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선한영향력가게

  •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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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9-01   |  발행일 2021-09-01 제27면   |  수정 2021-09-01 07:10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이 많은 가운데 선한 행동으로 주변에 훈훈함을 주는 이들이 있다. '선한영향력가게' 운영자들이다.

선한영향력가게는 서울 홍익대 앞 '진짜파스타' 가게 오인태 대표가 결식아동에게 무상으로 음식을 제공해주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오 대표는 아이들이 급식카드를 보여주면 결제하지 않고 음식을 제공했다. 그의 선행이 온라인을 통해 널리 퍼져나가면서 이에 동참하는 가게가 늘고 있다. 현재 전국 2천여 곳이 선한영향력가게로 등록됐다. 대구와 경북도 각각 100곳 정도의 가게가 동참했다. 식당이 많지만 카페·안경원·학원 등 다양한 업종에서 동참했다. 나눔에 참여하는 사람 대부분이 소상공인들이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코로나 사태로 누구보다 큰 타격을 입은 이들이기 때문이다.

사회가 각박해졌다고 하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선한 행동을 이어가는 이들이 있어 어제보다 오늘이, 오늘보다 내일이 더 행복하고 따뜻해질 수 있다는 희망을 품는다. 유명한 '명상록'을 남긴 로마의 철학자이자 황제였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수천 년을 살 것처럼 행동하지 마라. 죽음이 늘 너의 곁을 맴돌고 있다. 너의 생명과 능력이 다하는 날까지 선한 사람이 되도록 하라"고 했다. 거창한 목표를 이루려고 아등바등하기보단 선하게 살려고 노력하라는 것이다. 나는 새도 떨어뜨릴 정도의 최고 권력을 쥔 이가 남긴 말이라 더욱 가슴에 와닿는다.

선한영향력가게를 누군가는 '일상의 영웅'이라고 했다. 맞다. 그들은 쉽게 볼 수 있고, 될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영웅이 아무나 되는 것은 아니다. 선한 행동은 누구나 생각할 수 있지만 실천에 옮기기는 힘들다. 어려운 시기에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나눔을 실천하는 선한영향력가게 운영자들의 행동력에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우리 모두 선한 영향력을 선사하는 작은 나눔에 동참하길 기대해 본다. 선한 영향력이야말로 코로나 사태로 얼어붙은 공동체 사회를 녹여내는 가장 강력한 힘이다. 김수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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