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타워]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성공을 기원하며

  • 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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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2-10   |  발행일 2022-02-10 제23면   |  수정 2022-02-10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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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은 그동안 소외됐던 대구·경북이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무대다. 대구경북연구원 조사 결과를 봐도 알 수 있다. 통합신공항 건설로 지역에는 생산유발효과 36조원·부가가치유발효과 15조원에다 40만명 이상의 취업 유발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뿐만 아니라 공항과 연계할 수 있는 도로 및 철도교통망 구축·공항 인근 신도시 조성 등에만 20조원 이상의 재원도 투입된다고 한다.

경북도는 각종 통합신공항 연계 발전 구상을 마련하는 등 '상전벽해'를 위한 프로젝트 발굴 및 추진에 사활을 걸고 나섰다. 통합신공항을 경제·물류 공항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은 칭찬할 만하다. 현재 인천공항에 집중된 물류를 어느 정도 가져오느냐에 따라 부수적인 효과는 상상 이상이다.

현대는 물류와의 전쟁이다. 통합신공항이 물류 거점공항 역할을 수행하게 되면 단순히 구미와 포항 등 경북도내 물류뿐만 아니라 인근 대도시로까지 통합신공항의 중요도가 확장된다. 그에 따르는 대규모 물류 창고 등 연관산업 성장도 꾀할 수 있다. 물류비용 절감을 위해 통합신공항 인근에 조성될 산업단지나 구미산단에 둥지를 트는 기업들도 늘어나게 된다.

지난해 9월 발표된 '제6차 공항개발종합계획'에서 통합신공항이 '거점공항'으로 지정된 것과 그동안 대구공항에 족쇄가 됐던 '단거리 국제 노선' 문구가 삭제된 것도 통합신공항이 보다 큰 날갯짓을 할 수 있는 힘이 된다. 단순히 일본이나 중국·동남아 몇 개국을 오가는 것이 아니라 미주나 유럽 노선까지 개설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북도가 추구하는 물류 거점공항의 성공을 위한 기초인 셈이다.

공항이 완공된 이후의 전망에 앞서 공항이 만들어지기까지도 경북에는 엄청난 기회다. 토목·건축 등 건설공사는 대구·경북이 생긴 이래 가장 큰 규모다. 단순히 공항 건설공사뿐만 아니라 연관 인프라 공사와 공항 건설 이후에 진행되는 각종 건설사업에 투입될 자재와 인력 등은 물론 숙박·외식 산업까지 합치면 대구·경북은 앞으로 20년간 일거리가 넘쳐난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수년 전부터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의 미래를 이야기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항을 건설하고 연결 산업 인프라 등을 만드는 수십 년 동안 경북 경제가 쉴 틈 없이 돌아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구소멸 위기와 탈원전 등 낙후된 경제 속에서 겨우 숨만 쉬고 있는 경북에 다시 생명을 안겨 줄 산소통이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장밋빛 전망은 그대로 이뤄지는 경우가 거의 없다. 경북도는 2028년 개항과 어우러지는 세계와 소통하고 무역이 이뤄지는 거점 물류공항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2028년까지 수많은 위기가 찾아올 것이다.

대통령 선거 이후통합신공항의 미래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새로 선출되는 대통령의 관심에서 멀어지면 신공항 건설의 속도는 느려질 수밖에 없다. 그 틈을 가덕도라는 복병이 뚫고 들어 올 수 있다. 통합신공항보다 더 큰 규모에다 더 많은 노선의 가덕도공항이 먼저 개항한다면 통합신공항은 그야말로 '닭 쫓던 개'로 전락하는 꼴이 된다. 공항이 개항한다 하더라도 제대로 거점공항의 역할을 해낼 수 없을 것이다. 여전히 이름뿐인 국제공항으로 전락할 것이 뻔하다.

일부에서는 이미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이 순항하고 있는 것처럼 착각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그런 느슨한 생각들은 가덕도가 우리를 추월할 빈틈을 주는 것은 물론 신공항 추진 과정을 더디게 할 수 있다. 우리는 이제 겨우 첫 단추를 꿰었을 뿐이다. 특별법 제정을 비롯해 더 험난한 산을 넘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전 영 <경북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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