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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훈 IDB(미주개발은행) Lead Officer |
군위군의 대구 편입을 통해 대구는 이제 단핵도시로서 도시발전의 역사를 뒤로하고, 본격적인 도농복합도시로서의 역사를 시작하게 되었다. 이와 함께 대구는 군위군 소재 경북 도유지도 시유지로 편입하게 되었는데, 이는 대구시가 시 발전의 또 다른 활용수단을 갖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군위군 소재 국유지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국유지는 국가소유이지만 공공시설이 들어서거나 개발이 되면, 결국 소재지 지자체가 가장 혜택을 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 국공유지 대부분의 원천은 적산재산(일제강점기 일본인 소유 부동산)을 국유화한 것으로, 도심 내 국공유지는 도시발전과 함께 많이 매각·개발되어 버렸지만, 농촌지역에는 아직 많은 국공유지가 남아 있다. 군위군의 국공유지가 경북에 있을 때는 여러 농촌지역 국공유지 중 하나에 불과했겠지만, 대구시 편입은 이를 새로운 관점으로 활용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특히 최근 중앙정부와 지자체들이 국공유지 개발과 함께 이를 재원으로 쓸 수 있는 일종의 레버리지로서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국공유지의 활용가치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하겠다. 이렇게 대구시로 편입되는 국공유지의 활용방식과 가치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우선, 대규모 국공유지가 관내에 있으면 지역 간 경쟁 대상이 되는 공공시설을 유치할 때 다른 지역보다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 토지수용 절차와 매입비 등을 고려할 때, 이미 존재하는 국공유지 위에 시설비 예산만 유치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심 내 대규모 국공유지를 찾기 힘든 현실을 고려할 때, 군위군의 대규모 부지는 대구에 주요시설 유치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예를 들면 군부대 이전 대상지역에 국공유지가 이미 존재하고 있다면 토지매입비가 불필요하므로, 이는 비용편익 면에서 의사결정에 중요한 고려요소가 될 수 있다고 하겠다.
다음으로, 공유지의 경우 매각을 통해 대구시의 재원을 마련할 수도 있다. 공유지의 매각 재원으로 시의 재정건전화에 기여해도 되고, 아니면 예산대체 재원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국공유지를 좀 더 가치를 높여 매각하는 방식이 국공유지 토지개발이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캠코와 LH는 유휴 국공유지를 활용한 택지·산업용지의 개발·분양을 통해 지역개발을 도모하고, 더 높은 가치로 국공유지를 매각함으로써 재정확충에도 기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요한 활용 툴이 바로 국공유지 교환이다. 국공유지는 법상 등가의 여타 재산과 교환이 가능하다. 군위군 소재 공유재산을 도심 내 타 기관 재산과 교환하여 양측 모두 활용가치를 높일 수 있다. 예를 들면, 농어촌공사 소유의 수성못과 등가의 군위군 소재 시유지 교환을 통해, 수성못은 시에서 개발하고 군위군 시유지는 농어촌공사 관련 시설 대상지로 활용하는 것도 아이디어로 생각해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국공유지 교환에 파이낸싱의 개념을 더한 것이 사실상 기부 대 양여 방식이다. 대구경북신공항의 건설방식으로써 사업시행자가 민간으로부터 파이낸싱 받아 새로운 시설을 건설해주고, 다른 국공유지를 사업시행자에게 예산 대신 양여하는 것이다.
이렇듯, 군위군의 국공유지는 도심 내 재산과 연계하여 예산을 대체하는 여러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다. 예산이 위에서 떨어지기만 바라보기보다는, 군위군의 대구통합을 계기로 고정자산을 유동자산처럼 활용하는 지혜와 기획력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박성훈 IDB(미주개발은행) Lead Offi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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