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불행은 혼자 가만히 있지 못하는 데서 나온다." 파스칼의 저서 '팡세'에 기록된 문구다. 중세 유럽을 대표했던 철학자의 통찰이 돋보인다. 파스칼 주장대로 인간은 본질적으로 사회와 타인과의 관계를 끊임 없이 추구한다. 혼자 되는 게 두렵기 때문이다. 이같은 인간 속성 자체가 나쁘다고 할 순 없다. 생존에도 도움이 된다. 문제는 '외부'에 대한 갈망이 지나치다는 데 있다. 물론, 팡세가 살았던 17세기보다 현대인의 '소외 공포증'이 훨씬 더 심각하다.
현대문명은 자본주의와 한통속이 돼 인간의 욕망을 한껏 자극한다. 더 많이 먹고, 마시고, 소비하라고 부추긴다. 이에 현대인은 물질적 풍요를 당연한 권리로 느낀다. 하지만 마음 한쪽은 늘 허전하다. 불안과 스트레스에 시달리기도 한다. 모두가 행복해 보이는 사회 속에서 나만 도태될지 모른다는 두려움 탓이다. 우리가 사회 활동에 목을 매고 타인과 끝없이 비교하는 까닭이다. 이 같은 현대인의 심리를 빗댄 용어가 'FOMO(Fear of Missing Out)'다. 자신이 잃는 것 혹은 잊히는 것에 대한 공포를 뜻한다.
현대인의 특성 상 'FOMO' 강박에서 벗어나는 게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다 그런 건 아니다. 신세대를 중심으로 'FOMO'와 정반대인 'JOMO(Joy of Missing Out)'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JOMO'족(族)은 타인과의 관계나 비교가 아닌 자신의 내면에서 행복을 찾는다. 남들 눈치 안보고 오롯이 혼자인 경험을 즐기는 것이다. 나쁘지 않은 삶이다. 다른 건 몰라도 적어도 속은 편할 수 있으니.
허석윤 논설위원
현대문명은 자본주의와 한통속이 돼 인간의 욕망을 한껏 자극한다. 더 많이 먹고, 마시고, 소비하라고 부추긴다. 이에 현대인은 물질적 풍요를 당연한 권리로 느낀다. 하지만 마음 한쪽은 늘 허전하다. 불안과 스트레스에 시달리기도 한다. 모두가 행복해 보이는 사회 속에서 나만 도태될지 모른다는 두려움 탓이다. 우리가 사회 활동에 목을 매고 타인과 끝없이 비교하는 까닭이다. 이 같은 현대인의 심리를 빗댄 용어가 'FOMO(Fear of Missing Out)'다. 자신이 잃는 것 혹은 잊히는 것에 대한 공포를 뜻한다.
현대인의 특성 상 'FOMO' 강박에서 벗어나는 게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다 그런 건 아니다. 신세대를 중심으로 'FOMO'와 정반대인 'JOMO(Joy of Missing Out)'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JOMO'족(族)은 타인과의 관계나 비교가 아닌 자신의 내면에서 행복을 찾는다. 남들 눈치 안보고 오롯이 혼자인 경험을 즐기는 것이다. 나쁘지 않은 삶이다. 다른 건 몰라도 적어도 속은 편할 수 있으니.
허석윤 논설위원

허석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