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명희 정명희소아청소년과의원 원장
대한민국 공공의료의 최전선에서 33년간 묵묵히 환자를 돌본 의료인이 있다. 정명희 정명희소아청소년과의원 원장이 그 주인공이다. 정 원장은 오랜 기간 공공의료를 지켜온 공로를 인정받아 '제6회 무록남경애 빛나는 여의사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1988년 대구의료원에 임용된 그는 공공의료의 기반을 닦으며 필수의료 강화에 힘썼다. 당시 여의사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그는 소아청소년과의 필요성을 알리고 진료의 폭을 넓혀왔다. 또 환자와 보호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대구 공공의료계 발전에 기여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는 누구보다 앞장섰다. 방호복을 입고 최일선에서 선별진료소 근무를 자처했으며, 음압격리병동에서 환자를 돌봤다. 의료진의 불안감을 덜어주고 생활치료센터까지 직접 방문하며 헌신을 이어갔다. 그의 희생과 노력은 '코로나와 사투 170일간의 기록'에도 생생히 담겼다.
바쁜 진료 일정 속에서도 의료 봉사는 멈추지 않았다. 2012년부터 대구시의사회 봉사단의 일원으로 몽골, 네팔, 베트남 등지에서 의료봉사 활동을 펼쳤다. 단순한 의료지원에 그치지 않고 개인적으로 후원 물품을 준비하며 저소득층 아동과 다문화 가정 지원에도 앞장섰다. 경주 양북지역 아동센터와 과테말라 아동 후원 역시 그의 지속적인 나눔의 일환이다.
소아내분비학 전문가로서 어린이 건강 교육에도 열정을 쏟았다. 매월 시민 건강 강좌를 열어 저성장증 치료와 성장 문제에 대한 이해를 돕고, 학부모 대상 교육을 통해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에 기여했다. 대구시 교육청과 협력해 학부모 교육을 진행하며, 성장 및 성조숙증에 대한 정보를 알리는 데에도 힘썼다.
정 원장은 의료단체 활동에서도 활약이 두드러진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대구경북지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한국여자의사회 대구경북지회장으로서 여의사의 역할 확대를 위해 노력했다. 대구시의사회 정책이사로 활동하며 의료 정책 개선에도 힘을 보탰다.
특히 '글 쓰는 여의사'로도 알려져 있다. 2010년 수필가로 등단한 그는 다섯 권의 수필집을 발간하며 의료인의 일상을 글로 담아왔다. 현재 '안행수필' 회장으로 문학 단체를 이끌며 의료계 내 문학 활동을 장려하고 있다.
공공의료 발전에 기여한 것은 물론, 의료 봉사와 교육, 문학을 통해 여의사의 사회적 역할을 확대하는 데 힘써온 정명희 원장. 그의 헌신과 노력은 한국 여자의사의 위상을 한층 높이는 계기가 됐다. '제6회 무록남경애 빛나는 여의사상' 수상은 그의 오랜 노력과 헌신에 대한 값진 결실이다.

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