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맘상담실] 행복한 가족문화 만들자…공원산책·흙놀이 자연과 함께 '초록쉼표' 찍으세요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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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5-23 07:39  |  수정 2022-05-23 07:45  |  발행일 2022-05-23 제13면

박동채3
자연 속으로 들어가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몸을 움직이면서 놀 경우 아이의 뇌가 활성화되는 것은 물론 스마트기기를 벗어나 눈의 피로가 줄어들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스마트폰을 두고 집 밖으로 나온 아이들이 흙장난을 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가정의 달 5월에는 가족이 한 곳에 모일 수 있는 기회들이 많다. 하지만 아이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은 쉽지 않다. 함께 있어도 아이들은 스마트폰만 쳐다보고 있어서다. 또 스마트폰을 놓고 아이와 마주 앉아도 딱히 할일이 없는 게 부모의 더 큰 고민이다. 옛날처럼 집 밖에 나가 뛰어놀기도 어려운 오늘을 사는 아이들을 위해 부모가 해 줄 수 있는 역할과 방법은 없을까.

자녀가 스마트기기 덜 사용하도록
바깥으로 공간 확장도 좋은 방법
일상에서 쉽게 할 수 있는 것 찾아
같이 경험하면 즐거움도 두배

자연을 접할 기회가 많아질수록
아이들 오감도 자극되고 활력소
상상력과 창의성도 키우는 효과

Q: 우리 아이 스마트기기 사용, 이대로 괜찮을까요.

A: 모든 정보를 스마트기기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세상입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가 사용하게 된 스마트기기를 나의 자녀에게 무조건 사용하지 말라고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 스마트기기는 이제 공부의 필수품이자 때로는 자녀의 바른 성장을 방해하는 양날의 검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스마트기기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약속이 필요합니다. 먼저 스마트기기 중독이 되지 않도록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의견을 조율해 사용시간을 정하면 좋겠습니다. 다음으로 스마트기기를 거실과 같은 공동의 공간에서 사용하도록 하면 좋습니다. 가족이 함께 있는 공간에서 사용하게 하는 것은 시간약속을 지키는 것에도 효과적이고 건전한 스마트기기 활용에도 도움이 됩니다.

"엄마, 아빠는 피곤하니까 혼자 놀아." "너 알아서 해라." "TV 좀 보고 있어."

일상에 지치고 힘든 부모들이 자주 하는 소리이지만, 이런 말과 행동이 자녀를 스마트기기에 의존적인 상태로 만듭니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부모와 자녀가 함께 하는 시간은 스마트기기와 함께 하는 시간으로 바뀌게 되는 것입니다.

부모는 자녀의 거울입니다. 부모님께서 먼저 자신의 모습을 돌아봐 주세요. 아이들에게 '휴대폰 좀 그만해'라고 말하면서 정작 본인들은 휴대폰에 눈길을 주고 있는 건 아닌지.

Q: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 수 있을까요.

A: 먼저 무엇을 함께 하고 싶은지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어 보세요. 중요한 점은 서로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하고 싶은 것을 찾아 경험하거나, 서로가 원하는 활동을 돌아가며 하면 좋겠습니다. 이때 부모는 일상에서 쉽게 할 수 있지만 놓치기 쉬운 소소한 활동들을 제시하세요. 스마트기기에서 떨어질 수 있도록 바깥으로 공간을 확장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함께 공원을 산책하거나 배드민턴을 치기도 하고 집 앞 도서관에 들러 책을 빌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집 근처 산책 코스를 날마다 새롭게 짜보면서 우리 동네 투어를 떠날 수도 있어요. 산책길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는 간단한 간식거리를 사는 즐거움도 누릴 수 있지요. 이런 것들은 거창하지 않지만 우리가 만들 수 있는 일상의 행복이 될 것입니다.

다음으로 답답한 콘크리트 건물에서 벗어나 자연을 접하는 기회를 만들어 주세요. 산, 바다와 같이 멋진 공간을 찾아가거나 캠핑이라도 떠나면 좋겠지만 집 앞 공원, 흙이 있는 뒷산도 좋습니다. 아이와 함께 바닥에 떨어진 돌멩이를 구경할 수도 있고 나뭇잎을 줍거나 떨어지는 꽃잎을 모아볼 수도 있습니다. 계절별로 바뀌는 자연의 빛깔을 관찰할 수도 있죠. 우리의 어린 시절처럼, 우리 부모님의 어린 시절처럼, 자연물을 모아 소꿉놀이를 할 수도 있습니다.

Q: 왜 자연과 놀아야 할까요.

A: 자연은 생명을 탄생시키고 우리가 살아가게 하는 중요한 존재입니다. 우리의 조상들은 자연의 변화와 함께 '자연스러운 삶'을 살았습니다. 반면 고도로 발달된 도시 환경 속에서 우리는 자연과 떨어져 살게 되었고 '불편하지 않은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도시의 삶은 우리에게 많은 편리함을 주는 동시에 많은 것을 앗아가기도 했습니다. 자연은 도시의 풍요로움을 위한 소비의 대상이 되었고 생명의 소중함은 점점 잊히고 있습니다. 도시, 물질, 편리함이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도시를 벗어나 자연으로 다시 돌아가는 경우가 늘어났습니다. 자연에서 흙집을 짓고 흙을 만지는 삶으로 돌아가는 것이지요. 경쟁에서 지친 마음을 그곳에서 다독이고 살아갈 힘을 얻습니다. 누군가는 도심 속에서 자연을 찾기도 합니다. 신발을 벗어버리고 맨발로 흙을 디디며 자연과 소통하기도 합니다. 그들은 그런 삶에서 행복과 건강을 찾고 있다고 말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자연과 놀게 해주세요. 흙과 자연물을 만지며 그 속에서 찾을 수 있는 행복을 찾게 해주세요. 시험, 공부, 경쟁에서 지친 마음을 위로해 줄 자연의 힘을 느끼게 해주세요. 자연과 놀고 자연에서 자라난 아이들은 더 많은 배움을 얻게 될 것입니다.

Q: 초록 쉼표, 자연과 함께 노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첫 번째 초록 쉼표는 '산책길 놀이'입니다. 산책길에서 바닥에 그림 그리기, 여러 가지 돌탑 쌓기, 같은 색깔 자연물 보물찾기, 자연물을 웅덩이에 띄우기 등을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산책길 놀이를 통해 아이들의 오감은 자극되고 활력이 높아집니다. 또 몸을 움직이면서 뇌가 활성화되고 스마트기기를 벗어나게 되면서 눈의 피로가 줄어들게 됩니다. 자연과의 만남은 상상력과 창의성이 자라나는 효과도 있다고 합니다.

두 번째 초록 쉼표는 '흙 놀이'입니다. 집 주변에서 공원, 운동장과 같이 흙이 있는 장소를 찾아서 맨발걷기를 할 수 있습니다. 맨발로 걸으면 발바닥이 지압되고 혈액순환이 좋아집니다. 흙더미가 있는 곳을 찾아 모래성을 쌓거나, 주변에서 나뭇가지를 하나 찾아 깃발 쓰러뜨리기 놀이도 할 수 있어요. 돌멩이를 찾아 땅 위에 그림을 그려도 좋습니다. 비가 온 뒤의 말랑말랑한 땅 위에서는 더 자유롭게 그림을 그릴 수도 있습니다. 실내에서도 자연과 흙을 만질 수 있습니다. 찰흙은 아이들에게 좋은 장난감이 되어 줍니다. 찰흙을 두드리고 치대게 해보세요. 찰흙놀이는 소근육을 사용, 두뇌를 자극하고 나만의 작품을 만들게 합니다. 조물조물 찰흙으로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펼치면서 아이들의 스트레스는 줄어들고 행복감은 높아질 것입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도움말=박동채 대구교육대 대구부설초등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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