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취준준생

  • 허석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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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2-27  |  수정 2025-02-27 09:19  |  발행일 2025-02-27 제23면

올들어 한국의 청년실업률(15~29세)이 5.9%까지 치솟았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체감 실업률은 이보다 훨씬 더 높다. 사회에 첫 발을 내디뎌 한창 일해야 할 나이에 직장을 못구하는 청년이 많다는 게 안타깝다. 고용의 질이 나빠지는 것도 문제다. 괜찮은 일자리가 턱없이 부족한 탓에 입에 풀칠할 수준의 일자리에 몰리고 있다. 실제로 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첫 일자리를 아르바이트 등의 시간제로 구한 청년 비중이 23%를 넘었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면 청년들의 저임금 취업 비율이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물론 청년들이 선호하는 직장은 단연 대기업이다. 하지만 대기업 취업문은 그야말로 바늘구멍이다. 대졸자 10% 정도만 통과할 수 있다. 대기업 보다는 덜하지만 임금과 복지 혜택이 쏠쏠한 공기업과 중견기업 취업문도 좁디 좁다. 그럼에도 좋은 일자리를 향한 청년들의 열망은 갈수록 뜨겁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취업준비생(취준생) 수가 가파른 증가 추세고, 취업 소요 기간도 끝없이 길어지고 있다.

취준생이 첫 취업에 성공하기까지 평균 1년이 걸린다고 한다. 인고의 시간이지만 오로지 취업 준비에만 매달릴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알다시피 취업을 위해서는 각종 스펙을 쌓고 면접을 보느라 많은 돈이 든다. 부모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지 못하면 스스로 벌어서 충당해야 한다. 이처럼 요즘 청년들 상당수는 본격적인 취업 준비에 앞서 또 다른 준비(돈벌이)를 해야 한다. 이른바 '취준준생'이다. 실제로 대학생 30%가 취준준생이라는 조사 결과가 있다. 끝이 안보이는 불황 탓에 취준준생 대열도 길어지고 있다.

허석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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