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동호인 "군부대에 날려도 적발된 적 없어"

  • 임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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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1-06 06:49  |  수정 2023-01-06 13:48  |  발행일 2023-01-06 제3면
국내 모든 지역 촬영 가능 밝혀
민간인 무인기 '안보 활용'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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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대구에 거주하는 무인기 동호회원 A씨가 북한 금강산을 촬영하기 위해 띄운 무인기의 좌표. A씨 제공
서울 상공이 북한 무인기에 뚫린 상황에서 국내 민간 무인기를 컴퓨터 '해커'처럼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국내 민간 제작 무인기가 10년 전부터 북한 영토를 촬영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좀 더 전략적인 사고가 필요하다는 것. 물론 국내법은 저촉될 수 있지만 북한이 지난해 말 무인기를 서울 상공으로 보내 9·19 남북군사합의를 먼저 위반한 만큼 전향적으로 검토해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행법상 우리나라에서 휴전선을 넘어 북한 영토를 무인기로 촬영하게 되면 항공안전법 위반이나 군사시설보호법 위반 등으로 처벌을 받게 된다. 또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군사분계선(MDL) 10~40㎞ 이내 무인 정찰기 등 항공기 비행이 금지돼 있어 남북 합의 위반에 해당하기도 한다.

문제는 10년 전부터 국내는 물론 북한과 일본 등에 국내 민간 무인기 동호회원들이 여러 차례 비행과 촬영을 했음에도 적발된 적이 거의 없다는 데 있다.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수도권 비행금지구역과 휴전선 지역 미승인 비행 드론 적발 현황'을 보면, 휴전선에서 드론을 띄워 적발된 경우는 2018년 2건, 2019년 3건, 2020년 4건에 불과했다. 대부분 금속 재질의 일반 드론이다.

지난해 3월 무인기로 금강산 촬영을 한 A씨는 "대구에서 포항까지 여행을 가며 무인기를 띄워 놓고 촬영을 하면서 가기도 하고 서해나 남해 등 10년 전부터 국내 모든 지역에 대한 무인기 촬영을 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적발되거나 단속된 적은 단 한 차례도 없다"면서 "촬영 구간 중간중간 군부대나 비행금지구역이 있었음에도 항공안전법위반 등으로 연락이 온 적은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상황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보안이 철저하다는 일본도 마찬가지였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민간 무인기가 레이더는 물론 육안으로도 식별이 어렵다면 과거 '민간인 해커'를 해킹 수사에 활용한 것처럼 민간 무인기도 북한 무인기 대응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구지역 무인기 동호회 회장인 B씨는 "북한 무인기가 서울 상공까지 넘어온 것에 대해 우리 군의 잘못이라고 지적하기보다는 현실을 직시하고 지금부터라도 민간 무인기 동호회원들의 정보를 모아 북한 무인기에 적극 대응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성수기자 s01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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