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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의 일자리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다. 지난해 9월 대구대학교 경산캠퍼스에서 열린 '잡 페스타(JOB FESTA)'에 참가한 시각장애인들이 안내견과 함께 상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영남일보DB> |
대구지역 시각장애인의 일자리 구하기가 여전히 '하늘의 별 따기'다. 이는 비단 대구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시각 장애인들도 자신의 능력에 맞게끔 지속가능한 다양한 직업을 찾을 수 있도록 지역사회가 좀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2일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대구의 시각장애인은 1만1천740명이며, 정확한 취업자 수는 파악되지 않았다. 관련 조사가 한 번도 이뤄지지 않은 탓이다. 일선 복지현장에선 시각장애인 10명 중 3명 정도만 직업을 가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의 안정적인 일자리 찾기는 고단함의 연속이다. 지난해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대구지부를 통해 취업한 시각장애인 281명 중 상용직(1년 이상 고용계약이 체결된 일자리)은 13명에 불과했다. 직업별로는 안마사(91명)가 가장 많았고, 구청 등 공공기관 사무 보조(70명), 환경미화(67명) 등이 뒤를 이었다. 그나마 직업이 있는 시각장애인은 형편이 나은 편이다. 대부분 시각장애인은 월 100만원가량인 '장애수당'으로 연명하는 실정이다.
시각장애인은 정보 접근 및 활동 제약 등으로 구직과정에서 공공기관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역 공공기관은 속시원한 답변을 못 내놓고 있다. 1년 미만 단기 일자리를 알선·연계하는 '브로커' 역할에만 만족하는 분위기다. 취업이 힘들다 보니 대구를 떠나는 시각장애인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급 시각장애인이자 한국직업재활학회 수석부회장인 대구대 조성재 교수(직업재활학과)는 "몇 가지 장애물만 제거된다면 시각장애인도 흥미와 적성에 맞는 직업을 가질 수 있다"며 "의사로 일하다가 후천적으로 시각을 잃고,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해 안마사로 일하는 경우도 봤다. 불필요한 취업 장애물을 제거하고 다양한 직종에 도전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사회적 손실을 줄이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승엽기자 sylee@yeongnam.com 조윤화 수습기자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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