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2021 정치이슈 5

  • 이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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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2-30   |  발행일 2021-12-31 제4면   |  수정 2021-12-31 09:35

대선을 앞둔 2021년 대한민국 정치는 그 어느 해보다 역동적이었다.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민심의 바로 미터가 된 4·7 재보궐 선거가 치러졌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의 지도부가 새로 꾸려지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헌정 사상 처음으로 30대 이준석을 당 대표로 선출했다.


한국 현대사에 비극을 몰고 온 두 주인공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은 한 달 간격으로 세상을 떠났고, 국정농단으로 유죄를 확정받고 수감 중이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특별 사면됐다.


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 국민의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각 당의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면서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자 사상 초유의 '0선 대결'로 평가되는 2 0대 대선 레이스가 시작됐다.

◆與, '대선 전초전' 4.7 재보선 참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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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7일 치러진 재보궐선거에서 당선이 확실시되는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오른쪽)가 각각 꽃다발을 받고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연이은 성 추문으로 공석이 된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등을 선출하기 위한 4·7 재보선은 20대 대선을 앞둔 전초전 성격으로 많은 관심을 모았다. 2020년 총선에서 완승한 더불어민주당이 '귀책 사유가 있으면 후보를 공천하지 않는다'는 당헌 당규를 바꾸면서까지 총력전을 펼쳤지만 결과는 참패였다. 돌아선 민심은 '정권 심판론'에 손을 들어줬고 민주당은 완패했다.
선거를 앞두고 터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예정지 투기 논란은 결정적이었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의 투기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만과 집값 폭등으로 고통받은 민심은 폭발했다. 당에서 공직자 투기 및 부패방지 5법을 입법하고 LH 사태에 대한 특검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역부족이었다.

◆송영길-윤호중 민주당 새 지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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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새 대표로 선출된 송영길 의원이 지난 5월 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임시전국대의원대회에서 당기를 흔들어 보이고 있다. 2021.5.2 연합


완패로 끝난 4·7 재보선 다음날, 더불어 민주당 대표부는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전원 사퇴했다. 곧이어 선거 패배의 후유증을 딛고 1년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했다.


먼저 4선의 윤호중 의원을 민주당의 새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지난 4월16일 민주당 의원 총회에서 윤 의원은 박완주 의원을 누르고 원내대표가 됐다. 대표적 친문 인사로 꼽히는 윤 대표는 강력한 당·정·청 협력 체계 구축을 내세웠다. 지난 5월2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임시전국대의원대회(전당대회)에서 송영길 의원(인천 계양을)은 35.60%의 득표율로 홍영표 의원, 우원식 의원을 제치고 당 대표로 선출됐다. 민주당 86그룹 맏형격인 송 대표는 비교적 계파 색채가 옅은 편이며 대표적인 외교통으로도 분류된다.

◆野, 이준석 30대 당 대표 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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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이준석 신임 당 대표가 당기를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6·11 전당대회에서 MZ 세대인 85년생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선출됐다. 주요 정당에서 30대가 그것도 여의도 정치 경험이 전무한 '0'선의 당 대표가 선출된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이준석 돌풍'은 서열과 계파 문화가 뿌리 깊은 보수정당에 불어닥친 세대교체와 혁신의 바람이었고 새로운 시대 정신의 표상이었다. 이 대표는 '공직 후보자 자격시험'과 '토론배틀' 등 국민의힘에 공개 경쟁 선발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선언하며 이준석 표 '공정'을 내세웠다.


이에 기존 정치에 변화와 쇄신을 요구하는 민심이 20대 대통령 선거와 내년 6월 치러질 지방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야 모두 대선을 코앞에 둔 지금 2030 MZ세대 표심 공략을 위해 유례없는 공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 '쿠데타 주역' 노태우·전두환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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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12.12 및 5.18사건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한 노태우·전두환 전 대통령의 모습. 2021.10.26 연합뉴스
12·12 군사 쿠테타의 두 주역 노태우·전두환 전 대통령이 한 달 새 잇달아 세상을 떠났다. 13대 대통령을 지낸 노태우 전 대통령은 10월 26일 향년 89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28일 뒤인 11월 23일 11·12대 대통령을 지낸 전두환 씨도 향년 90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두 전직 대통령은 군사 쿠데타와 5·18 무력 진압, 수 천억원 규모의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로 함께 수감됐다가 1997년 김영삼 당시 대통령의 특별사면 조치로 석방됐다.
생전에 아들인 노재헌 변호사가 사죄의 뜻을 밝히고 유언으로 반성의 뜻을 남긴 노 전 대통령의 장례는 국가장으로 치러졌고, 추모의 발길이 이어졌다. 끝내 5·18 사죄가 없었던 전씨의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러졌고 정치권도 조문을 삼갔다.

◆이재명-윤석열 대통령 후보 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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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 후보에 선출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10월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서울 합동연설회에서 수락연설을 마친 뒤 밖에서 기다리던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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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된 윤석열 후보가 지난 11월 5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차 전당대회에서 홍준표 후보와 포옹하고 있다.연합뉴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10월 10일 이재명 전 경기지사를,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11월 5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각각 대선후보로 선출했다. 1987년 직선제 도입 이후 사상 최초로 국회의원을 경험하지 않은 '0선' 후보가 양당 대통령 후보에 선출된 것이다. 기성 정치권과 다른 시각으로 새로운 정치를 해 달라는 민심의 요구와는 다르게 본격화된 대선 정국은 '비호감'과 '리스크'가 넘쳐나는 중이다.

 

박근혜·문재인 정부와 각을 세우며 '강직하고 정의로운 검사'로 평가받았던 윤 후보는 '1일 1망언'이라는 비판이 나올 만큼 말실수가 잦다. 뚜렷한 비전이나 정책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성남시장과 경기지사를 거치며 '일 잘하는 정치인' 이미지를 구축했던 이 후보 역시 오락가락하는 정책과 잦은 말 바꾸기로 피로감이 높아지고 있다. 게다가 두 후보는 만만찮은 '가족 리스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 후보는 대장동과 아들의 도박 의혹으로, 윤 후보는 부인 과거 경력과 장모의 불법으로 논란을 빚고 있다. 비호감이 넘쳐나고 후보 교체의 목소리까지 나오는 가운데, 현재 두 후보는 20대 대통령 당선 가능성 1,2위를 다투는 중이다.

이은경기자 le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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