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타워] 리더십의 선택

  • 조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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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2-03   |  발행일 2022-02-03 제23면   |  수정 2022-02-03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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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범 사회부장

'새삼' 리더십을 생각하게 된다. 선거의 해다 보니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단어다.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가 있다. 우리나라와 대구경북의 지형에 영향을 주는 무대다. 원래 유권자가 주인공이지만, 유권자의 선택을 받은 자가 주인공 역할을 한다. 국민의 대표가 되기 때문이다. 대구 중구-남구 주민들은 새 국회의원까지 뽑아야 한다. 참 많은 리더를 선택해야 한다.

리더십 앞에 '새삼'이라는 사족을 붙인 것은 타성(惰性)에서 벗어나야 되겠다는 다짐에서다. 타성은 오랫동안 변화나 새로움을 꾀하지 않아 나태하게 굳어진 습성이다. 새로운 접근 방식만이 타성을 타파할 수 있다.

일부 정치인의 행보도 영향을 미쳤다. 곽상도 전 의원과 홍준표 의원이 그렇다. 곽 전 의원은 대구 중구-남구 보궐선거의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했다. 곽 전 의원은 대장동 사건과 관련, 아들이 퇴직금 50억원을 받은 게 드러나 의원직을 사퇴했다. 한편으론 다행스럽다. 곽 전 의원은 의원직 사퇴 전 유력한 대구시장 후보로 거론됐다. '문재인 정부의 저격수'로 불렸던 곽 전 의원의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적인 모습이 밝혀지지 않았다면 대구는 더 큰 낭패를 볼 수도 있었다.

홍 의원은 지도자답지 않은 모습으로 비난을 받았다. 홍 의원은 윤석열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합류 조건으로 대구 중구-남구 보궐선거에 측근의 공천을 요구했다. 어이가 없다. 속된 말로 얍삽한 느낌마저 준다. 자신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 선대본부 합류에 미적댄 게 아니냐는 의심까지 든다. 또 공천 요구가 들통나자 자신을 비난한 권영세 의원을 향해 "방자하다"라고 말했다. 실로 방자하기 이를 데 없는 말이다. '도대체 대구시민을 얼마나 쉽게 봤으면 그랬을까.' 열불도 난다. 홍 의원은 지금 대구시장 출마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2일 소통채널 '청년의 꿈'에서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3월9일(대통령 선거) 이후 결정할 일"이라고 했다.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다.

대구경북 정치권이 확 달라져야 한다고 말한다. 지겹도록 나오는 말이다. 선거 때마다 등장한다. 당연한 흐름일 수도 있다. 변화를 외치는 도전자는 늘 나오기 마련이다. 재미있는 것은 유권자들도 변화를 요구한다는 데 있다. 기성 정치권을 비판하고 새로운 리더십을 주장한다. 문제는 대구경북 유권자들의 태도다. 변화의 의지를 내비치는데, 정작 선택의 순간이 오면 타성적이 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대구 기초단체장의 면면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달성군과 중구-남구를 제외한 나머지 동구, 서구, 북구, 수성구, 달서구의 단체장은 모두 대구시 고위 공무원 출신이다. 고위 공직자 출신 인사들이 대구경북 유권자들의 '최애템'인 셈이다. 대구 국회의원의 사정도 비슷하다. 고위 공직자 출신이 많다. 경륜이 뛰어나지만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성향을 갖고 있는 게 공직자들이다. 대구경북 유권자들이 변화를 주장하면서 공직자 출신 인사를 선호하는 게 다소 아이러니하다.

홍 의원과 곽 전 의원, 고위 공직자 출신 인사들을 거론한 것은 대구경북 선거의 상징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후보의 진면목을 꼼꼼히 따지기보다 '타이틀'이나 '이름값'에 쉽게 마음을 열어 왔던 게 아닐까라는 고민이 든다. 대통령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대구 중구-남구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무공천을 결정했다. 대구 중구-남구 주민들은 어떤 기준으로 새 리더를 뽑을 것인가. '새삼' 궁금하다.
조진범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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