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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포항공장 전경. <현대제철 제공> |
현대제철이 포항공장 기술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는다. 이번 조치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수요부진,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 등 철강 업계 전반의 침체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4일 철강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오는 14일까지 포항공장 기술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과 사업장 간 전환 배치 신청을 받는다. 이는 지난해 말부터 포항 2공장의 운영을 축소해 온 데 따른 후속 조치로 보인다. 사측은 퇴직자를 대상으로 1년 월정급여에서 정년까지의 잔여 근속 50%에 해당하는 기간을 곱한 범위(최대 3년)안에서 퇴직금을 지급한다. 또 1인당 1천만원, 자녀 최대 3명에 대한 자녀 학자금과 함께 55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별도의 정년 처우도 지급할 계획이다. 이번 희망퇴직은 2022년 2월에 이어 3년여만의 조치다.
당초 현대제철은 포항 2공장의 완전 가동 중단을 고려했으나, 노조의 반발과 협의를 거쳐 축소 운영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포항 2공장은 주로 건설 현장에서 사용되는 형강 제품을 생산해 왔다.
현대제철은 이번 희망퇴직과 함께 충남 당진제철소 박판 공장에서 근무할 전환 배치 인력도 모집한다. 당진 박판 공장은 2020년 수익성 악화로 가동이 중단됐지만, 최근 저탄소 공정으로 전환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며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포항공장의 직원 상당수가 희망퇴직 또는 당진으로 전환 배치를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포항공장의 기술직 직원은 1·2공장을 포함해 약 1천2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가동을 중단한 포항 2공장의 200여명의 직원 중 상당수가 사업장 전환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저가 수입 철강재 유입과 철강업계의 지속적인 불황으로 부득이하게 기술직 희망퇴직 및 전환 배치를 추진하게 됐다"며 "노사 협의를 거쳐 희망퇴직과 전환 배치를 진행하고 고용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기태기자 ktk@yeongnam.com
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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