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은 삶 만들어 죽을 때 후회 남기지 말길"

  • 권혁준,이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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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5-23  |  수정 2024-05-23 08:00  |  발행일 2024-05-23 제20면
영남일보 CEO아카데미

유성호 서울대 의대 법의학교수

부검의로서 '삶과 죽음' 설명해

안락사·조력 사망 이슈 소개도
괜찮은 삶 만들어 죽을 때 후회 남기지 말길
유성호 서울대 의과대학 법의학교실 주임교수가 지난 21일 대구 동구 영남일보 대강당에서 열린 영남일보 CEO아카데미에서 '법의학자가 바라보는 삶과 죽음'을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유성호 서울대 의과대학 법의학교실 주임교수가 지난 21일 대구 동구 신천동 영남일보 대강당에서 열린 영남일보 CEO아카데미에서 '법의학자가 바라보는 삶과 죽음'을 주제로 강의했다.

'부검을 하는 의사'라고 자신을 소개한 유 교수는 "부검을 하면 무섭지 않냐고 많이 물어보시는데, 그렇지 않다. 나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나는 어떤 사람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등을 고민하다 보면 참으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직업인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7년간 3천명에 가까운 이들을 부검하면서 죽음에 대해 관심이 생겼다는 유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가 겪고 있는 인구 문제와 함께 생각해봐야 할 조력 사망·안락사에 대해서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 역사상 아이가 가장 많이 태어난 해가 1971년이다. 100만명씩 태어났다. 앞으로 30년 후쯤엔 그 100만명이 떠날 때가 되는 거여서 한해 60만명 정도가 사망한다. 그런데 30년 뒤엔 9만명의 아이가 태어난다. 이는 늘어난 노인들이 의료 인프라를 공유해야 하고, 의료비를 대줄 사람은 줄어든다는 의미"라면서 "이렇게 되면 안락사와 조력 사망 이슈가 나올 것이다. 우리나라는 2018년부터 연명의료중지에 관한 법률 및 호스피스법이 시행되고 있다. 독립적으로 살아온 나 자신이 마지막도 결정하는 것이다. 조력 사망은 오랫동안 정신적 또는 신체적으로 고통받고 삶에 대한 의지가 없고, 우리 사회가 도울 수 없는 데다가 달리 손 쓸 방법이 없는 경우 약 처방으로 죽음을 돕는 것인데 스위스 등에서 시행하고 있다. 우리가 한 번 생각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비건강 나이를 줄이는 것도 방법이다. 일단 담배를 끊고, 규칙적인 운동을 해야 한다. 건강한 식습관을 들이고 적정 체중을 유지하면서 명상 등으로 스트레스 관리를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의사를 자주 만나야 한다. 지금이 대한민국 건국 이래 가장 좋은 의료 인프라를 가지고 있다. 의사와 함께 상의하면서 오래오래 건강하게 이 몸을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유 교수는 "준비된 노화가 후회하지 않는 삶을 만든다. 아쉬울 순 있지만 마지막에 '내 삶이 이 정도면 괜찮아'하는 삶을 만들어야 한다. 죽음 앞에서 어떤 포지셔닝을 할 것인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뭘 남길 것인가 등을 생각해보셨으면 한다"면서 "인간은 누구나 죽는다. 소중한 것들을 놓치지 말고, 삶의 의미를 찾아서 뚜벅뚜벅 걸어가셨으면 좋겠다"면서 강의를 마쳤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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