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 함께 읽고 쓰며 생각 나눠요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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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10-28  |  수정 2024-10-28 08:05  |  발행일 2024-10-28 제11면
■ 깊어지는 가을…'2024 대구 학생 책축제' 열려

책으로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 함께 읽고 쓰며 생각 나눠요
'2024 대구 학생 책축제'에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책으로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 함께 읽고 쓰며 생각 나눠요
'2024 대구 학생 책축제'를 찾은 학생과 학부모들. <대구시교육청 제공>

책 읽기 좋은 계절 10월의 어느 햇살 가득한 날, 대구민주시민교육센터와 대구2·28기념학생도서관에서 '2024 대구 학생 책축제'가 열렸다. 첫 번째 학생저자 출판지원 도서가 탄생한 2009년에 처음 개최된 '대구 학생 책축제'는 학생들이 친구들과 함께 책을 읽고, 토론하고, 쓴 글을 나누는 지역 대표 독서 문화 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해는 '대구교육공동체와 함께 나누는 즐거운 독서'를 주제로 지난 25~26일 이틀간 책축제가 열렸다. 축제에선 △가족 독서토론 캠프 △고등학생 독서포럼 △저자와의 만남 △독서연계 체험활동 △학교 독서인문 동아리(연구회) 전시 및 발표 △교직원 독서교육 연수 △학생(교원)저자 출판지원 도서 전시 등을 선보였다. 그야말로 '책으로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함께 보고, 배우고, 즐기는 시간이었다.

'수품책' 연구회·각 동아리 성과 전시
봉무초 등 우수 독서활동 전시·발표
대구문학관 등 공공도서관 부스 운영

1천700명 방문…가족 프로그램 다수
독서토론 캠프·가을 북크닉 등 호응
14개교 고등학생 모여 독서포럼 즐겨

◆독서인문교육 우수사례 만나봐요!

매년 책축제에서는 일 년 동안 학교에서 진행돼 온 독서인문교육 우수사례를 살펴볼 수 있는 마당이 열린다.

이번 축제에서는 교원 '수품책'(수업품은 책읽기- 수업과 관련 있는 책을 선정, 글쓰기 활동을 통해 학습자의 융합적 사고력 신장 및 독서력 향상을 돕는 정책) 연구회 40팀의 연구결과와 학생 독서 동아리 23팀의 활동 결과에 더해 2023년, 2024년 독서교육 유공표창을 받은 대구강동초·봉무초·사대부고의 우수한 독서활동을 전시 및 발표했다.

지난해부터 대구시교육청은 초중고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수품책 연구회를 모집, 매년 40팀을 선정하여 일 년 동안 운영했다. 수품책 연구회원들은 수업 속에서 책읽기, 토론, 글쓰기를 진행하면서 학생의 수준과 흥미에 맞는 다양한 독서수업을 진행한다.

독서와 공학을 매개로 한 노벨엔지니어 연구회 회장을 맡고 있는 다사초 박재언 교사는 "책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공학적으로 해결한다는 접근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학생들은 책 속 주인공의 숨은 조력자가 된 것처럼 수업에 몰입했고, 친구들과의 협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창의성과 사고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라며 "이번 책축제에는 그동안 수업에서 학생들이 만들었던 결과물을 전시했다. 노벨 엔지니어링과 같은 독서활동이 책읽기에 흥미를 갖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독서에 대한 동기를 유발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학생 독서 동아리로 활동해온 와룡중 3학년 미하일 학생은 "일 년 동안 한국어학급 고급반에 다니면서 독서 동아리에 참여하고 있다. 동아리에 참여한 한국어학급 학생들 중 러시아, 필리핀, 몽골, 우즈베키스탄 학생들이 모국어로 책을 썼다. 우리의 이야기가 출판이 된다면 많이 읽어주시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다양한 독서인문 관련 부스와 독서포럼

대구 학생 책축제에서는 책을 주제로 한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을 선보였다. 올해는 이틀 동안 1천700여 명이 방문해 책축제를 즐겼다.

우선, 이번 책축제에선 대구문학관과 이육사문학관, 전선문화관, 정호승문학관, 삼국유사군위도서관을 비롯해 10개의 대구시교육청 산하 공공도서관이 전시 부스를 운영, 학교 밖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조금은 낯선 독서인문 관련 정보를 제공했다.

특히 가족을 위한 프로그램이 많이 개설됐다는 게 이번 책축제의 특징이었다.

부모와 함께 보면 좋을 '가족사랑 인형극', 부모와 자녀가 같은 책을 읽고 다른 가족과 함께 읽은 책의 내용을 나누는 '가족 독서토론 캠프', 도서관 야외 잔디마당에서 가족과 함께 책을 읽는 '가을 북크닉' 등이 마련돼 호응을 얻었다.

가족 독서토론 캠프에 참여한 공산중 1학년 최윤서 학생의 어머니는 "바쁜 다둥이 엄마이다 보니 평소에는 책을 읽는 것이 큰 마음을 먹어야 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책을 읽기 위해 국어사전에서 단어의 뜻을 하나하나 찾으며 네 아이들과 한 권의 책(순례주택)을 같이 읽었다"라며 "아이들과 독서토론을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돼 너무 좋았고 감사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14개교 고등학생 102명이 펼치는 '고등학생 독서포럼'도 눈길을 끌었다.

독서포럼에 참여한 경북여고 2학년 김예강 학생은 "책 속에서 관련 논문을 찾고, 그 안의 그래프와 통계 자료를 분석하는 과정은 아직도 설레는 기억으로 남아 있다. 이번 독서포럼은 나에게 새로운 배움과 깊은 생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고 말했다.

◆책축제로 더 풍성해지는 학교 독서교육

매년 대구 학생 책축제는 일 년 동안 학교 안과 밖에서 진행돼 온 책과 관련한 다양한 활동을 소개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학교 독서교육은 더 다양하고, 더 풍성해질 수 있다. 그래서일까. 매년 출판되는 학생(교원)저자의 책도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

학생(교원)저자 출판지원 도서에서 발생하는 수익금 중 저자에게 돌아가는 인세는 매년 인재육성장학재단에 기부하고 있다. 매년 기부한 금액도 적지가 않다. 교육청의 지원으로 출판된 도서가 다시 다른 누군가를 돕는 기부금으로 사용된다는 점에서 대구시교육청의 학생저자 책쓰기 프로젝트는 교육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은 "우리 아이들이 책을 읽으며 생각하고, 고민하고, 지식을 쌓고, 미래를 꿈꾸는 것이 정말 중요하지만, 책 읽는 학생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어 안타깝다"라며 "깊어가는 가을에 가족들이 함께 책축제에 참여해 책을 통해 가족 간 정을 나누는 뜻깊은 시간이 됐길 바란다. 또 '어떻게 하면 더 많은 학생들이 책을 더 많이, 더 자주 읽게 할 수 있을까' 그 고민에 대한 해답도 이번 책축제에서 찾게 됐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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