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준금리 인하 사실상 물건너 가나

  • 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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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4-14 19:03  |  수정 2024-04-15 15:51  |  발행일 2024-04-15 제3면

올해 하반기 국내 기준금리 인하는 사실상 힘들 것으로 보인다. 국내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3%대로 높은 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14일 이란의 이스라엘 보복공격까지 더해져 국내 물가 상황에 악영향을 미치는 고환율 ·고유가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돼서다. 한국은행은 물가 및 유가 동향을 금리인하 시점 결정의 핵심요인으로 여기고 있다.

한은은 소비자 물가 상승률 목표치(2.3%)까지 내려가지 않으면 금리 인하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2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3.5%)했다. 지난해 2월부터 10회 연속 동결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지금 농산물 가격과 유가가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금통위원 전부가 올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본다 "며 "저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5명은 3개월 후에도 3.5% 금리를 유지하는 게 적절하다는 견해를 내놨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6개월 이후의 금리 전망에 대해서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말에 2.3% 정도까지 갈 수 있을 지가 중요하다"며 "유가가 다시 안정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말까지 2.3% 정도까지 갈 것 같으면, 올 하반기에 금리 인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높아지면 하반기 금리 인하가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근원물가(에너지 ·식품 제외)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2%)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지금의 긴축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하지만 우려했던 이란발 중동사태가 현실화하면서 금리인하 시기는 내년으로 넘어갈 공산이 크다. 국제 유가가 상승 가능성이 커지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변동성이 더 커져서다. 국제유가가 상승폭을 키운다면 국내 경제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일단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다음달 (5월) 2일 정책금리 회의를 연다. 금리인하 시점을 계속 미뤄온 미 연준은 이번에도 중동 정세불안에 따른 유가, 물가 상승을 감안해 금리동결을 결정할 공산이 커졌다. 이는 한은의 기준금리 결정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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