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를 보았다…의성산불 나흘째 안동·청송도 위태

  • 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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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3-24 21:59  |  수정 2025-03-25 09:00  |  발행일 2025-03-25
24일 오후 6시 기준 의성 진화율 60%…화선 길이 38Km 늘어나
안동시, 길안면 주민 대상 대피 안내…청송도 경계 강화 ‘긴장감’
‘악마’를 보았다…의성산불 나흘째 안동·청송도 위태

경북 의성군 대형 산불이 발생한지 사흘째인 24일 오후 안평면 괴산리 인근 야산에서 산불이 확산하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경북 의성 산불이 나흘째(25일 기준)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화마는 남서풍을 타고 결국 안동까지 번졌다. 24일 산림청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의성 안평면 괴산리 야산에서 시작된 불이 이날 오후 안동 길안면 현하리 산291까지 확산했다. 오후 들어 남서풍과 서풍이 불면서 불길이 북동진한 것이다. 의성 산불이 사방으로 확산하면서 안동뿐 아니라 청송도 긴장과 불면의 밤을 보냈다.

당국은 이날 오전 6시30분부터 헬기 59대와 진화인력 2천602명, 진화장비 318대를 활용해 의성 불길을 잡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50사단 병력 495명도 잔불 제거 작업에 투입했다. 이날 오후 6시 현재 의성 산불 진화율은 60% 수준이다. 오전 6시(65%)부터 인력을 투입해 진화작업에 나섰지만 열두 시간 동안 진화율을 조금도 끌어올리지 못한 셈이다. 전체 화선 길이는 164㎞로 오전(125.9㎞)에 비해 38.1㎞ 더 늘었다. 이 가운데 97.6㎞는 진화가 완료됐지만 나머지 66.4㎞는 계속 진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산불 영향구역은 8천490㏊로 추정된다.

가용 자원과 인력을 총동원해 진화에 나섰음에도 산불이 잡히지 않고 있는 것은 기상 탓이 크다. 화재 첫날과 마찬가지로 건조한 대기에 강한 바람까지 불면서 삽시간에 불이 번지고 있는 것. 이날 의성 지역에는 초당 최대풍속 25m의 강한 남서풍이 불기도 했다. 산림당국은 바람이 초속 6m로 불면 산불 확산 속도가 무풍(0㎧)일 때보다 26배나 빠른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바람이 세지 않았던 지난 23일에는 연기가 흩어지지 않아 헬기 접근이 어려운 상황도 연출됐으나 진화작업은 그나마 순조로웠다.

현재 의성 35개 마을의 주민 1천497명이 의성체육관과 마을회관 등으로 피신한 상태다. 주변 교통통제도 확대되고 있다. 서산영덕선 서의성IC~안동 분기점(양방향), 청주영덕선 안사2터널 부근(양방향)에 이어 이날 오후 서산영덕선 북의성IC~영덕TG(양방향), 길안사거리(천지팽목방향)~의성 옥산삼거리 914호선 지방도(양방향) 등도 통제됐다.

이웃 시·군도 비상이 걸렸다. 의성 산불이 넘어오자 안동시는 길안면 주민에게 길안초등·중학교로 대피해 줄 것을 당부했다. 바람이 계속 동쪽 방향으로 불 경우 청송도 화마에 휩싸일 가능성이 있다. 안동 길안면과 청송 파천면은 맞닿아 있다. 길안면의 가로 길이는 12㎞ 정도다. 기상청은 25일에도 의성과 안동에 서풍이 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청송군은 경계지역인 파천면과 안덕면에 드론을 활용한 상시 점검에 나섰다. 또 산불전문예방진화대를 포함한 모든 가용인력을 비상 대기시키고, 산불 발생 시 즉시 재난문자를 발송해, 주민을 대피시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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