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호남에 이어 영남에도 '발전특별위원회'를 띄웠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그저께 경주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호남만 발전시키면 되겠나"라며 '영남발전특위' 구성을 주문했다. 대구·경북을 포함한 영남지역의 인재를 발굴해 그동안 열세를 면치 못한 보수의 심장부에서 정치적 존재감을 찾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분히 내년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포석이다.
TK의 경우, 민주당 집권 이후 정부와의 강력한 연결고리가 없는 탓에 지역 현안 등의 목소리를 중앙에 제대로 전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다 정 대표도 취임하자마자 '호남 보듬기'에 나서면서 지역사회에선 'TK 홀대'라는 우려의 시선도 팽배하다. 임미애 경북도당 위원장 직무대행(비례대표)도 이날 "대구·경북은 오랫동안 한 정당이 권력을 독식해서 전국 발전 상황과 비교해 매우 뒤처진 상황"이라며 중앙당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당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래서 민주당의 영남발전특위 발족은 지역사회로서는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앞으로 영남발전특위가 TK와 정부, 대통령실 간의 가교 역할을 해 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민주당의 영남발전특위가 성공하려면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일회용 기구'라는 인식을 떨쳐내야 한다. 이러려면 지역 인재 발굴과 함께 TK 현안 해결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당장 경주 APEC의 성공적인 개최 지원은 물론, 지지부진한 TK 신공항 사업과 대구 취수원 이전 등 해결해야 할 현안이 적지 않다. 지역사회 여론을 중앙에 전달하는 소통창구 역할도 맡아야 한다. 거대 여당의 대표가 영·호남 발전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 만큼, 그 실천을 통해 진정성이 빛을 발하기를 바란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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