않고 메타버스와 같은 가상세계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

또한 인공지능(AI)이나 로봇과의 교류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성장해 신기술을 태생적으로 잘 다루고 이러한 것들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특징도 갖고 있다.

AI스피커를 통해 책을 읽고 교육을 받으며, 명령에 반응하고 감정을 표현할 줄 아는 로봇 장난감과 VR·AR 등을 놀이로 경험한다.

금융 분야에서도 MZ세대와는 차이가 있다. 현금과 카드, 인터넷·모바일뱅킹 등을 혼용하는 MZ세대와 달리 알파세대는 각종 페이 등 핀테크(기술금융)에 익숙한 세대다.

기존 세대가 프라이버시 등의 문제로 유비쿼터스에 대한 수용성이 낮은 반면 알파세대는 유비쿼터스 기술 발전과 함께 성장해 유비쿼터스 기술을 받아들이고 보편화에 앞장설 것으로 기대된다.

과시적 소비 성향을 보이는 M세대의 자녀인 알파세대는 부모의 영향으로 어린 나이임에도 다양한 가치관과 소비력을 보인다.

김정숙 계명대 소비자정보학과 교수는 "1980년 이후 출생 세대인 M세대는 이미 중년으로 가고 있고, Z세대는 본격적인 구매력을 확보한 세대로 이제 미래세대라고 보기 어렵다. 이에 알파세대는 마케팅 차원에서 MZ세대 이후 새로운 구매집단에 대한 기업과 사회의 관심이 생겨나며 새롭게 등장한 것으로 보인다"며 "알파세대는 태어남과 동시에 스마트폰과 생활하기에 스마트폰을 자유자재로 활용하고 피부처럼 느낀다는 점이 이전 세대와는 다르다. 2011년 이후부터 약 20년간을 알파세대로 보며 주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금융·유통 등 전 분야 알파세대 공략 마케팅 본격화

기업들은 신소비 주체로 부상하고 있는 알파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마케팅활동을 본격화하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금융권이다. 최근 은행들은 선불 충전형 카드를 출시하며 알파세대를 공략하고 있다. 신분증이 없어 금융활동이 어려운 청소년을 위해 본인 명의의 휴대전화 인증만으로 개설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선불로 돈을 충전해 사용하는 형식인 만큼 은행 계좌가 없이도 돈을 보관하고 이체할 수 있다.

케이뱅크는 만14~18세 미만 청소년 전용 선불 충전형 카드인 '하이틴 카드'를 출시했다. 카카오뱅크는 은행 계좌 없이도 입금과 이체를 할 수 있는 10대 전용 서비스 '카카오뱅크 미니'를 2020년 10월부터 운용 중이다. KB국민은행도 용돈 저장 및 사용이 가능한 '리브 넥스트' 앱과 'KB국민 리브 넥스트 카드'를 출시했다. 하나은행도 청소년의 금융교육·용돈 이체·충전식 선불카드·주식투자 간접 체험 등 자산관리에 초점을 맞춘 '아이부자' 앱과 '아이부자 카드'를 운영하고 있다.

유통업계도 알파세대를 고객으로 유입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10월 GS25는 메타버스 기반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Roblox)'에 편의점 시뮬레이션 게임 '모여봐 GS25'를 선보였다. 로블록스는 3차원에서 다양한 콘텐츠와 소셜 인터랙션을 즐길 수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롤플레잉·탈출·레이싱·1인칭 슈팅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으며 사용자가 직접 콘텐츠를 제작할 수도 있다.

대구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버버리칠드런, 몽클레르앙팡, 나이키키즈, 뉴발란스키즈 등 알파세대를 타깃으로 한 매장을 신규 입점시켰다. 대구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 아동 관련 매장 매출은 2021년 대비 21% 증가했고, 올해 1월 현재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 신장했다"며 "매출볼륨이 큰 브랜드들이 신규로 입점해 매출신장폭이 크다"고 설명했다.

친구보다 AI가 더 익숙한 세대…알고리즘 편향성 경계 필요

◆알파세대의 올바른 성장을 위한 교육 필요

2011년 이후 출생자를 뜻하는 알파세대는 현시점에선 초등학생 이하 유·아동을 의미한다. 범위를 확장하더라도 고등학교 2학년생 이하의 청소년이다. 아직 완전한 가치관을 확립하지 못한 세대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알파세대에 대한 과도한 마케팅 활동이나 세대 구분 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김 교수는 "알파세대는 기존 MZ세대보다 개성이 강하고 자신이 원하고 원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 뚜렷한 자기 주체성을 갖고 있지만, 편향성이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면 자기 개성이 강해 어떠한 흐름에 휩쓸리지 않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유튜브 등 SNS의 알고리즘에 의해 수많은 정보를 받아들이기 때문에 특정 흐름을 추종하는 특성을 보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이들은 아직까지 틴에이저 그룹이다. 넓게 보면 고2~중·초등학생, 영유아를 포함한다. 아직 어리기 때문에 성장을 하면서 예상한 것과는 또 다른 방향으로 특징들이 나올 수 있다. 정보를 판단하는 능력, 사실을 가려내는 능력, 의사결정 과정 등이 기존 세대와는 다른 방법으로 길러진다.이 때문에 미디어에서 사실관계를 보다 정확하게 전달해 이들이 진짜와 가짜뉴스를 가려내고 비판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교육적으로도 도덕성과 윤리성, 가치와 규범 등을 충분히 교육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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