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대학가도 비명

  • 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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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2-26 19:05  |  수정 2023-02-27 07:24  |  발행일 2023-02-27
원룸 월세, 보증금 등 5~15% 올라
음식값 줄줄이 올라 런치플레이션
식사해결 하숙집 선호 현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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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 북문 대학가 모습. 영남일보 DB

신학기를 앞둔 대구권 대학가에서 고물가에 '곡소리'가 나고 있다. 밥값, 커피값, 패스트푸드 값이 줄줄이 오른데 이어 대학가 원룸촌도 '방값 인상' 러시에 동참하면서 대학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지역 대학가 주변 부동산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1년 전과 비교해 원룸의 월세와 보증금, 공과금 등이 5~10% 올랐다.


지난 23일 찾은 대구 북구 경북대 북문에서 만난 부동산중개인 정모씨는 "지난해부터 경북대 주변 원룸의 월세가 오르기 시작했다. 지금은 30만 원하던 게 32만 원, 40만 원에서 45만 원 수준"이라고 했다.


물가 상승 등으로 인해 주거 비용이 늘어나는 건 통계치에서도 알 수 있다. 지난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거비 지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5% 증가했다.


대학생 김모(23) 씨는 "학교 근처 원룸에 살다가 최근 다시 본가로 돌아갔다. 통학하는데 40분이나 걸리지만 집에서 다니기로 했다"며 "부모님이 월세를 지원해 주고 있지만, 더 이상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 좀 불편해도 통학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외식 업체들의 가격 인상이 이어지면서 대학가에선 '런치플레이션'(점심+인플레이션)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요즘 대학가 주변에서도 한 끼를 해결하려면 1만원짜리 한장은 있어야 한다. 분식집에서 김밥 두줄과 라면 한 그릇먹으면 1만원이 훌쩍 넘어간다는 것.


커피와 햄버거값도 오르긴 마찬가지다.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 톨사이즈가 4천100원에서 4천500원으로 인상됐고, 유명 브랜드 햄버거 단품도 5천200원으로 올랐다. 음료와 튀긴 감자를 곁들인 햄버거 세트 메뉴는 7천~8천원을 줘야 한다.


사 먹는 게 부담스러운 대학생들은 밥값이라도 줄이기 위해 '하숙집'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실제로 경북대 인근 하숙집 3곳(총 84실) 모두 동이나 만실이었다.


대학생 박모(29) 씨는 "정말 용돈 말고는 모든 게 다 올랐다"며 "하숙집은 자유로운 생활을 할 수 없어 불편하지만, 그나마 식사를 제공하기 때문에 대학생들 사이에서 요즘 선호도가 높다"고 했다. 

 

황지경기자 jghwa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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