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도 '배수시설 재점검' 필요하다…신천동로 등 장마철 범람 위험

  • 양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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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7-20  |  수정 2023-07-20 09:51  |  발행일 2023-07-20 제1면
배수·저류시설 용량 확대해야

지난 18일 오후 3시20분쯤 대구시 달서구 용산동에 있는 와룡산에서 산사태가 발생했다. 집중호우로 지반이 약해지면서 많은 양의 토사가 흘러내린 것이다. 토사는 바로 밑에 있던 경원고 1층 급식소를 덮쳤다. 얼마나 세게 밀려들었는지 급식소 벽을 무너뜨리고 식탁까지 들이닥쳤다. 만약 점심시간이었다면 급식소를 찾은 수많은 학생이 토사와 벽체 잔해물 등에 깔릴 수도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토사는 급식소뿐만 아니라 2층 다목적체육관 벽체를 뚫고 로커룸까지 덮쳤다. 사람 몸체만 한 큰 바윗덩어리와 함께 흙더미가 쏟아지면서 로커룸은 순식간에 쑥대밭이 됐다. 이곳에도 다행히 당시 학생이나 교직원이 없어 인명피해는 일어나지 않았으나 하마터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순간이었다.

올여름 기록적인 폭우로 경북 산간지역과 충청 지하도를 중심으로 많은 인명피해를 냈는데, 대구도 산사태 안전지대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 공간도 대구를 대표하는 젖줄인 신천을 바로 옆에 둔 동로의 경우 장마철만 되면 수시로 전면 통제가 이뤄지면서 불안하기 짝이 없다.

기후 변화로 최대 시우량(시간당 강수량) 60㎜에 달하는 '극한 호우' 현상이 발생하면서 침수 피해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배수펌프장·저류시설 용량 확대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그래서 나온다.

배수 펌프장은 저지대에 고인 물을 하천으로 내보내고, 하천이 넘쳤을 때 저지대로 물이 역류하는 걸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대구시가 관리하는 빗물 펌프장 22개소 중 권고 기준을 충족한 건 9개소(41%)에 그친다. 앞으로 더 잦을 것으로 예상되는 극한 호우 등에 대비하기 위해선 지역 내 모든 배수펌프장의 처리량 증대 등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침수 피해 등에 대응할 수 있도록 시설 점검과 처리량 증대 등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양승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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