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국내기업 절반 내년 긴축경영...6년만에 최고 수준"

  • 임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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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12-01  |  수정 2024-12-02 08:51  |  발행일 2024-12-02 제3면
대기업은 10곳 중 6곳이 원가절감 등 허리띠 졸라

삼성전자, SK, KT등 희망퇴직 등 인적쇄인 돌입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경기 한파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기업체들의 희망퇴직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에 따르면 최근 실시한 30인 이상 기업 239개사(社) 최고경영자(CEO)와 임원을 대상 '2025년 기업 경영 전망 조사' 결과, 내년 경영계획을 수립한 기업 중 49.7%가 내년 경영 기조를 '긴축 경영'으로 정했다고 응답했다.

이 같은 응답 비율은 2019년 조사 이래 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300인 이상 대기업에서 내년 긴축 경영을 하겠다고 밝힌 비율은 61.0%로, 2016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특히 기업들이 긴축 경영의 방안으로 △원가절감 △인력 운영 합리화 △투자 축소 등을 꼽은 만큼, 올해부터 본격화한 기업들의 구조조정 움직임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구조조정 움직임은 4대 그룹을 중심으로 조직 개편을 통한 슬림화, 사업부 매각, 임원 감축, 희망퇴직의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는 통상 12월 초 단행했던 사장단 인사를 올해는 11월 말로 앞당겨 DS 부문의 인력 재배치를 중심으로 사업 조직 효율화를 단행했다. SK그룹은 비주력 사업 매각, 임원 교체·승진 최소화 등을 통한 사업 리밸런싱(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지난달 15일 장재훈 현대차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호세 무뇨스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를 현대차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파격 인사를 단행하며 이달 중순 예정된 임원 인사에서는 과감한 인적 쇄신을 꾀하겠다고 밝혔다.

긴축 경영의 가장 손쉬운 방법인 인건비 감축을 위해 희망퇴직 제도를 시행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외신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호주와 남미, 싱가포르 등에 있는 자회사의 영업·마케팅 직원 15%와 행정 직원 30% 가량을 감축할 방침이다.


SK온은 2021년 10월 출범한 이래 처음으로 지난해 11월 이전 입사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 중이다. SK텔레콤도 직원 1인당 최대 3억원 위로금을 주는 퇴직 프로그램 '넥스트 커리어'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도 2019년 이후 5년 만에 사무직 희망퇴직을 시행하고 있다. LG그룹 계열사 중에선 LG헬로비전도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KT는 현장직 인력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해 전체 인력의 6분의 1에 달하는 2천800여명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에서는 롯데그룹의 롯데온과 롯데면세점이, 신세계그룹의 G마켓과 SSG닷컴, 신세계디에프가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대구경총 관계자는 "내수 부진과 과도한 인건비에다 대외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면서 기업들의 긴축 경영 기조가 강해지고 있다"면서 "특히 내년 경기 전망마저 어려울 것으로 보여 기업에만 과도한 부담을 부과하는 정책이나 글로벌 기준을 넘는 규제는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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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경북본사 1부장 임성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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