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상공회의소 전경<포항상의 제공>
"철의 도시가 무너지고 있다."
경북 포항시 남구 괴동동 철강산업단지 1로. 한때 24시간 대형 화물차가 오가던 왕복 도로에는 간간이 빈 트럭만 지나갈 뿐 정적만이 감돌고 있다. 지난해 가동을 멈춘 포스코 1제강공장과 최근 폐쇄된 1선재공장 인근은 출입문이 굳게 닫혔고, 공장 외벽에는 '출입 금지' 표지판이 붙었다. 현대제철 제2공장과 동국제강의 설비 매각 소식까지 더해지며 공단 주변 식당가 점심시간의 활기는 눈에 띄게 줄어든 모습이다.
철강 공단 인근에서 15년째 식당을 운영하는 A씨(60대)는 "예전엔 교대 근무자들이 몰려와 자리가 모자랐는데, 요즘은 빈 테이블이 더 많다"며 "공장 불이 하나둘 꺼지니 동네 전체가 내려앉는 기분"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철강 대기업의 가동 중단은 단순한 생산 감소를 넘어 지역 소상공인의 생존권과 직결된 생활 경제의 균열로 번지고 있다.
포항은 국내 제조업 생산의 6.7%, 수출의 5.6%를 담당하는 국가 경제의 핵심 기지다. 하지만 중국산 저가 철강재의 유입과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라는 이중고에 직면하며 존폐의 기로에 섰다. 포항 제조업 부가가치의 70.3%가 금속 산업에서 창출되는 구조적 특성상, 주요 공장의 셧다운은 수십 개의 중소 협력업체로 위기가 전이되는 도미노 현상을 불러온다.
상황이 급박해지자 포항상공회의소는 8일 국회와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산업위기선제대응지역 지정' 건의서를 제출하며 정부의 즉각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건의서의 핵심은 '철강산업 지원 특별법' 제정을 통한 법적 보호망 구축과 실질적인 비용 절감 대책이다. 특히 제조원가의 약 20% 이상을 차지하는 전기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철강산업 전용 요금제' 도입과 한시적 요금 인하 조치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장에서 만난 현대제철 협력업체 관계자는 "전기료는 오르고 일감은 줄어드는데 버틸 재간이 없다"며 "정부 지원이 늦어지면 하반기에는 문을 닫는 업체가 속출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나주영 포항상의 회장은 이번 건의를 통해 철강산업의 붕괴가 지역 소멸과 국가 경제 타격으로 이어지기 전 정부의 과단성 있는 결단과 실행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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