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간 경북서만 매년 2107㏊ 산림 잿더미

  • 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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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3-26  |  발행일 2025-03-26 제4면
전국 연평균 4,003㏊ 산림 피해…절반 이상이 경북
소나무 등 침엽수종 많고, 계절풍 영향 등 피해 키워
최근 10년간 경북서만 매년 2107㏊ 산림 잿더미

최근 10년간 지역별 산불 건수 및 피해 면적. 산림청 제공

해마다 경북에서만 2천100 ㏊가 넘는 산림이 산불로 잿더미가 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북지역 산불 피해규모는 전국에서 가장 심각한 것으로 취재결과 확인됐다.

25일 산림청에 따르면 최근 10년간(2015년~2024년) 전국에서 산불로 인해 연평균 4천3.17㏊의 산림이 소실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연평균 산불 발생 건수는 546건에 이른다. 지역별 연평균 피해규모는 경북이 2천107.07㏊로 가장 많았다. 이어 강원(1천101.28㏊), 충남(283.11㏊), 경남(201.53㏊), 경기(129.9㏊), 전남(108.64㏊) 등 순이었다. 반면 산림 면적이 적은 광주(1.13㏊)와 서울(1.73㏊), 대전(1.92㏊), 인천(6.66㏊), 대구(16.64㏊) 등 광역시는 상대적으로 피해가 훨씬 적었다.

경북의 피해규모는 전체 산림면적(130만8천349㏊) 대비 상당히 높은 편이다. 산림 면적이 가장 넓은 강원(전체 137만2천271㏊)지역에 거의 두 배에 육박한다. 산림면적이 경북의 절반 가량인 경남(전체 69만3천991㏊), 전남( 69만850㏊)과 비교해도 피해면적은 각각 10배, 20배 이상이다.

산림청 산림항공본부가 2023년 집계한 산림 헬기 투입된 건수도 경북이 압도적이다. 173건으로 강원(135건), 충남(112건), 경남(90), 경기(73), 충북(61), 전북(42) 등에 비해 출동이 잦았다. 그만큼 산불 규모가 컸다는 방증이다. 최근 10년간 평균 화재 발생 건수는 경기(129.9건)에 이어 경북이 85.8건으로 두번째로 많았다. 강원(74.1건), 경남(49건), 충남(39.6건), 전남(37.7건)도 매년 30건 이상 산불이 발생했다.

같은 기간 화재 발생 원인으로는 '기타(177.5건)'를 제외하고 입산자 실화가 연평균 171.3건으로 최다를 차지했다. 해마다 입산자 실화로 인해 686.60㏊ 규모의 산림이 잿빛으로 변한 것으로 조사됐다. 쓰레기 소각(67.5건), 농산부산물 소각(60.3건), 담뱃불 실화(34.8건)도 산불의 주요 원인이었다.

이처럼 경북 산불이 유독 피해규모가 큰 것은 기상 조건과 수종 특성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경북지역 산림의 주요 수종은 소나무다. 소나무 송진은 기름과 같은 역할을 하는데다 잔가지가 많아 바람을 타고 이동하기 쉬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산불에 취약한 수종인 셈이다. 더욱이 최근 경북지역에는 소나무 재선충병 감염이 확산되고 있어 산불에 더욱 취약한 상황이다. 재선충 고사목은 산불 확산의 매개체가 된다. 산불이 났을때 수관화(crown fire, 樹冠火)를 촉진하는데 이는 산불의 대형화를 초래한다. 2023년 캐나다 대형 산불의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가 소나무 고사 면적의 증가였다.

강한 바람도 한 원인이다. 봄철에는 한반도 남쪽에 고기압, 북쪽에는 저기압이 자리한 기압계가 유지되면서 서풍이 주로 분다. 백두대간을 넘어 하산한 서풍은 온도가 상승하면서 건조하고 뜨거운 바람이 되고 대기는 건조해 진다. 이 때문에 동해안 일대 산불이 날 경우 강한 계절풍으로 대형화되기 쉽고 진화는 어려운 경우가 많다. 경북소방본부 관계자는 “경북의 경우 불에 타기 쉬운 소나무 등 침엽수가 많아 산불이 쉽게 확산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번 의성 산불은 바람이 오전에는 적게 불다가 오후들어 강해지길 반복하면서 진화 작업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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