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1분기 대구지역 전월세 비중 <출처 법원 등기정보광장>
전세사기와 역전세난 여파로 올해 1분기 대구의 주택 월세 비중이 64%에 달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간 월세 비중은 2021년 처음으로 전세를 앞지르며 50%를 넘기 시작한 후 해마다 소폭 오름세를 나타냈다. 높은 전세보증금과 대출금리로 인한 이자 부담과 더불어 2022년 수면 위에 오른 '빌라왕' 사태와 같은 전세사기 여파가 더해진 이유로 보인다.
29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대구에서 확정일자를 받은 아파트와 연립·다세대 등 주택 임대 계약 총 2만284건 가운데 월세 계약은 1만2천934건이다. 월세 비중이 63.8%로 대법원이 확정일자 정보를 취합하기 시작한 2014년 이후 분기 기준으로 가장 높다.
월세 선호 현상은 2021년 이후 선명해졌다. 2020년까지만 해도 대구의 월세 비중은 40%대에 머물렀으나 집값 상승기 전셋값도 덩달아 오르면서 2021년부터 월세 비중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월세 비중은 1분기를 기준으로 2020년 46.4%, 2021년 48%로 소폭 올랐고 2022년에는 53.3%로 월세 비중이 전세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전세사기 문제가 급증했던 2023년에는 1분기 60.1%까지 치솟았고 지난해는 59.7%로 소폭 줄었으나 올해 다시 63.8%까지 상승했다.

2020년 1분기 대구 전월세 비중 <출처 법원 등기정보광장>
세입자들의 월세 선호는 빌라 등 다세대·연립을 중심으로 한 전세사기 우려가 커지면서 고액 보증금 기피 현상이 커진 이유로 해석된다. 여기에 2023년 이후 아파트·빌라 등 집값이 떨어지며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역전세난'이 심화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윤정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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