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대구 중구의 한 백화점에서 손님이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고르고 있다. 이자인기자 jainlee@yeongnam.com |
우울한 크리스마스였다. 대구의 자영업자들은 연신 한숨만 내쉬었다.
대구 도심에 인파가 몰려들어도 웃을 수 있는 형편이 아니었다. 방역수칙이 강화되면서 사적 모임이 4인으로 줄어들고, 영업시간도 오후 9시로 제한됐기 때문이다.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기 위해 백화점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식당이나 카페 업주들의 가슴은 더욱 타 들어갔다. 방역패스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백화점은 크리스마스 대목으로 활기한 모습이었다.
한 백화점 직원은 "오전부터 사람들이 쏟아져 나왔다. 크리스마스 선물용으로 쿠키 종류가 많이 나갔다. 잘 나가는 물건이 다 빠져서 새로 재고를 들여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또 다른 직원은 "크리스마스 한정 패키지는 거의 다 나갔다"고 했다.
크리스마스인 25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가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
실제 자영업자 단체들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 피해 자영업 총연합(코자총)'의 집단휴업 찬반 투표가 진행됐다. 투표 결과 한국외식업중앙회 85%가 집단휴업에 찬성했다. 전국 회원 5만1천490명이 투표에 참여, 4만3천710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지난 25일 오후 9시쯤 대구 수성구 신매광장. 배달 오토바이들이 한 가게 앞에 서 있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
식당 주인 A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연말 특수를 놓치니 답답하다. 방역수칙이 강화되면서 연말에 잡혀있던 예약도 80% 이상 취소됐다"면서 "내년까지 코로나19가 이어진다면 가게 문을 닫아야 한다. 언제까지 버틸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대구 수성못에서 2년째 식당을 운영하던 김모(37)씨는 "크리스마스라 평소보다 손님들이 많이 찾긴 했지만, 방역패스가 적용돼 대기줄이 길어지면서 손님들의 불만이 늘어났다. 또 대다수가 2~3인 손님이라 큰 매출 증가는 없었다"며 "주위의 친한 자영업자들도 죽을 맛이라며 하소연하고 있다"고 했다.
동성로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이모(42)씨는 "원래 우리 가게는 새벽 3시까지 영업을 하는 곳이다. 영업시간 제한으로 매출이 60~70% 떨어졌다"며 "방역패스가 아니라 힘든 자영업자를 위해 실질적인 정책을 펼쳐달라"고 호소했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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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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