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쉬어가는 타이밍

  • 신지겸 원불교 대구경북교구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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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7-26  |  수정 2023-07-26 08:02  |  발행일 2023-07-26 제18면

[문화산책] 쉬어가는 타이밍
신지겸원불교 대구경북교구 사무국장

장마와 더위가 연속인 날씨이다. 천지(天地)의 기운에 따라 그 영향을 받는 것이 모든 만물(萬物)인지라, 이런 날씨가 계속되면 자연스레 사람들의 짜증지수가 올라가기 마련이다.

덥고 습한 날씨 속에 사람의 감정은 아무래도 긍정적인 것보다는 부정적인 형태로 나타나기가 쉬운 계절이다. 이럴 때일수록 잘 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휴식을 잘해서 에너지를 충전해야 또 다음 일이나 과제를 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원불교 교무는 1년에 10일간 훈련을 받아야 한다. 맡은 바 역할에서의 모든 업무를 내려놓고 아침 좌선(명상)부터 저녁 염불에 이르기까지 일과에 따라 수행하는 프로그램에 전념한다. 젊은 교무부터 나이가 지긋하게 드는 교무님까지, 모두가 일로 지친 심신을 쉬게 하고 재충전하는 소중한 시간이다. 인간은 기계가 아니기에 중간중간 쉼, 휴식이 필요하다.

쉰다는 뜻의 한자어 '휴(休)'는 사람이 나무에 기대어 그늘 속에서 쉬고 있는 모습을 나타낸다. 머릿속 일이 꽉 차서 무겁고, 스트레스로 아무 일도 하지 못할 때는 충분히 쉬어주어야 한다는 대명제는 누구나 공감하고 알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현실은 일중독이라 불릴 만큼 많은 시간 일에 몰두한다. 필자는 아침에는 일어나 명상하는 시간을 통해 두뇌가 쉬면서 가끔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 기록해 두고, 저녁 시간 산책을 통해 여유로움을 가지고 그 안에서 나도 모르게 쌓였던 스트레스를 내려놓는 시간을 가진다. 또한 염불하는 시간을 통해 모든 잡념을 내려놓고 '나무아미타불' 한 문구에 집중하며 정신을 수양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하지만 바쁜 현대사회에서 이런 시간을 가지는 것이 생각보다 실천하기가 어렵다. 그렇다고 해서 안 쉴 수는 없다. 쉬지 않으면 사람의 정신이 메마르고 지치기 때문이다. 사람의 집중력에 있어 개인차는 있지만 집중력이 업무시간에 반비례하는 것은 모두에게 동일하다. 그렇기에 하루를 지내면서 쉬어가는 타이밍을 잘 잡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심신과 두뇌는 진정한 휴식을 원한다. 잠깐은 휴대폰 등 전자기기를 내려놓고 자연의 싱그러움과 내 호흡을 느끼며 정말 쉬는 것 같이 쉬어보자.

이제 곧 휴가철이다. 모든 사람이 휴식을 통해 재충전의 기회를 가지며 다시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며 사회의 일원으로서 삶을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기도해 본다. 규칙적인 수면습관을 가지고 계획적인 휴식으로 잘 쉬어주어야 참다운 행복에 접근하는 데 있어 도움이 될 것이다!

신지겸<원불교 대구경북교구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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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겸 원불교 대구경북교구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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