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타워] 노후(know who)가 노후(老後)를 결정한다 (2)

  • 김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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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9-02   |  발행일 2021-09-02 제23면   |  수정 2021-09-02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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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 교육인재개발원장 겸 CEO 아카데미 부원장

3년 전 이맘때, 필자는 '노후(know who)가 노후(老後)를 결정한다'라는 제목의 칼럼을 썼다. '누구를 아느냐 (know who)'가 노년의 삶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주 내용이었다. 그런데 같은 제목으로 두 번째 칼럼을 쓰는 이유는 노년에 대한 이야기가 갈수록 많이 들리기 때문이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빠른 속도로 초고령화 사회로 가고 있다는 의미다.

늙는다는 것은 건강·돈·일·친구·꿈을 잃어간다는 것이라는 괴테의 말은 노년을 아주 정확하게 표현하는 말이다. 최소한 100세 시대라는 말이 나오기 이전까지는 그랬다. 하지만 지금은 의학기술의 발달로 늙어서도 건강할 수 있으며, 연금 등으로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노인들도 많다. 당연히 노년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지고 있다.

저명한 미래학자인 마우로 F 기옌이 쓴 베스트셀러 '2030 축의 전환'은 노년에 대한 이야기를 비중 있게 다룬다. 기옌은 8가지의 큰 물결 때문에 지금 세상은 2030년에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8가지 큰 물결 중 하나가 노년층의 증가다. 요즘의 노년층은 경제적인 여유가 있고 정치에도 관심이 많아 노년층을 장악하면 부와 권력을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옌은 이렇게 적었다. "이제 많은 사람이 그저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잘사는 것에 초점을 두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저 오래 사는 것은 축복이 아니라 재앙이다. 오랜 세월을 병석에 누워서 100세까지 사는 것을 100세 시대라 하지 않는다. 102세에도 강연을 다니는 김형석 철학자는 그저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잘사는 분이다. 신의 축복을 받은 분이라 할 수 있다. 앞으로는 김형석 철학자 같은 분들이 꾸준히 나타날 것이다. 신의 축복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로 변해가고 있다.

그렇다면 잘사는 것은 어떻게 사는 것일까. 건강과 경제력 등 잘살기 위한 전제들은 많다. 필자는 그중에 인간관계에 주목한다. 여기에서 심리학자인 김경일 아주대 교수의 말을 떠올린다. 올해 5월 영남일보가 운영하는 CEO아카데미의 강사로 왔던 그는 "1961년생은 125세까지 산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의 단순한 예상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기대수명을 예측하는 학자의 분석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125세까지 사는 세상에서는 삼국지에 나오는 도원결의(桃園結義) 같은 인간관계가 아니라 느슨한 인간관계가 여러 개 있어야 한다"면서 "영남일보 CEO아카데미에서 만나는 관계가 느슨한 인간관계다"고 했다.

생각해보면 필자가 어릴 적에는 남자는 유비·관우·장비처럼 아주 끈끈한 인간관계가 하나만 있어도 된다고 배웠다. 그런데 100세 넘게 사는 시대가 되면, 의리로 똘똘 뭉친 인간관계 하나만으로는 외로워서 잘살기가 힘들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필자가 부원장을 맡고 있는 영남일보 CEO아카데미는 느슨한 인간관계 여러 개를 한꺼번에 만들 수 있는 제법 괜찮은 모임이다. 1년 과정으로 운영되는 프로그램이지만, 수료 이후에도 정기적으로 자체 모임이 있다. 또 총동창회가 구성돼 있고, 산우회와 골프회라는 동아리 모임도 활발하다. 머지않아 위드 코로나 시대가 될 것이니, 영남일보 CEO아카데미에 대한 관심을 가져보길 권한다.
김진욱 교육인재개발원장 겸 CEO 아카데미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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