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미닝아웃(Meaning out)

  •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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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7-29   |  발행일 2021-07-29 제23면   |  수정 2021-07-29 07:25

최근 발생한 물류창고 화재로 쿠팡 불매운동이 벌어졌다. 한 조사에 따르면 쿠팡 앱 사용자 수는 사고 후 4일 만에 47만명이나 줄었다. 그 이유의 하나로 전문가들은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 Z세대)의 '미닝아웃'을 들었다. 노동자를 생각하지 않고 화재 책임을 회피하는 등 비윤리적인 기업이라는 인식이 확산해 인터넷상에서의 쿠팡 탈퇴와 함께 불매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노브랜드의 대체육 너겟인 '노치킨 너겟'이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4월부터 판매된 이 제품은 3개월간의 목표치인 10만 개 판매를 한 달 만에 달성했다. 노치킨 너겟은 동물복지를 고려해 미생물에서 추출한 단백질로 만든 제품이다.

단순히 물건을 사는 데 그치지 않고 소비행위 등을 통해 개인의 신념, 가치관을 표출하는 미닝아웃이 확산하고 있다. 소비자운동인 미닝아웃은 의미·신념을 뜻하는 '미닝(Meaning)'과 '벽장에서 나온다'라는 뜻의 '커밍아웃(Coming out)'이 합쳐진 신조어다. 제품, 서비스의 가격이 비싸고 기능과 품질은 다소 떨어지더라도 자신의 가치관에 맞으면 제품을 구매한다. 소비행위에 단순히 물건을 취득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기업의 윤리, 사회적 책임은 물론 친환경, 동물복지 등의 실천 여부를 따져 소비한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서 해시태그 기능을 사용해 자신의 관심사를 공유하고 비윤리적이거나 불공정한 기업의 제품에 대해선 불매운동을 벌이기도 한다.

미닝아웃은 개인의 의견과 취향을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디지털 미디어에 익숙한 M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했다. MZ세대의 52%가 미닝아웃 소비를 한다는 조사도 있다. GS25 '남성 혐오 논란'으로 인한 대표 교체, 동아제약 성차별 채용에 대한 불매운동 등도 미닝아웃의 영향으로 볼 수 있다. 이젠 제품의 가격, 품질 말고도 생각할 게 더 늘었다. 사회적 의미도 찾아야 한다. 김수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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