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전환, 지방시대 .Ⅱ 대구경북 생존보고서] 워케이션 경험해 보니…부산 '더휴일×데스커 워케이션 센터'

  • 서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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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0-11 07:24  |  수정 2023-11-09 15:29  |  발행일 2023-10-11 제5면
해운대서 밥먹고 영도서 근무…관광비수기 소득 증가

지난 5일 오후 부산 영도구에 위치한 '더휴일×데스커 워케이션 센터'를 찾았다. 여러 가지 종류의 테이블 중 바다를 향해 있는 개인용 책상에 짐을 풀고 노트북을 꺼냈다. 노트북 화면을 들여다보다 책상 앞 통유리창으로 고개를 들자 반짝이는 바닷물이 넘실대는 항구와 줄지어 정박된 선박들이 두 눈에 꽉 차게 담겼다. 바다 위를 떠다니는 배 따라 시선을 이동하면서 '물멍'(물을 보며 멍하니 있는 것)하기 안성맞춤이었다. 바다를 감싸는 육지에 들어선 고층 빌딩들과 대교가 병풍처럼 펼쳐졌다. 대도시이면서 바다를 끼고 있는 부산에서 경험하는 이색적인 풍경이다.

'물멍' 가능 공유오피스 제공
자연+도심 인프라 함께 즐겨

평소보다 집중이 잘 된다고 느껴진 건 '기분 탓'만은 아니었다. 일상에서 벗어나 마주한 색다른 환경이 매일 하던 업무마저 설레게 했다. 일의 능률도 올랐다. 커피를 들고 사무실 앞 바닷길을 따라 산책하는 것도 피로감을 풀고 머리를 맑게 하는 또 다른 방법이었다. 사무실 책상 배열과 창문 밖 풍경, '부장님' 등 주변 인물들은 바뀌었지만, 사무 및 회의에 필요한 기기와 비품은 기존 사무실과 다름없이 제공됐다. 원격 소통을 위한 화상회의 등을 할 수 있도록 1인용 부스도 마련돼 있었다.

IT업계 종사자 홍모(31·서울)씨는 "회사 공지를 보고 일행 3명과 함께 3일간 체험하러 왔다"며 "일을 하면서도 휴가를 보내는 듯한 기분이다. 즐겁다"고 활짝 웃었다.

더휴일×데스커 워케이션 센터의 일 평균 이용자는 15명 정도다. 올해 1월 개소할 때는 주로 IT기업이나 스타트업 종사자들이 이용했지만, 점점 다양한 업종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센터의 김대섭 매니저는 이용객들이 '지역과의 관계'를 만들게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별한 추억을 만들면서 지역에 대한 애착이 생기면 부산으로의 생활인구 유입이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매니저는 "관광지도 주중에는 방문객 수가 현저히 적다"며 "워케이션은 '주중 비수기'를 메우고 지역 소비가 일어나게 한다. 새로운 성장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지역 소비 활성화에 워케이션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센터 이용객들은 점심 식사와 커피를 영도구에서 하고, 퇴근 후에는 인근 남포동부터 해운대·광안리 등 유명 관광지를 찾는다.

대구와 가까운 부산은 소멸위기 지역을 워케이션 공간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지원받는 지자체인 동구, 중구, 서구, 영도구, 금정구에서 워케이션 지형을 넓혀 나가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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