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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중동 사태에 따른 긴급 경제·안보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야기된 중동발(發) 전쟁 리스크가 금리인하 등 부양책을 고민해온 세계 경제에 찬물을 끼얹었다. 50년만에 제 5차 중동전쟁이 발발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특히 고물가에 신음 중인 한국 경제에는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무엇보다 전쟁 장기화로 국제유가 배럴당 100달러시대, 강달러에 따른 원·달러 환율 1천400원대로 치솟으면 올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는 고사하고, 산업전반이 장기 침체 국면으로 접어드는 게 아니냐는 공포감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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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전면 공습을 감행했다. 연합뉴스 |
정부는 전선이 형성된 중동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은 1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긴급 경제·안보 회의를 주재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에너지 수급, 공급망 관리 시스템을 밀도 있게 가동하라고 지시했다. 정부도 상황별 대응계획(Contingency plan)을 재점검하고 있다. 향후 사태 전개 양상에 따라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이 커질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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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각) 가자지구 중심부에 위치한 누세이라트 난민촌에서 이스라엘군의 공격이 있은 후 사람들이 잔해 속에서 걷고 있다. 연합뉴스 |
원·달러 환율은 지난 12일 이미 1천370원선을 넘어섰다. 2022년 11월 이후 1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제 유가도 일찌감치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확전이 현실화하면 배럴당 90달러선에 육박한 유가는 상승 폭을 더 키울 가능성이 농후하다. 주요 운송로인 호르무즈 해협만 봉쇄돼도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물가상승률 등 국내 매크로(거시경제)지표들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대외 악재까지 겹치면 부담감을 더 커질 수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동 사태가 장기화되면 환율 1천400원으로 올라갈 수 있다"며 "물가에도 영향을 줘 금리 인하도 지연되고, 결국 3고현상이 공고해 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

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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