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화의 자연과 환경] 리사이클링과 업사이클링을 넘어

  • 정성화 경북대 화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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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7-05  |  수정 2023-07-05 07:03  |  발행일 2023-07-05 제26면

[정성화의 자연과 환경] 리사이클링과 업사이클링을 넘어
정성화 (경북대 화학과 교수)

리사이클링 혹은 재활용은 환경오염과 자원낭비를 방지하고 지속성을 유지하기 위해 사용하지 않거나 버리는 물건을 수거하여 새로운 제품으로 다시 활용하는 과정이다. 요즘은 주위에서 리사이클링 표시를 매우 쉽게 볼 수 있고 종이, 플라스틱, 금속, 유리 등으로 된 많은 제품은 자연스럽게 재활용하고 있다.

한편 업사이클링이란 '업그레이드(upgrade)'와 '리사이클링(recycling)'을 합친 말로, 버려지는 제품을 재가공해 새로운 가치를 지닌 제품을 만드는 행위를 일컫는다. 단순한 재활용을 넘어 완전히 새로운 가치로 거듭나도록 한다는 점에서 리사이클링과는 다르며, 부산물, 폐자재, 폐기물 등을 새롭게 디자인해 예술적·환경적 가치가 높은 물건으로 재탄생시키는 재활용 방식으로 새활용이라고도 한다. 간단한 예로는 폐타이어나 커피 찌꺼기를 활용하여 각각 튼튼한 신발과 분해 가능한 화분을 만드는 것을 들 수 있다. 못 입는 청바지나 웨딩드레스를 이용하여 가방, 필통, 파우치를 만들기도 한다. 흔히 '김건희 가방'이라 불리는 커피자루 등을 이용하여 대구에서 만든 핸드백도 좋은 예이다.

요즘은 업사이클링 제품과 관련 기사를 자주 접하게 되었다. 예로, 물건 구매 시 찾고 비교해 보는 모 website(네이버쇼핑·Naver shopping)에서 '업사이클링'으로 검색하면 식용 장어의 가죽으로 만든 지갑과 소방관이 사용한 방화복으로 만든 팔찌 등 2만5천여 개의 제품이 나온다. 많은 기관도 업사이클링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 환경·사회·투명) 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예로, 제주도는 폐페트병을 가공해 원사를 뽑아 원단을 만들고 그 원단으로 행사 홍보 현수막을 제작한 후 홍보가 끝난 뒤 사용한 현수막을 활용하여 우산을 만들어 무료로 대여하고 있다. 항공사들은 버려지는 항공기 동체, 비행기 부품, 기내 비치용품 등의 폐기물을 활용하여 골프 볼마커, 이름표, 필통, 파우치, 지갑, 가방, 물주머니 등을 만들기도 한다.

자원의 효과적인 활용과 환경 보전을 위해 재활용과 새활용은 필요하고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하며, 업사이클링 제품을 만드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지만 이런 제품을 만들기 위해 또 다른 폐기물을 많이 만들지 말아야 한다. 예를 들자면, 환경에 관심이 큰 기관이나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사용 가능한 상품을 이용하여 업사이클링이라 불리는 제품을 만들거나, 거의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꼭 필요한 물건이라도 덜 사고 오래 사용하고 일회용품의 사용은 최소화하고 적게 포장된 제품을 활용함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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