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각각(時時刻刻)] 홍수 위험 대비에 인공지능 활용의 필요성

  • 박윤하 우경정보기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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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7-11 07:04  |  수정 2023-07-11 07:04  |  발행일 2023-07-11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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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하 (우경정보기술 대표)

지난 금요일 대구에 세찬 장맛비가 하루 종일 내렸다. 대구의 경우 매년 이 무렵에는 마른 장마를 걱정했었는데 예년과 달리 많은 비로 인해 오히려 홍수를 걱정해야 했다. 대구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아니 전 세계적으로 이상 기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세계 곳곳에 전례 없는 이상 고온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지구 온난화로 평균 기온이 올라가는 가운데 4년 만에 지구를 덮친 엘니뇨 현상 때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이로 인하여 지난 4일 지구 평균 기온은 역대 최고 온도인 17.18℃를 기록했다고 한다.

이런 무더위는 엘니뇨와 동반해 각 나라와 여러 지역에 홍수, 가뭄, 산불, 태풍 피해 등을 유발한다. 이로 인한 경제적 피해는 천문학적이며 인명의 피해도 막심하다. 지난해 8월 집중 호우 당시 서울 동작구에 시간당 최대 141㎜의 폭우가 쏟아졌고 연이어 9월 태풍 '힌남노' 내습 때는 포항에 500년에 한 번 내릴 수준의 큰비가 내려 많은 인적, 물적 피해가 발생했었다. 특히 이번 여름에는 엘니뇨의 영향까지 겹쳐 많은 비가 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 더욱 긴장된다.

홍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막힘없는 빗물받이 만들기' 캠페인을 통해 빗물받이를 점검하며 청소하고 있으며, 침수 취약 지역에는 맨홀 추락방지 시설을 의무화하고 설치를 확대하는 등 안타까운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물리적 예방도 필요하지만, 대규모화되는 홍수 위험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비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AI)와 같은 첨단 과학 기술을 이용할 필요가 있다.

최근의 집중 호우 및 이로 인한 갑작스러운 하천의 범람, 도로 침수 현상은 돌발적인 기상 현상에 의한 것이라서 예측하기가 어렵다. 예측이 어려운 만큼 한 번 발생하면 큰 재해로 이어지며, 그렇기 때문에 사전적인 물리적 방재는 속수무책인 경우가 허다하다. 하늘에서 퍼붓는 비를 멈추게 할 수 없으니, 예측력을 높이거나 대비 속도를 빠르게 하는 것이 피해 규모를 줄이는 데에 필수적인 방안인 것이다. 예측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환경부에서 세계 최초로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을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AI) 기술을 홍수 예보에 도입하였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 세계를 디지털 공간에 똑같이 구현하는 기술인데, 여기에 인공지능으로 다양한 홍수 상황을 시뮬레이션하면 지금보다 빠르고 정확한 홍수 예보가 가능해진다. 구체적으로, 인공지능(AI) 홍수 예보 시스템을 활용하면 예보 범위가 하천 범람, 도시 침수 여부까지 확대되고, 읍·면·동의 침수 위험도를 3차원 지도를 통하여 확인하고 최적의 대피 경로와 대피 장소 확인이 가능해지며, 홍수 예보 시간도 홍수 발생 3시간 전에서 6시간 전으로 앞당겨진다. 보다 정확하고 구체적인 예보에 기반한 비상조치 및 대피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 3시간이 더 확보되는 셈인 것이다.

세계 4대 문명 중의 하나인 이집트 문명이 나일강의 범람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발전한 것처럼, 현존하는 기후 위기도 대응하고 응전하는 과정에서 인류 문명 발전의 거름이 될 것이다. 이번 주에도 일주일 내내 장맛비가 세차게 내린다고 하는데, 지금은 세종대왕이 세계 최초로 측우기를 만들어 청계천 범람을 대비했던 지혜를 모아 우리는 인공지능(AI) 기술로 홍수 위험을 슬기롭게 극복해야 할 때인 것이다.

박윤하 (우경정보기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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