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밖 도서관도 운영…책읽는 수성구

  • 양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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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9-13 07:21  |  수정 2023-09-13 07:22  |  발행일 2023-09-13 제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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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특화' 도서관인 대구 수성구 무학숲도서관에선 드론을 활용해 상호대차서비스를 하고 있다. <수성구 제공>

인공지능(AI) 등 과학 기술의 진보에도 절대 변하지 않는 진리가 있다. 바로 '독서'다. '책 안 읽는 시대'지만, '책 읽기'만큼 중요한 건 없다. 지역 지자체가 운영하는 구·군립 도서관 중 가장 많은 장서(藏書)를 보유하고 있는 대구 수성구는 지역 내 도서관 활성화에 특히 적극적이다. 도서관에 머무르면서 읽는 독서가 아닌 도서관 밖에서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는 이른바 '도밖도' 사업을 추진해 눈길을 끌고 있다. 수성구는 이를 통해 미래 사회 변화를 선도하는 인재를 적극 양성하겠다는 복안이다.

도서관 책대출 전국 최상위
범어는 장서 25만9천여권
대구 구·군립 가운데 으뜸

도서관 추가 확충에도 노력
두곳 공사…두 곳 사전작업

눈길끄는 도서관 밖 도서관
공공기관·사기업 등과 협력
주민에게 다양한 경험 제공


◆책 많이 읽는 수성구

수성구는 대구지역 9개 구·군 중 도서관 인프라가 월등한 곳으로 꼽힌다. 2010년 용학도서관 개관 이후, 범어도서관(2013년)과 고산도서관(2015년)이 차례로 문을 열었다. 범어도서관은 지난달 국립중앙도서관이 발표한 전국 책이음서비스 가입 2천602개 도서관 중 대출 순위가 가장 높은 도서관(약 478만 건)으로 뽑혔다. 고산·용학 도서관도 같은 조사에서 각각 5위, 8위를 기록했다. 책 읽는 소리가 끊이지 않는 곳이 바로 수성구인 셈이다.

이 같은 배경엔 수성구 내 권역별로 도서관이 균형 있게 자리 잡은 점이 한몫했다. 이로 인해 주민 누구나 어디서든 자유롭게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24시간 무인대출·반납이 가능하도록 '스마트 도서관'을 구축한 점도 크다.

도서관 추가 건립 등에도 열심이다. 수성구는 두산동 행정복지센터 후적지, 사월동 인근 등에 내년 상반기 개관을 목표로 도서관 건립 공사를 진행 중이다. 또 만촌동, 연호지구에도 공공도서관 조성을 위한 사전 작업도 추진 중이다.

◆특색 가득 수성구 도서관

수성구 거점 도서관인 범어도서관은 지난해 기준 25만9천여 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다. 대구 구·군립 도서관 중 단연 으뜸이다. 용학(17만1천564권), 고산(15만504권) 도서관도 빼놓을 수 없다. 읽을거리가 많으니 애독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건 당연한 이치다.

대규모 도서관 외에도 특화도서관 또한 안정적으로 운영 중이다. 무학숲도서관은 이름 그대로 '생태특화' 도서관으로 자연 속에서 다양한 프로그램과 독서 활동을 제공한다. 황금책문화센터도서관은 '조용한 도서관'이 아닌 다양한 공연과 퍼포먼스 등 문화센터의 개념을 도입했다. 굳이 책을 읽지 않더라도, 정숙한 분위기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책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했다. 덕분에 독서광 주민뿐 아니라 공연·전시 관람객들도 자주 찾는 곳 중 하나다.

수성구 내 도서관의 가장 큰 특징은 '배움'이 있다는 것이다. 범어도서관에선 승효상·조진만 등 국내 유명 건축가와 조경가들이 참여하는 '건축과 조경' 특강을 비롯해 '목요철학 수성인문 포럼' '브라보 마이라이프' 등 특강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용학도서관에선 시인이나 지역 내 독립영화 배우·감독 등과 만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과학 특화 도서관을 표방하는 고산도서관에선 '과학 진로체험' '과학 에세이' 등을 마련해뒀다.

◆도서관 밖에 있어도 도서관

'다독' 수성구의 시그니처 프로그램은 단연 '도서관 밖 도서관'이다. 단순 대출·반납, 정보 수집의 공간을 넘어서 정치·금융·미래 교육·과학·생태환경·지역학·농업 등 거의 모든 분야에 대한 다양한 프로그램 제공을 목표로 하는 이 프로그램은 현재 범어·용학·고산 도서관 등 3개소에서 운영 중이다.

특히, 한국화폐공사·대구예술발전소·선거관리위원회 등 다양한 공공기관·사기업과 업무협약을 맺고 지역 주민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김대권 수성구청장은 "'도밖도' 프로그램은 많은 주민이 도서관을 찾고 이용해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추진하는 것"이라며 "사람이 모여드는 활발한 도서관을 만들어서 지역주민들이 도서관에서 많은 경험과 지식을 쌓고 독서를 통해 지역의 전반적인 문화수준 상승과 독서문화 진흥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했다.

수성구만의 차별화된 도서관 운영은 대외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2020년 전국도서관운영평가에서 범어·고산도서관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했고, 용학도서관은 지난해 도서관 발전 대구시장 표창을 받았다. 올해에도 용학도서관은 제55회 한국도서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수성구는 정부가 수립 중인 '제4차 도서관발전종합계획'에 대비해 다양한 연구과제 발굴 등 미래 도서관으로 발전하기 위한 방향도 모색하고 있다.

수성구 관계자는 "도서관계 전문가·주민과 함께 미래 '수미창조 포럼' 개최 등 앞으로도 지역 내 도서관이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을 적극 찾고 있다. 구청 직원, 도서관 종사자 등이 힘을 모아 '전국 최고의 도서관 도시'의 명성에 흠이 가지 않게 노력하겠다"고 했다.

양승진기자 promotion7@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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