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發 전쟁 리스크, 고물가에 신음하는 한국경제에 직격탄 우려

  • 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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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4-14 17:58  |  수정 2024-04-15 17:46  |  발행일 2024-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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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중동 사태에 따른 긴급 경제·안보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야기된 중동발(發) 전쟁 리스크가 금리인하 등 부양책을 고민해온 세계 경제에 찬물을 끼얹었다. 50년만에 제 5차 중동전쟁이 발발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특히 고물가에 신음 중인 한국 경제에는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무엇보다 전쟁 장기화로 국제유가 배럴당 100달러시대, 강달러에 따른 원·달러 환율 1천400원대로 치솟으면 올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는 고사하고, 산업전반이 장기 침체 국면으로 접어드는 게 아니냐는 공포감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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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전면 공습을 감행했다. 연합뉴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같은 초대형 악재는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하지만 '중동산 오일'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는 이 전쟁이 장기화되면,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이른바 '3고(高)프레임'에 깊숙히 갇힐 공산이 크다.


정부는 전선이 형성된 중동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은 1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긴급 경제·안보 회의를 주재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에너지 수급, 공급망 관리 시스템을 밀도 있게 가동하라고 지시했다. 정부도 상황별 대응계획(Contingency plan)을 재점검하고 있다. 향후 사태 전개 양상에 따라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이 커질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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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각) 가자지구 중심부에 위치한 누세이라트 난민촌에서 이스라엘군의 공격이 있은 후 사람들이 잔해 속에서 걷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경제는 원·달러 환율과 국제유가가 더 치솟으면 민생고가 더 심화할 수 있는 단계다.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은 '강달러'를 가속화하고, 고환율은 수입 가격을 상승시켜 물가를 더 치솟게 할 수 있다. 이는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영업을 위축시켜 내수시장도 얼어붙게 한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2일 이미 1천370원선을 넘어섰다. 2022년 11월 이후 1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제 유가도 일찌감치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확전이 현실화하면 배럴당 90달러선에 육박한 유가는 상승 폭을 더 키울 가능성이 농후하다. 주요 운송로인 호르무즈 해협만 봉쇄돼도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물가상승률 등 국내 매크로(거시경제)지표들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대외 악재까지 겹치면 부담감을 더 커질 수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동 사태가 장기화되면 환율 1천400원으로 올라갈 수 있다"며 "물가에도 영향을 줘 금리 인하도 지연되고, 결국 3고현상이 공고해 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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