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흉기 난동 범죄자 '치료 거부한 정신질환자'···사회안전망 구축 위한 국가적 노력 절실

  • 양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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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8-08  |  수정 2023-08-07 16:55  |  발행일 2023-08-08 제5면
묻지마 흉기 난동 범죄자 치료 거부한 정신질환자···사회안전망 구축 위한 국가적 노력 절실
경찰이 총 1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분당 흉기 난동 사건'의 피의자 최원종(22·구속)의 신상을 공개했다. 사진은 지난 5일 성남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한 최원종. 연합뉴스
전국적으로 잇따르는 흉기 난동 사건 피의자들이 '치료를 중단(거부)한 정신질환자'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국가 차원에서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7일 신상공개가 결정된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 피의자인 최원종(22)은 경찰 조사결과, 2015년 조현성 인격장애(분열성 성격장애) 받고 2020년까지 정신과 약을 복용해 왔으나 이후 스스로 치료를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지난 4일 대전 모 고교에 침입해 교사를 흉기로 찌른 20대 남성 A씨는 2021년부터 조현병·우울증 진단을 받았지만 치료는 받지 않았다. '서울 신림역 흉기 난동 사건' 피의자 조선(33)은 의사 진단은 받지 않았지만 과거에 우울증 등을 앓았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에 따르면, 정신질환자의 강력 범죄는 2012년 5천298건이었으나 2021년에는 8천850건으로 10년 새 3천552건(67.04%) 증가했다. 전체 강력범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99%, 2.42%로 높지 않지만 실제 범죄를 저지르면 큰 피해로 이어지는 강력범죄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정신 질환자의 강력범죄는 과거에도 있었다. 2019년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에 불을 저지르고 흉기 난동을 벌여 5명을 숨지게 하고 17명에게 부상을 입힌 안인득이 대표적 사례다. 안인득은 조현병으로 수십 차례 치료를 받아, 치료를 중단한 뒤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또 2016년 서울 강남역에서 20대 여성을 살해한 김성민도 과거 정신분열증을 받고 입원했으나, 퇴원 후 약을 복용하지 않는 등 스스로 치료를 중단했다.

전문가들은 가장 큰 문제는 '치료 중단(거부) 사례'라고 입을 모은다. 국내 중증 정신질환자 50만여 명 중 7만7천여명은 시설에 입소해 있는 반면 42만여명은 지역사회에 생활하고 있다. 이 가운데, 치료 중단자 현황 등을 파악한 수치는 없다. 언제, 어디서든 '제2의 흉기난동 사건'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건 이 때문이다.

박동균 대구시 자치경찰위원회 사무국장은 "최원종과 같은 치료를 중단(거부)한 정신질환자에 대한 전수 조사를 국가(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실시해 이들이 치료를 재개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은둔형 외톨이·부적응자와 같은 사회 불만층에 대해선 각 동의 통장(이장)·반장 등을 활용해 현황 파악과 이들에게 정서적 안정을 줄 수 있는 맞춤형 복지 실현도 필요하다"며 "경찰도 문안(問安) 순찰을 강화하는 등 지자체·경찰이 함께 촘촘한 망을 구축해, 혹시 모를 위험 요소를 대비할 수 있는 관리체계 구축도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양승진기자 promotion7@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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