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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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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성] 맹견 입마개
1997년 마이크 타이슨이 에반더 홀리필드와의 헤비급 타이틀전 3라운드에서 홀리필드의 귀를 깨무는 기행으로 실격패했다. 재대결에서 핵주먹이 통하지 않자 귀를 물어뜯었다. 요즘 물기가 유행이다. 상대를 물어뜯는 거친 입이 문제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한 인터뷰에서 "검찰이 문재인 대통령을 공격하면 물어버리겠다"고 했다. 또 최근 있은 북한의 화성 17형 시험발사 성공 영상과 김정은 뮤직비디오 제작에 자신이 조언을 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일개 의전비서관 주제에 나가도 너무 나갔다.윤석열 대통령 비서실 소속 김성회 종교다문화비서관이 가세했다. '동성애는 정신병'이라고 했고, 일본군 위안부와 관련해선 '정부가 나서서 화대라도 받아내란 말인가'라고 되받았다. 자진사퇴 했지만 자신의 망언이 정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정주 민주당 의원은 여가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질의 도중 '무능한 국민'이라고 발언했다가 취소했다. 보좌진이 써준 질문지를 읽어보지 않았다. 그는 초선이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은 지난 대선에서 자신에게 패배를 안긴 윤석열 대통령 취임 날 대형 사고를 쳤다. 지난 10일 자신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 '이재명 인천 계양구 부일공원에서 숨 쉰 채 발견'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대장동 사건과 연루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인사들이 연상된다. 유족에 2차 가해를 한 셈이다. 망언도 대선주자급이다. 선출직들의 못된 버릇은 유권자가 고칠 수 있다. 전현직 대통령들도 측근 망언을 두고만 볼 텐가. 아무나 닥치는 대로 무는 정치인들에겐 맹견 입마개가 특효약이다. 부아가 치민다. 장용택 논설위원
[월요칼럼] 마음의 빚
문재인 대통령은 재임중 검경수사권 조정을 하라고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을 법무부 장관으로 보냈다. 윤석열 검찰총장과 서로 힘을 합쳐 검찰개혁을 완수하길 원했다. 그러나 검찰이 표창장 위조 등과 관련해 조 장관 가족을 대상으로 수사를 벌였고, 2019년 10월 취임 35일 만에 낙마했다. 문 대통령은 이듬해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조 전 장관이 임명된 뒤 고초를 겪었다. 그에게 '마음의 빚'이 있다"고 토로했다. 개인적으로 안타까움이야 없었을까만은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직 대통령이 개인적인 소회는 밝힐 수 있다. 역량이 모자라는 인사를 장관으로 쓰려고 했다는 게 드러났는데도 이런 말을 한 것은 참 잘못됐다. 마음의 빚이야 개인적으로 갚으면 된다. 조국 사태로 나라가 얼마나 시끄러웠는가. 국민에게 사과 대신 오직 조국 일병 구하기에 골몰했다.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궤를 같이한다. 윤 당선인이 검찰총장 재직 시 정권으로부터 핍박을 당했던 검사가 있었다. 윤 당선인의 측근이라는 이유에서였다. 그가 바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 내정자다.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그를 '애국지사'라고 치켜세웠다. 애틋할 정도였다. 그리고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했다. 애국지사란 발언이 생선가시처럼 목에 걸렸다. 목숨 바쳐 독립운동을 했던 수많은 애국지사와 가족·후손들을 모독하는 발언이다. 그가 목숨을 버릴만한 일을 했는가. 검찰 공무원으로서 업무를 수행했을 뿐이다. 하다못해 퇴직 후 로펌에 가면 수십억원을 거머쥔다. 국가 최고지도자가 이런 식으로 측근을 챙겨서는 안 된다.박근혜 전 대통령은 어떤가. 국정농단으로 옥살이를 하는 동안 모두 외면했다. 유영하 변호사가 곁을 지켰다. 무료변론을 도맡았고, 석방 후 머물 사저까지 챙겼다. 박 전 대통령 개인적으로야 고마움을 말로 다 할 수 있겠는가. 거기까지였으면 좋았다. 두고두고 회자될 만한 사례다. 그런데 오염되고 말았다.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에 출마한 유 변호사를 도왔기 때문이다. 대구시장 후보경선에 지자 유 변호사는 대구 수성구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섰다. 대구시민을 뭐로 보고 하는 처사인가. 21세기 전현직 대한민국 최고지도자들의 정신세계가 이 지경에 이르렀다. 입으로만 '공정과 상식'을 외칠 뿐 정작 의식과 행동은 19세기에 머무른다. 공직을 개인 소유물쯤으로 여기고 있다. 또 재임 중에 사면권 행사를 자제하겠다고 공언했다. 입 발린 소리였다. 여론을 들먹이며 사면권을 남발했다. 필요할 때 마구 갖다 쓰는 전가의 보도가 여론이다. 치졸하다.최근에 정유라가 깜짝 등장했다. 딴 뜻이 없다. 모친인 최서원씨를 사면해달라는 거다. 박 전 대통령과 경제적 공동체로 엮인 공범인데, 사면에서 제외된 것에 대한 항의다. 일리가 있다. 법은 국민 모두에게 같은 잣대로 적용돼야 한다. 사면권이 대통령 자신의 입맛에 따라 휘둘려서는 안 된다. 최씨를 사면하는 게 맞다. 그러면 사면권자의 진정성이 의심받지 않을 테니.전현직 대통령들은 국민에게 마음의 빚을 졌다. 늦었지만 사과해야 한다. 그런데 일언반구조차 없다. 국민을 무지렁이로 아는 건지. 이는 국민에 대한 정서적 학대다. 심지어 검수완박을 두고 관련 법과 제도를 탓하며 서로 으르렁댄다. 현행 법과 제도는 나무랄 데 없다. 운용하는 사람이 문제다. 정치검사가 왜 생겼겠나. 수요가 있었기 때문이다.장용택 논설위원
[자유성] 밴댕이 소갈머리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이 민주당의 검수완박 관련 법안 처리에 협조한 것에 반발하며 "당신의 그 '앙증맞은 몸'으로 국민의힘 의원들 위를 밟고 지나가기 위해 구둣발로 저희를 걷어차며 용맹하게 의장석으로 올라왔다. 당신이 얘기하는 민주주의가 이런 것이냐"고 했다. 박 의장의 왜소한 체격을 비하했다. 연유를 떠나 배 의원은 비난받을 처신을 했다.과거 공중부양과 최루탄 투척, 그리고 빠루 사건으로 점철된 '동물 국회'를 안정시키기 위해 국회선진화법을 만들었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막말과 욕설로 난장판 국회로 되돌아왔다. 지난달 22일 박 의장의 검수완박 중재안을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받아들였다가 돌연 이를 파기했다. 상식 밖의 일이다. 5년 만에 정권을 내준 민주당은 검수완박 법안을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에 결국 통과시켰다. 의회 다수당이 목숨 걸고 달려드는 데야 이를 제지할 방법이 현실적으로 없다. 완력으로 틀어막으면 여론만 악화시킬 뿐이다. 최선책은 2년 후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민심을 얻어야 한다.'소고기 발언'에다 정부의 실외 마스크 벗기에 대한 과민 반응을 보인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도 여론 악화에 일조했다. 대통령 취임식 초청 대상 선정에서도 인색했다. 또 떠나는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마지막 밤을 보내도록 배려하지 않았다. 이러니 '밴댕이 소갈머리'라는 소리를 들을 수밖에. 정권을 잡았다고 전 정권을 토끼몰이하듯 다뤄서 될 일인가. 이런 협량한 태도라면 6·1지방선거와 다가오는 총선에서 이길 수 있을까. 장용택 논설위원
[자유성] 비인도적 무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한 달이 넘었다. 장기전으로 돌입할 태세다. 민간인 피해 상황이 외신을 타고 속속 들어온다. 거리마다 방치된 시신과 부상자의 모습이 생중계된다. 러시아군이 폭탄 속에 못이 들어있는 '강철비' 이른바 플레셰트탄을 퍼부었다고 한다. 국제사회가 '비인도적 무기'를 사용한 러시아를 맹비난하고 있다.세상에 인도적인 무기는 없다. 무기는 타인을 살상하는 게 목적이다. 공식용어는 아니다. 다만 위력이 무차별적이거나 필요 이상으로 과도하게 피해를 주는 무기를 통칭한다. 1980년 유엔은 '특정 재래식 무기 금지협약(Convention on Certain Conventional Weapons)'을 주창했다. 이 협약이 정한 비인도적인 무기로는 대인지뢰와 부비트랩, 소이무기, 레이저 무기 등이 있다. 사용을 금지하고는 있으나 구속력이 없다. 이후 과학기술의 발달로 확산탄과 열압력탄 등 더 잔인한 무기가 등장했다. 러시아는 이런 비인도적 무기를 민간인 지역에 무차별 사용한다. 세계가 푸틴의 잔혹함에 치를 떨지만 경제적인 제재 외엔 달리 할 게 없다.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우리는 남의 나랏일로 치부한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라는 불꽃놀이를 해대도 가만히 있다. 여야 모두 '검수완박'과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 매달려 날밤을 새운다. 정작 국민은 유사시 대피할 장소조차 모르고 있다. 전쟁이 나면 앉아서 죽으란 소리다. 예비군은 물론, 전쟁 발발 시 예상되는 자원병에게 지급할 개인 화기조차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게 나라냐'라는 욕이 나올 만하다. 장용택 논설위원
[자유성] 장애인 배려
할리우드 배우 윌 스미스가 최근 미국 영화예술아카데미로부터 아카데미 시상식 10년간 참석 및 출연 금지라는 징계를 당했다. 이번에 그는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지난달 27일 열린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 도중 다큐멘터리상 시상자인 크리스 록이 탈모증세로 삭발한 윌 스미스의 전 부인을 조롱하는 농담을 했다. 그러자 갑자기 무대로 올라가 크리스 록의 뺨을 후려갈겼다. 서구권에선 농담에 관대한 분위기다. 우리는 어떤가. 폭력은 나쁘지만 그래도 가족을 건드리는 것은 지나쳤다는 반응이 높다.더불어민주당 J의원이 지난 6일 휠체어를 타고 서울 지하철을 이용해 국회로 출근하는 '휠체어 챌린지'에 나섰다가 지하철 출구에서 뒤로 벌렁 넘어졌다. 크게 다칠 뻔했다. 다행히 챌린지를 끝까지 마무리했다. 다음날 J 전 국민의힘 의원은 "문정권 5년 오로지 '일'은 제끼고 '쇼'만 했다"고 비아냥댔다. 앞서 장애인 이동권을 두고 장애인 단체와 설전을 벌이면서 이번 사태를 촉발시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그는 "챌린지 체험 전에 지하철을 자주 이용해 보시라"고 거들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50대 장애인이 서울지하철에서 전동휠체어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이동하다가 전복돼 숨졌다. 유명무실한 장애인차별금지법의 희생자다.이 대표의 가벼운 입이 매를 자초하고 있다. 한두 번이 아니다. 이쯤 되면 습관적이다. 장애인의 이동권은 배려가 아닌 권리임을 모르는가. 곧 집권 여당의 대표가 된다. 먼저 역지사지부터 배우시라.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도 기억하라. 대표 리스크가 지방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장용택 논설위원
[월요칼럼] 역대 대통령들의 末路(말로)를 보라
멀리 갈 것도 없다. 2007년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가 피를 튀기며 한나라당 대선 후보를 다툴 때다. "다스가 누구 겁니까. 여러분"이 기억난다. 이 전 대통령은 현재 구치소에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31일 특별사면·복권됐으며, 현재 대구 사저에서 머물고 있다. 서로 죽일 듯이 까발리다가 나중에 독이 됐다. 국정농단과 각종 게이트 파문으로 박 대통령은 헌정사상 첫 탄핵을 당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정권을 잡았다.신군부로 광주민주화운동을 폭력으로 진압했던 전두환·노태우 두 대통령이 지난해 세상을 등졌다. 지금 제대로 누울 자리조차 잡지 못하는 신세가 됐다. 대통령 리스크가 5년마다 이어진다. 또 한 분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흑역사다. 상도동이니 동교동이니 하고 다퉜다. 지척에 전직 대통령 사저가 있었지만 내왕조차 없었다. 원수지간이 됐다. 이·박 전 대통령의 심정은 어떨까. 반성을 할까. 측근들을 원망하고 있을까. 지독한 악연으로 엮였다.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현실이다.문 대통령의 출발은 참 좋았다. '공정과 정의'로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비전문가를 무작정 믿고 쓰다가 부동산 불장을 초래했다. 임기 내내 검찰개혁을 외쳤으나 결국 막장이 됐다. 특히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내로남불' 행태와 "소설 쓰시네"라고 내뱉었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언사. 정권 교체의 클라이맥스를 장식했다. 문 대통령 자신이 그토록 신임했던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통령이 될 줄이야. 알았다면 중용하지 않았을 텐데. 이미 지난 일이다.지난 대선에서 0.73%포인트 차이로 보수가 이겼다. 24만7천여 표다. 역대 최소 표차다. 호사가들은 '깻잎 한 장 차이'라거나 'A4용지 한 장 차이'라고 비유했다. 표현이 기발했다. 깻잎은 얇지만 이게 없으면 쌈의 맛이 안 난다. A4용지 한 장이라고 함부로 다뤄서는 안 된다. 손 베인다. 대통령보다 더 지혜로운 국민이 이런 판단을 했다. 까불지 말고 협치하라는 준엄한 명령이다.대선 후 한 달 남짓 지났다. 국민의힘과 대통령 인수위 관계자들은 연신 웃는다. 한술 더 떠 입방정이 난무한다. 올드보이들의 귀환도 볼썽사납다. 마냥 꽃길이다. 마치 영원할 것처럼. 코앞에 172석이 기다린다. 국회 동의 없이 한 발짝도 어림없다. 2년 동안이다. 더 있다. 코로나19로 피해 본 자영업자 지원은 대체 무엇으로 할 건가. 중요한 민생 대신 당선인 집무실 이전을 비롯한 곁가지 일에만 집착하고 있다. 석패했다는 진보측은 어떤가. 대선 기간이 조금만 더 있었으면. 아직 개꿈 꾸고 있다. '졌잘싸'라고 한다. 말로만 반성할 뿐 패인 분석에는 일언반구도 없다.양측 모두 6·1 지방선거에 올인하고 있다. 50여 일 남았다. 지는 쪽은 치명적이다. 더군다나 2년 후 총선이 기다리는데도 두 진영 다 하루살이처럼 촐싹댄다. 공약 실천은 나몰라라다. "전직이나 현직 대통령 사저 가격이 20억원대 중반이란 것만 기억난다"라고 한다. 국민의 탄식이다. 아랍 속담에 "밤새 산이 움직였다면 믿되, 사람이 변했다면 믿지 말라"고 했다. 유대인들은 "큰 부자에게 아들은 없다. 상속인만 있을 따름"이라고 설파했다. 사람 보는 눈이 모자라면 성공한 대통령으로 남기 어렵다. 특히 '0선'대통령은 더하다. 대통령 당선인은 역대 대통령들의 말로(末路)를 잘 보시라.장용택 논설위원장용택 논설위원
[자유성] 안락사
참 잘생겼다. 키가 1m76㎝다. 1935년생이니 올해 87세다. 푸른 눈에 각진 얼굴, 앙다문 입술에 담배를 문 모습이 멋졌다. 야전 점퍼를 걸치든 무엇을 입든 잘 어울렸다. 자신의 이름을 세계에 알린 영화 '태양은 가득히'(1960년)에서 상의를 벗은 채 보트를 운전하는 모습은 남성팬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을 정도였다. 보디빌딩으로 가꾼 몸매가 아니었다. 노동으로 다져진 근육질 가슴을 자랑했다. 바로 알랭 들롱의 프로필이다. 프랑스가 낳은 미남 배우로 아직도 정정하다.불우한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10대 중반에 인도차이나 전쟁에 참전했다. 귀국 후 영화배우로 나섰다. 인성은 별로였던 모양이다. 공부도 많이 못 했다. 하지만 유복한 가정 출신에다 대학을 나온 장 루이 트랑티냥, 장 폴 벨몽도와 함께 1960년대부터 프랑스 영화를 이끌었다. 할리우드를 주름잡던 로버트 레드포드, 폴 뉴먼 등과 어깨를 겨뤘다. 당시 이소룡도 이름을 날렸다.화려한 여성 편력으로 유명했지만 여배우 나탈리 들롱과 결혼해서 아이를 낳았다. 암 투병 중이던 그녀는 안락사를 원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해 1월 파리에서 세상을 떠났다. 프랑스와 달리 안락사가 허용되는 스위스에 머무는 그는 최근 안락사를 선택하기로 결심했다. 호주의 저명한 식물학자도 104세인 2018년 스위스에서 안락사했다. 우리나라도 초고령화 사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죽을 때까지 건강하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 국내에서 안락사는 불법이다. 안락사 허용 여부를 진지하게 고민할 때가 됐다. 아름다운 죽음을 스스로 선택할 권리가 있지 않을까. 장용택 논설위원
[자유성] 동냥 깡통
지난 주말 전국적으로 봄비가 꽤 왔다. 강원도를 비롯한 북부지방엔 대설주의보가 발령됐다. 서울 면적의 41%를 태운 역대 최대 규모의 울진 산불이 난 지 엊그젠데. 야속하다.울진 산불 와중에 인정이 담긴 미담이 이어졌다. 전국에서 모여든 산불 진화 인력에게 울진지역 자영업자들이 무료로 먹여주고 재워줬다. 우리는 곤경에 처한 이웃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제 배 곯아도 남에게 막 퍼준다. 도와주지 못할망정 거지 동냥 깡통을 걷어차는 사람을 멀리했다. 우리 핏속엔 남을 도우려는 마음이 대대손손 흐르고 있는 모양이다. 나라가 위기에 처하면 승려나 농민, 심지어 기생까지 들고 나섰다. 관군에 비해 게릴라전을 펼쳤던 의병의 활약이 더욱 빛났다. 민족을 구하기 위해 몸을 던지는 성정때문이다. 한반도에서 5천년 역사를 이어온 원동력이다. 한국전쟁 이후 세계 최빈국에서 G7에 들어갔다. 이제 여러 경제지표에서 일본을 제치는 게 다 이유가 있다.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의 한 청년이 러시아를 땅만 큰 북한이고, 우크라이나가 대한민국과 비슷하다고 했다. 2008년 러시아의 침공을 받았던 그루지야에선 최근 고교 교과서에 대한민국이 140배나 넓은 땅을 갖고 있는 러시아 경제력을 뛰어넘는다고 기술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상황에서 농민들이 농자재·인건비 상승에 인력난마저 겪고 있다고 한다. 특히 양파 가격 폭락으로 농가 타격이 크다. 코로나19로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다. 항암작용을 비롯한 양파 효능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각 가정에서 양파 한 망이라도 더 구입하는 게 이들을 돕는 일이다. 장용택 논설위원
[자유성] 우크라이나
LA 폭동은 흑인 로드니 킹을 집단 폭행한 백인 경찰관들이 1992년 4월29일 열린 재판에서 무죄로 풀려난 것을 계기로 촉발됐다. 인종폭동이었다. 애꿎게도 한인 피해가 가장 컸다. 한인 상점들이 약탈당하자 한인 남성들이 자경단을 꾸렸다. 미국에선 민간 총기의 경우 자동사격장치 부착은 불법이다. 단발사격만 허용된다. 한인들은 앞줄에선 10여 명이 돌격하면 뒤에 있던 10여 명이 엄호사격했다. 자동 사격과 같은 효과를 냈다. 미군 특수부대처럼 움직이자 흑인들은 질겁을 했고, 폭동이 숙지는 계기가 됐다. 징병제를 도입한 한국 남성의 전투력은 탁월하다. 환갑 넘은 나이에도 사격에는 자신이 있다고 할 정도니.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2주 지났다. '어린아이 팔 비틀기'라던 전쟁이 길어지고 있다. 조국을 구하기 위해 6만여 명의 해외거주자들이 입국했다. 친러냐 친서방이냐를 두고 다퉜던 정치인들과는 다르다. 세계 5위 핵보유 국가였지만 핵을 포기하면서 얻은 자유는 휴지가 됐다. 남의 일이 아니다. 20대 대선이 뒷전일 정도로 불안하다. 우크라이나 땅덩어리는 남한의 10배다. 폴란드를 비롯한 인접국가에선 피란민을 가족처럼 받아주고 있다. 대한민국은 삼면이 바다인 데다 협소하다. 피란 갈 곳조차 없다.오늘 밤이면 군미필 대선후보가 대통령 당선자로 선출된다. 명심할 점은 전쟁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부국강병은 소리없이 진행해야 한다. 당선자는 인수위 구성에 앞서 사격술을 비롯해 개인화기를 다루는 법을 익혔으면 한다. 안보가 얼마나 귀중한지 몸소 체험해보라는 얘기다. 장용택 논설위원
[월요칼럼] 국민 각성이 더 중요해진 대선
며칠 전 밤늦게 동네 편의점에 들렀다. 불로 생막걸리 두 병을 샀다. 때마침 종편채널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관계자 두 명이 출연해 자당 대선 후보 홍보에 열을 올렸다.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들이 함량미달인 줄 알면서도 억지춘향식으로 치켜세워서 역겨웠다. 속에서 천불이 나서 술병을 집어 드니 뜻밖의 글귀가 보였다. '3월9일 대통령 선거. 투표소 가기 전, 정책·공약 확인'이라는 세로 문구였다. 대구시선관위에서 의뢰한 투표 독려 광고였다. 헛웃음이 나왔다.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주는 막걸리회사보다도 못한 게 정치판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이번 대선은 참으로 희한하다. 집권 여당 말마따나 자신이 먹던 우물에 침을 뱉고 나온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안방을 접수했다. 자당 출신의 후보를 배출하지 못한 제1야당은 처음이다. 기괴한 출발이다. 선거판마다 상수였던 '김종인 매직'도 이번엔 맥을 못췄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부인과 윤 후보 부인이 선거판에서 사라졌다. 사상 처음이다. 게다가 제대로 된 정책과 공약은 없다. 대신 역대 최악의 마타도어와 막말이 판치고 있다. 유력 주자 모두 '0선'이다 보니 여의도 출신 호위무사들이 곁에서 훈수를 둔다. 직언은커녕 아첨만 난무한다. 집단지성은 감히 끼어들 틈조차 없다. 아사리판이다. 지지율조차 막판에 오차범위 내 박빙이다. 진영 대결로 굳어질 태세다. 갈길을 찾지 못하는 중도표 흡수가 관건이다. 득표할 수 있다면 무슨 짓이든 벌일 태세다. 이 와중에 문재인 대통령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자신의 지지율을 뛰어넘지 못하는 이재명 일병을 구하기 위해서다. 또 '취임하면 꼭 적폐 수사를 하겠다'고 선방을 날린 윤 후보를 몰아붙이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금과옥조였던 탈원전 정책을 거둬들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대선 막판 변수로 떠올랐다. 유력 후보들은 천지도 모르고 상대방 흠집내기에 혈안이 됐다가 '외교·안보'라는 복병을 만났다. 선거유세에서 국가 기밀 사항인 줄도 모르고 막 지껄이다가 뜨거운 감자를 먹어야 하는 형국이다. 이번 대선의 승패는 극장골을 누가 터뜨리느냐에 달렸다. 이 후보가 고배를 마신다면 의혹 관련자들이 스스로 생을 마감한 대장동 스캔들과 부인의 법인카드 불법 사용 때문이리라. 윤 후보가 패배하면 정권교체율에 취한 나머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껴안지 못한 점과 '본부장'스캔들 때문이겠다. 이준석 당 대표의 가벼운 입에도 책임이 있다. 누가 돼도 거기서 거기라고 한다. 결과에 상관없이 9일 남은 대선이 빨리 끝났으면 하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세계경제를 압박하는 인플레이션이 코로나19 상황과 맞물리고 있다. 수출로 연명하는 우리에겐 큰 위기다. 이 때문에 이육사의 시 '광야'에 나오는 '백마 탄 초인(超人)'을 간절히 원했다. 하지만 삐쩍 마른 늙은 말 '로시난테'를 탄 '돈 키호테(Don Quixote)'가 오고 있다. 박복하다고 한탄한들 어쩌겠나. 5천년을 견뎌온 민초(民草)들의 숙명 아니었던가. 어쨌든 차악과 5년을 함께해야 한다. 오늘부터 대선 투표용지 인쇄에 들어간다. 3월4일부터 이틀간 사전투표가 있다. 소중한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 민초들이 정치권에 던질 수 있는 유일한 무기여서다. 투표율만이라도 최고치를 경신했으면 한다. 어제 오전 북한이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국민이 눈을 크게 뜨고 있어야 한다.장용택 논설위원장용택 논설위원
[자유성] 코로나19 안심 숙소
지난 1월 말 50대 A씨의 20대 딸이 오미크론에 감염됐다. 고열과 인후통 증세로 두 번에 걸쳐 PCR검사를 받은 결과 양성 판정을 받고 자가격리됐다. A씨 부부와 아들은 음성이었다. 같은 아파트에서 지내다 보니 딸로부터 감염이 될까 봐 걱정이 됐다. 평수가 넓은 아파트여서 함께 가슴 조이며 지냈다. A씨의 딸은 2주 뒤 음성 판정을 받고 격리해제 됐다. 최근 오미크론 감염자가 더블링을 하면서 재택 치료자가 전국적으로 50만명을 상회한다. A씨 가족과는 달리 거주공간이 협소할 경우가 문제다. 가족 간 접촉으로 인한 감염사례는 전체의 30%나 되기 때문이다. 동거 가족이 집을 나와서 지낼만한 숙소를 찾기가 만만치 않다.지난 1월 말 경남 진주시와 창원시에서 묘안을 냈다. 바로 지자체 차원에서 안심숙소를 마련한 것이다. 재택 치료자 가족을 위한 숙소다. 재택 치료자 가족만 입소할 수 있다. 백신 2차 접종을 끝내고, 입소 48시간 이내에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는 등의 조건을 갖춰야 한다. 인원에 상관없이 가족당 1박에 1만원을 내고 최장 7박8일 동안 지낼 수 있다. 이곳에 머무르면서 직장 출퇴근과 등하교가 가능하다.모든 객실에는 개별화장실과 침대, 냉장고, 책걸상 등이 갖춰져 있어 단기간 불편함 없이 지낼 수 있다. 이불과 수건·세면도구 등이 제공된다. 실내취사는 금지하지만 전기레인지나 전기포트 반입은 허용되며, 배달음식 주문도 가능하다. 입소자는 오전 6시부터 밤 10시까지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지만 외부인 출입은 안 된다. 오미크론 감염자가 폭증하면서 재택 치료 위주로 방역이 대전환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참으로 신박한 아이디어다. 관련 지자체에는 문의 전화가 쏟아진다고 한다. 이달 중순부터 대구시 중·서·북·수성구와 달성군에서도 비슷한 형태의 안심 숙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용자 숙박부담액은 하루 2만원이며, 나머지 4만원은 대구시가 부담한다. 타 시·도에 비해 늦었지만 다행이다. 대구경북 각 지자체에서도 벤치마킹했으면 한다. 장용택 논설위원
[자유성] 군위 편입법
대구경북 국회의원들과 권영진 대구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등이 지난 10일 국회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주재로 간담회를 열고 '군위군의 대구시 편입을 골자로 한 경북도와 대구시 간 관할구역 변경에 관한 법률안' 처리에 관해 논의했다. 이날 참석 의원 전원이 군위의 대구시 편입안에 대해 찬성했지만 "2월 임시국회 처리에는 시간이 촉박해서 대선 이후 차기 임시국회, 이르면 3월 늦으면 4월에 처리되도록 힘을 모으겠다"는 선에서 회의를 마쳤다.이런 상황을 초래한 김형동(안동-예천) 의원은 간담회에 불참한 채 전화로 반대했다고 한다. 김 의원은 지난 7일 만장일치 관례를 따르는 법안소위에서 반대의견을 내 법안 부의 자체를 무산시킨 바 있다. 이로써 군위군의 대구 편입은 사실상 무산됐고, 6월 지방선거에서 '대구시 군위군'으로는 선거조차 치를 수 없는 상황에 내몰렸다. 김 의원이 또다시 법안소위에서 반대하면 수포로 돌아간다.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은 500만 대구경북민의 백년대계였다. 수도권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삼성과 LG가 구미를 버렸다. 최근 포스코 지주사의 서울행도 마찬가지다. 하늘길이 없기 때문이었다. 알다시피 20년에 걸쳐 공항 이전에 목을 맸다. 보수 정권도 외면했다. 가덕도 신공항만 챙긴 진보 정권에선 서자 신세였다. 이런 상황에서 구걸하다시피 해서 이뤄낸 것이다. 유승민 전 의원은 국회 국방위원장을 지내면서 대구공항 이전에 매진했다. 김범일 전 대구시장과 권영진 대구시장, 그리고 이철우 경북도지사, 김영만 군위군수의 노력은 필설로 다 옮길 수 없다. 김 의원 등 경북의 일부 국회의원이 지역구 조정으로 자신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이유로 이런 치졸한 짓을 했다. 김 의원이 총대를 맸다고 한다.대구경북은 바이오 산업과 2차전지 등 차세대 먹거리 산업 유치를 통해 재도약하고 있다. 하늘길이 필요한 이유다. 김 의원의 행위는 대구경북민의 생계를 위협하는 범죄에 다름없다. 비겁하게 숨지말고 해명하라. 이에 관여한 국회의원 모두 직을 내놔야 한다. 장용택 논설위원
[자유성] 부모 심정
휴대폰을 만지다 보니 낯익은 전화번호가 보였다. 혹시나 해서 전화를 했다. 그러나 받지 않았다. 사실 기대조차 하지 않았다. 혹시나 받으면 "전화를 잘못 걸었습니다.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할 요량이었다. 돌아온 대답은 '없는 번호이니 확인하고 다시 걸어달라'는 말이었다. 다행이었다. 2년 전에 돌아가신 모친의 휴대폰 번호였다.늘 목에 걸고 다니셨다. 집 전화만 있으면 된다고 고집을 부리셨다. 치매없이 편하게 가셨다. 생전에 더 잘 모실 걸하는 생각이 들지만 이미 저 세상 분인 걸. 부모가 되고 보니 자식이 요구하면 몇십만원을 용처도 묻지 않고 줬다. 부모님께 용돈 한 번 드리기가 어찌 그리 어렵던지. '내리사랑은 있고, 치사랑은 없다'했던가.모정과 관련해 잊지 못하는 사진이 있다. 한국전쟁 당시인 1950년 가을. 대구역에서 전방으로 향하는 입영 열차를 앞에 두고 모자 간 생이별 장면이다. 헐벗은 흰색 치마 저고리를 입은 40줄의 어머니가 아들에게 줄 것이 없자 물 한 바가지를 건네면서 "총알이 날라오거든 요리조리 피해래이"라고 당부했다. 아들은 "걱정 마이소. 내가 어무이 아들 아입니꺼"라고 어머니를 달랬다. 사진 속 청년이 귀향했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다.명절 끝이다. 오미크론 영향인지 아파트마다 전 굽는 냄새가 사라졌다. 이 역병이 언제 물러갈지. 이 와중에도 부모와 자식 간 반가운 상봉도 있었다. 이번 설에는 노부모 앞에서 자식들끼리 언쟁은 없었는지. 장성한 자식을 둬보니 가장 가슴 아프게 하는 게 있다. 바로 자식들끼리 쌈박질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다.가끔 노래방에 가면 부모를 생각하면서 한 곡조씩 뽑는다. 나훈아 '홍시'나 김소월의 시를 유주용이 불렀던 '부모' 등이 선곡된다. 개인적으론 '모정의 세월'을 좋아한다. 한세일이 부른 고고풍의 경쾌한 노래다. 신나지만 가사만큼은 뼛속에 사무친다. 다들 정치판을 포함한 현 상황을 난세(亂世)라고 걱정한다. 해결책은 없을까. 부모의 마음으로 접근하면 된다. 제 아무리 난제라도 물 흐르듯이 해결된다. 장용택 논설위원
[자유성] 횡단보도 우회전
운전 경력이 제법되는 운전자조차 횡단보도에서 우회전할 때면 늘 머리가 아프다. 어떻게 해야만 교통법규위반을 하지 않을까. 보행자에게도 피해가 없을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어서였다. 횡단보도앞에서 우회전 깜빡이를 넣고 보행자가 지나가기를 기다리게 되면 성격 급한 뒤차 운전자는 경적을 울린다. 심지어 상향등을 켜댄다. 성질을 낼 수도 없고 마음은 급하기만 하다. 여성운전자라면 충분히 공포감을 느낄만 하다.올해부터 횡단보도에 건너는 사람이 있든 없든 간에 무조건 정지를 해야 한다. 즉 정지를 하고 다시 출발을 해야 한다. 횡단보도를 지나 우회전 하더라도 보행자 신호등이 녹색일 때는 당연히 멈춰야 한다. 보행자 발이 횡단보도에 조금이라도 걸쳐 있으면 지나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 정지선에선 사람이 건너는 것과 상관없이 무조건 일시정지를 해야 한다.지난해 12월에 인천과 창원에서 우회전 하던 덤프트럭에 9세와 13세 어린이가 교차로에서 각각 치여 숨졌다. 우회전 차량에 의한 교통사고가 전체 보행자 교통사고의 10%나 된다. 사고 원인 대부분은 교차로에서 우회전하던 운전자의 부주의 때문이다. 이제는 우회전을 잘못하다간 범칙금에다 보험료할증까지 적용받게 된다.'1인 1자동차 시대'를 맞았지만 '보행자 우선'의 교통 정책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지난해부터 시행한 '안전속도 5030'도 정착됐다. 운전을 업으로 삼는 분들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지만 이제는 누구나 익숙해지고 있다.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도로 곳곳에 감시카메라가 있어서 과속은 옛말이 됐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이륜차 전면 번호판 부착 의무화와 보복 운전자 면허취소 기준 강화 등을 공약으로 내놨다. 전동 킥보드를 비롯한 개인형 이동장비 법제 정비를 비롯해 10여 가지나 된다. 이것이 바로 소확행 공약으로 피부에 와닿는다. 다만 교통 관련 법규위반에 대한 과도한 사면은 지양해야 한다. 자칫 교통법규 준수의식이 해이해질 수 있다. 장용택 논설위원
[월요칼럼]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말 지지율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여론조사 기관에 따라 다르지만 40%대 초반을 유지하고 있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임기 말에 이런 지지율은 없었다.대통령 재수를 거쳐 촛불로 대통령이 됐다. 당시 득표율은 41.1%였다. 국정농단에 대한 반감이 촛불집회로 이어지고 당시 보수에선 여러 후보가 난립하는 바람에 당선됐다. 어찌보면 운이 좋았다고 여길 수 있으나 지나고 보니 치밀하게 정권을 운영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한 땀 한 땀 수를 놓듯이 말이다.문 대통령의 가장 큰 숙원은 검찰수사권 독립이었다. 바로 박영수 특검에서 활약했던 윤석열 수사팀장을 중앙지검장으로 발탁했다. 두 계급을 건너뛰는 파격 인사였다. 이명박 대통령까지 사법처리했다. 이어 검찰개혁이라는 칼을 그의 손에 쥐어줬다. 서로 융화해서 잘하라고 보낸 조국 법무부 장관과 불화가 있었다. 조 장관 가족을 사법처리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도 심한 갈등을 빚었다. 어쨌든 검찰의 힘을 빼는데 성공했다. 문 대통령은 검경 수사권 독립은 물론 현재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공수처까지 출범시켰다. 정권의 명운을 걸어도 불가능하게 보였던 검찰개혁을 해냈다. 이 와중에 조국과 추미애라는 진보세력의 대표주자들이 치명상을 입었다. 그리고 지난해 초 여권에서 부동의 대선주자 1위였던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박근혜 사면 카드를 꺼냈다 지지세가 추락했다. 문 대통령은 단호하게 거절했다. 그 이후 이 전 국무총리는 이재명 후보에게 밀리면서 정권 재창출의 조력자로 전락했다. 그리고 지난해 말 전격적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사면하고, 감사의 인사를 받아냈다. 정치적 부담을 덜면서 이 후보를 지원하는 효과도 가져왔다. 보수에겐 짐을 지웠다. 양수겸장(兩手兼將)의 묘수다. 윤 후보는 민주당이 키웠던 인물로, 배신자라는 프레임을 씌웠다. 더불어민주당에선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을 투옥시켰던 윤 후보의 전력을 거론하며 흠집을 냈다.보수는 높은 정권교체 여론에 취한 나머지 윤핵관이니 뭐니 하다가 허송세월했다. 내분을 수습하면서 이젠 정권교체를 바라는 응답이 정권유지율 응답보다 10%포인트 이상 높게 나온다. 하지만 이·윤 후보 두 명의 지지율은 문 대통령 지지율 아래인 35%선에 머문다. '부동산을 불장으로 만들었다'는 게 문 대통령에게 가장 뼈아픈 대목이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부동산을 소유한 계층에선 졸지에 부자가 됐다. 여야 가릴 것 없이 정권을 잡으면 부동산 관련 세금을 대폭 낮추겠다고 하니 기다리면 된다. 겉으로야 정권교체를 외치지만 속으로는 답답할 게 없다. 그러니 지지율이 이처럼 높게 나오는 것 아닌가. 문 대통령은 '삶은 소대가리'란 소리를 듣기도 했고, 줏대없다는 비난도 들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용의주도하게 정치판을 이끌고 있다. 현재 법이 허용하는 한도내에서 이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 자영업자 재난지원금 지급도 그 일환이다. 이 후보와 결은 다르지만 문 대통령에겐 어쨌든 정권재창출이 과제다. 박빙인 현 대선 판국에서 조금만 거들어줘도 큰 효과가 난다. 박 전 대통령의 향후 행보도 대선판을 크게 뒤흔들 수 있다. 그런 포석때문에 사면한 것 아닌가. 야당에서 대통령이 나오면 정국운영이 순탄할까. 180여 명인 진보 진영 국회의원들이 걸림돌이다. 5년 단임제 하에서 대통령에겐 첫 2년이 매우 중요하다. 진보세력과 협치를 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칫 식물대통령이 될 수 있다. 그렇다고 지금 대선판을 보니 보수가 대오각성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문 대통령이야말로 소리없이 자신의 의도를 실현시키는 탁월한 전략가임에 틀림없다. 역사는 어떻게 평가할까.장용택 논설위원장용택 논설위원
의료대란으로 번진 의대 증원
병원 떠났던 대구 수련병원 전공의 700여 명, 복귀 시점 마지날에도 '요지부동'
[의대 증원 집행정지 각하·기각] 탄력받는 정부의 의료 개혁…남은 숙제는 전공의 복귀와 의사 설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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