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예견된 총선 대참패에도 국민의힘, 공동묘지 속 평화 상태…창조적 변화·혁신 추동할 것"
"국민의힘은 총선 대참패를 당한 후에도 '공동묘지 속의 평화' 상태다. 사실상 죽어있다."
3일 대구를 찾고 영남일보와 만난 국민의힘 윤상현 당 대표 후보가 "지난 총선 궤멸적인 참패는 '예견된 참패'였다"며 "제가 작년, 재작년 '수도권 위기니까 대책을 만들어달라. 뺄셈 정치하면 안 된다'고 해왔지만, 당은 비겁하게 계속해 침묵했다. 이런 식의 당의 행태에 분노한다"고 했다.
그는 "수도권 험지에서 처절하고 절박하게, 절실하게 살아가는 정치를 하는 윤상현의 살 길은 당의 변화와 혁신이다"라며 "당의 변화와 혁신의 추동은 나 같은 사람이 할 수 밖에 없다. 당 중앙을 폭파시킬 정도의 창조적 혁신·파괴를 하고 싶다"며 당 대표 출마의 변을 밝혔다. 윤 후보는 수도권 험지에서 내리 5선을 지낸 중진 의원이다.
윤 후보는 현재 국민의힘에 대해 "'이익집단' 성격이 강하다"며 냉정하게 진단했다. 그는 "이념적인 동지 의식이 부족하다. 민주당과의 큰 차이점"이라며 "당 대표가 되면 여의도연구원을 혁파시키고 싶다. 시도당 아카데미를 부활시켜 자유민주주의 우파 이념에 충실한 이념 정당, 가치 정당으로 만들겠다"고 공약을 내걸었다.
윤 후보는 최근 경쟁자인 한동훈·원희룡 후보는 전당대회에 안 나오는 게 맞다고 주장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이에 대해 그는 "두 후보는 우리 당의 중요한 대선 후보군이다. 그러나 이번 전당대회에 들어올 타이밍은 아니다"라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의 싸움에서 지신 분들인데 엄밀한 의미에서 자숙하고 성찰할 시기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대권 후보는 내년도 9월 사퇴해야 한다. (당 대표가) 대권으로 가기 위한 수단이 될 공산이 큰데, 다른 대권 후보와의 불공정 논란이 있다"며 "또 주 전장(이재명 대표)이 국회 내에 있기 때문에 주 전장 싸움은 원내에 있는 사람이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한 후보에게 "당 대표와 대통령과 신뢰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며 "신뢰가 없으면 당정관계가 설 수 없다. 공자는 자공에게 '무신불립(無信不立·믿음이 없으면 설 수 없다)'고 했다"고 직격했다. 자신이 윤 대통령과 신뢰 관계가 있다는 점을 거듭 드러내기도 했다.
윤 후보는 지난 5월 보수혁신 토론회를 위해 영남일보를 찾은 뒤 홍준표 대구시장과 면담하기도 했다. 당시 홍 시장과 나눈 이야기를 묻는 질문에 그는 "'(홍 시장이) 중진이 뭐하냐. 또 점령 당할 거냐. 점령군이 한 번이면 족하지 두 번 점령 당할 거냐'는 식의 말을 했다"며 "중진들이 나와서 전당대회에 나가야지 왜 가만히 있느냐, 당을 살리는 게 중진들이라는 말이었다"고 했다.
경쟁 후보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지지율이 잘 나오지 않는 데 대해 윤 후보는 "저는 중앙정치 무대로부터 한참 바깥에 있었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을 모신 등 여러 정치적 업보 때문에 정치적 처벌을 달게 받았다. 그래서 중앙무대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았던 반면, 다른 후보들은 전부 다 대권 후보들이다. 저와 인지도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제가 절절히 외치는, '깨어있는 당원·시민과의 보수혁명'의 진정성 취지가 잘 전달된다면 좀 나아지지 않을까 고대하고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후보간 단일화 등 '합종연횡' 가능성에는 "지금 그걸 생각하는 것은 당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선 그었다.
윤 후보는 대구경북(TK) 시도민을 향해 "우리 당이 그나마 108석을 갖게 된 것은 영남 시민들의 지지덕분이다. 무한 감사를 드린다"며 "여러분의 자존심을 살리고 싶다. 홀대라는 게 있다면 인사상, 예산상 방법을 통해 불식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또 "'박정희 정신'을 갖고 영남 중심으로 우리가 좀 더 수도권 중원으로 진격해서 전국 정당을 만들자"며 "그게 결국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키는 것이고, TK 시도민의 최고의 자부심이 될 수 있지 않겠나. 영남 시도민도 '전국정당', '수도권 지도부'가 왜 필요한지, 윤상현이 왜 필요한지를 한 번 헤아려주셨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국민의 힘 윤상현 당대표 후보가 3일 오전 대구 남구 대구아트파크에서 영남일보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지현기자 lozpjh@yeongnam.com국민의 힘 윤상현 당대표 후보가 3일 오전 대구 남구 대구아트파크에서 영남일보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지현기자 lozpjh@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