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0.6% 성장? 수출·수입·소비·투자 다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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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7-26  |  수정 2023-07-26 07:00  |  발행일 2023-07-26 제27면

올 2분기 우리 경제가 전기 대비 0.6% 성장했다. 1분기에 이어 0%대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0.9% 성장률이다. 한국은행이 어제 발표한 2분기 성적표(실질 GDP 성장률)에는 양면이 있다. '두 분기 연속 성장세 유지' '전망치보다 높았다'는 데 위안 삼을 수 있지만, 수출보다 수입이 많이 줄어 달성한 '불황형 흑자'라는 매서운 평가도 있다. 어느 한쪽이 맞는다기보다 현 경제상황이 두 측면을 다 내포하고 있다고 보는 게 정확하다.

걱정스러운 것은 수출·수입·소비·투자 등 경제의 모든 축이 쪼그라들었다는 데 있다. 전기 대비 수출은 1.8% 감소했다. 수입은 4.2%나 줄었다. 민간 소비(-0.1%)보다 정부 소비(-1.9%)가 더 크게 감소했다. 정부 소비 하락 폭은 26년 만에 최대다. 설비 투자는 0.2%, 건설투자는 0.3% 뒷걸음질 쳤다. 이런 이유로 2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GDP 증가에도 1분기와 같은 수준을 유지하는 데 그쳤다. 다만 한은 전망치나 시장의 컨센서스를 상회하고 2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했다는 점이 긍정적 징후다.

한 주 전 한국은행 발표에 의하면 우리의 지난해 명목 GDP가 세계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3단계나 하락해 13위에 그쳤다. 환율이 절하되면서 순위가 떨어진 측면이 있다. 그러나 "걱정인 것은 환율이 아니라 구조개혁을 미뤘기 때문에 국가 경쟁력·성장률이 하락한 것"이란 이창용 한은 총재의 진단이 신랄하다. 그는 '저출산' '고령화'에 주목하며 이를 '정해진 미래'로 여기는 시각을 경계했다. 구조개혁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피할 수 없는 문제로 받아들이지 말라는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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