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대구예술아카이브

  •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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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1-18   |  발행일 2021-11-18 제23면   |  수정 2021-11-18 08:42

대구시의 문화예술아카이브 구축사업이 본격화됐다. 이 사업은 흩어져 있는 지역 문화예술 자료를 발굴, 정리하는 프로젝트다. 아카이브가 구축돼야 지역 문화예술의 역사를 제대로 알 수 있다. 2013년 문을 연 대구예술발전소가 중심이 돼 사업을 시작했으나 전담 인력 부족 등으로 사업이 동력을 얻지 못했다. 지난해 7월 대구시가 전담조직을 만들면서 탄력을 받게 됐다. 오랜 현장 네트워크를 갖춘 '대구문화' 발간 인력을 투입해 전담조직을 꾸렸다.

먼저 작고 예술인을 중심으로 한 자료 수집, 생존 원로 예술인 구술 기록화 사업을 추진하는 등 과거 대구지역 문화예술의 기억과 흔적을 되살리고 이를 정리하는 작업에 속도를 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성과도 있다. 수집한 문화예술자료를 시민이 볼 수 있도록 한 '대구문화예술아카이브 열린 수장고'를 대구예술발전소 3층에 조성해 지난 4월 문 열었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이고 이 대화를 통해 미래를 만들어간다. 결국 역사를 잊으면 미래도 없다. 그래서 역사를 기억하는 사람이 중요하고 그들이 가진 자료 역시 소중하다. 옛것을 찾아내고 보존해야 하는 이유다. 예술인 개인이나 단체의 역사를 기록한 자료를 모으면 한 도시 혹은 나라의 예술역사는 물론 사회 전반의 변천 과정도 알 수 있다. 하지만 워낙 방대한 작업이다 보니 시간이 오래 걸리고 많은 사람의 협조가 필요하다. 역사적 기록이라 시간이 흐르면 유실될 가능성이 커 빨리해야 할 작업이기도 하다. 분야가 넓어 장기간 지속해서 사업비를 투입해야 한다.

꼭 필요하지만 쉽지 않은 문화예술 아카이브 구축사업이 늦게나마 본격화된 것은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몇 명 되지 않는 대구문화 발간 인력이 아카이브 구축이라는 큰 업무를 추가로 맡다 보니 업무 가중은 불 보듯 뻔하다. 사업이 안정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전문인력 충원이 시급하다. 대구문화예술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인력이 제때 충원되지 않으면 아카이브 구축이 자칫 보여주기식 자료축적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 김수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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