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제철 포항공장 전경<현대제철 제공>
현대제철 노사가 7개월간 이어온 2024년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마무리 지었다.
15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인천·당진·순천·포항·하이스코 등 현대제철 5개 지회 노조는 10일부터 14일까지 진행된 조합원 투표에서 임금 및 단체협상 잠정합의안을 최종 추인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9월 시작된 장기 교섭은 일단락됐다.
합의안에는 기본급 10만1천원 인상과 기본급 450%에 1천50만원이 더해진 성과금 지급이 포함됐다. 노조는 이를 환산할 경우 평균 약 2천700만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성과금 수준은 노조 내부에서도 이견이 있었지만, 현실적인 한계와 철강 시황 악화 속 타협이 불가피했다는 분석이다.
사측은 당초 기본급 10만원 인상과 성과금 1천만원을 제시했으나, 노조는 그룹사인 현대자동차의 '기본급 500%+1천800만원' 수준에 준할 것을 요구하며 맞섰다. 이견은 좁혀지지 않았고, 양측은 파업과 직장폐쇄, 재파업을 반복하는 갈등 국면을 거쳤다.
노조는 이번 합의가 조합원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총파업 장기화에 따른 경제적 부담과 비상경영 체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용했다. 노조 측은 “조합원들의 현명한 판단과 선택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임단협 타결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관세 갈등, 경기 침체라는 복합 위기 속에서 노사 간 현실 인식의 전환이 만들어낸 결과로 평가된다. 현대제철은 본격적인 경영 정상화에 나설 전망이며, 노동 유연성과 협력의 지속 가능성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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