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향토백화점의 양대산맥 '대구백화점 본점' '동아백화점 본점'…대기업 백화점 진출 등으로 문 닫아

  • 정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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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0-30 22:21  |  수정 2023-10-31 13:41  |  발행일 2023-10-30
[사라져가는 대구경북 삶의 기록] <4·시즌 2-끝> 대구백화점 본점, 동아백화점 본점
대구백화점 본점, 한강 이남에서 가장 큰 현대식 백화점
2000년대 이후 매출 감소…2021년 6월 잠정적 휴업
'동아아울렛' 명칭 변경 및 업종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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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1년 6월을 끝으로 '대구백화점 본점'이 잠정적 휴업에 들어갔다. <영남일보 DB>
대구에는 다양한 백화점이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에는 동구 신천동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 대구점', 중구 계산동에 있는 '더현대 대구' 등 인기 백화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메이저 백화점들의 인기 전에는 향토백화점인 '대구백화점' '동아백화점' 등이 소비자들을 사로잡았었다. 해당 백화점들은 상권을 형성하는 등 대구 유통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세월의 흐름과 경영난 등으로 인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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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백화점의 등장과 함께 동성로는 대구 상권의 중심이 된다. 대구백화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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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대구백화점 본점 모습. 영남일보 DB
대구백화점 본점은 지난 1969년에 중구 동성로 중심에 세워졌다. 대구 최초 10층 건물이었으며, 한강 이남에서 가장 큰 현대식 백화점이었다. 대구 시민들에게는 '대백'으로 불리기도 했다. 또 '중앙파출소' '동성로 시계탑' '한일극장 앞' 등과 동성로 만남의 장소로도 유명했다. 직장인 이민지(여·31)씨는 "학창 시절 친구들과 동성로에서 만날 때면 만남의 장소는 무조건 대구백화점 본점이었다. 입구 앞에는 지인들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늘 가득했다"면서 "더운 여름날이면 1층 매장에 사람들로 가득했다. 지인을 발견하고 손을 흔들고 포옹하는 모습 등을 봤던 기억도 생각난다"고 회상했다.

과거 대구백화점 본점은 대기업 백화점과의 경쟁에서도 어깨를 나란히 했다. 지난 1973년 신세계백화점이 대구점을 열었으나, 3년여 만에 철수하기도 했다.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선 지속해서 매출이 감소했다. 지난 2011년 더현대 대구가 인근에 개점하면서 매출이 하락했다. 이후 지난 2016년에는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이 오픈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김모(여·55)씨는 "새로운 백화점이 대구에 진출하면서 대구백화점 본점은 잘 가지 않았다. 다른 백화점에서 더 다양한 브랜드와 문화들을 즐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면서 "문을 닫을 줄 알았으면 미리 자주 갔어야 했다. 폐점은 생각해본 적도 없었다. 추억이 많은 만큼 요즘도 동성로를 지날 때면 멍하니 쳐다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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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백화점 본점' 앞은 대표적인 동성로 만남의 장소였다. 사진은 대구백화점 본 잠정적 휴업 전 모습. <영남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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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백화점 본점 잠정적 휴업 전 고별전 모습. <영남일보 DB>
결국 대구백화점 본점은 경영 악화와 코로나19 직격탄으로 지난 2021년 6월을 끝으로 잠정적 휴업에 들어갔다. 당시 마지막 영업소식을 들은 대구 시민들이 백화점을 찾아 인증샷 등을 남기기도 했다.

대구백화점 본점이 잠정적 휴점에 들어간 지 약 2년 4개월이 지났지만, 다시 '활성화' 되길 원하는 바람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침체기에 접어든 동성로 상권을 부활시키기 위해선 대구백화점 본점 활성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 동성로 상인 A씨는 "동성로 상권 위축의 경우 대구백화점 폐점이 영향을 많이 줬다. 백화점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줄어들면서 주변에 상권들이 함께 위축된 것"이라면서 "하루빨리 대구백화점 활성화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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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백화점 본점(동아아울렛 본점 모습. <영남일보 DB>
대구백화점과 함께 향토 백화점의 양대 산맥으로 불렸던 '동아백화점 본점(동아아울렛 본점)'도 문을 닫았다. 동아백화점 본점은 '동백'으로도 불렸다. 또 '대구백화점은 월요일 휴무, 동아백화점은 화요일 휴무'를 의미하는 '대월동화'는 단어도 대구 시민들에게는 유명했다. 강동우(58)씨는 "대백과 동백을 모르면 대구 사람이 아니다. 명절,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 특별한 날이면 해당 백화점에 사람들로 늘 가득했다"면서 "지금이야 신세계백화점 등이 유명하지만 과거에는 대백과 동백이 대구 유통을 이끌었다"고 했다.

동아백화점 본점의 경우 지난 1972년 9월 지역 건설사인 화성산업이 유통 사업에 진출하며 중구 동문동에 문을 열었다. 지난 1984년 반월당 역 인근에 위치한 동아백화점 쇼핑점이 개점하기까지 중심 역할을 했다. 이후 2010년에는 화성산업이 유통부분인 동아백화점을 이랜드에 매각하면서 '동아아울렛'으로 명칭과 업종을 변경해 영업을 이어왔다. 장미희(여·62)씨는 "아울렛으로 변경되면서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구매할 수 있었다. 이월 상품들을 60~70% 할인받을 수 있었다"면서 "알뜰하게 옷을 사고 싶을 때면 늘 동아아울렛을 찾았다. 나중에 갈수록 손님이 줄어들었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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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3년 동아백화점 본점은 재도약을 위해 새 단장을 했으나 기대만큼 매출이 이어지지 못했다. 사진은 동아백화점 본점 새단장 모습. <영남일보 DB>
그러나 인근에 있던 스포츠 전문매장 다수가 문을 닫는 등 일대 상권이 침체하면서 매출 감소가 이어졌다. 재도약을 위해 지난 2013년 1월에는 새 단장을 하기도 했으나 기대만큼 매출이 이어지지는 못했다. 결국 지난 2020년 2월 영업 부진 속에 동아백화점 본점은 폐점하게 됐다. 직장인 박모(여·35)씨는 "부모님의 옷을 구매하러 동아백화점 본점에 어릴 적 갔던 기억이 있다. 동아백화점 다른 지점보다 낡고 사람도 별로 없어 조용한 백화점으로 불렀었다"면서 "지역의 향토 백화점들이 사라지는 대구의 역사, 대구 시민들의 추억이 사라지는 거 같아 아쉽다"고 했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사라져가는 대구경북 삶의 기록'은 대구경북의 사라지거나 희미해져 가는 생활·문화 등을 기록하는 코너입니다. 세월이 흐름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사라져가는 삶의 기억이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추억으로 만들고자 기획됐습니다. 지난 8월 '홈플러스 1호점·까르푸'로 시작한 <시즌2>는 이번으로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재정비를 통해 그리 길지 않은 시간에 <시즌3>로 돌아오려고 합니다. 새로운 시즌을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합니다. 새로운 시즌에서 함께 기억하고 싶은 추억, 기록하고 싶은 삶의 현장이 있으신 분은 이메일(yooni@yeongnam.com)로 연락 주시면 됩니다. 독자 여러분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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